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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화

도깨비터

금강촹퐈2015.05.23 15:29조회 수 1312추천 수 1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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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년 전 일입니다.

가정사정이 조금 나아져 고양시 덕양구 변두리에 위치한 신축 빌라로 이사를 가게 되었습니다. 새로 지은 건물에 단지수도 많아서 꽤나 입주자가 몰렸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하얀색 나무 외벽에 화강암으로 깨끗하게 마감된 건물을 보며 입주할 때 정말 설렜었습니다.

이사를 끝마치고 지내게 된지 거의 반년정도 지났을 겁니다. 동생이 자기 방에서는 무서워서 못자겠다고 자꾸 제 방으로 와서 자기 시작했습니다.

무슨 일이냐고 자초지종을 물어도, 그냥 누가 잘 때 자기를 건드리는 거 같다. 자꾸 자기를 노려본다는 식으로 이야기를 해 어린 동생이 혼자 자기 무서워서 그런가보다 하고 이해를 했습니다.

그러고 나서 얼마 후.

아버님이 택시를 운행하시다가 사고가 나셔서 다치신 겁니다. 가볍게 다치시긴 했지만 정말 뜬금없이 사고가 나신 거라 저희도 당황했습니다. 그리고 얼마 후, 악성 빈혈로 진단을 받고 병원을 다니던 막내 외삼촌이 백혈병에 걸리셨다는 소식이 들려왔습니다. 집안은 급속도로 기울어져 갔고, 차츰 눈에 띄게 이상한 현상들이 나타나기 시작했습니다.

집 뒷산에는 물이 맛있기로 소문난 약수터가 있었는데, 그 주변으로 전쟁 때 쓰던 참호들이 빙 둘러져 쳐있었습니다. 약수터에서 얼마 가지 않아 지나가면 사격장도 있고, 아무튼 조금 음습하고 무서운 동네였습니다.

어느 날 새벽에 너무 더워 잠에서 깬 저는 약수터에 가려고 가방에 물통들을 주섬주섬 넣고 약수터로 향했습니다. 새벽 5시쯤 해가 뜨려고 하늘이 푸르스름하게 변했을 때라 조금 무섭긴 했지만, 산바람이 너무 시원해서 계속 걷게 됐습니다. 약수터로 올라가는 중턱 길에서 전 가방을 던지고 집으로 달리기 시작했습니다.

중턱 커다란 바위 위에 푸르스름한……. 불꽃이지만 정말 차가워 보이는 불덩어리 두개가 둥둥 떠 있던 것입니다.

집에 헐레벌떡 뛰어와서 주무시던 할머니께 도깨비불을 봤다고 울먹이며 말하자 할머니는 괜찮다고 안아주시더라고요.

그리고 다음날 저녁, 고모네 식구와 점심에 외식을 하게 되서 온 가족이 나가게 됐습니다. 불을 모두 끄고 문단속을 철저하게 한 후 나갔었죠. 시간은 흘러서 오후 7시쯤 해가 뉘엿뉘엿 질쯤에 집으로 올라가는 언덕 어귀에 도착했습니다.

갑자기 어머니께서 그러시더군요.

"집에 불이 전부 켜있어……. 도둑이라도 들었나봐."

깜짝 놀란 저는 집으로 달려 올라갔습니다. 4층까지 단숨에 뛰어올라가서 문을 연 순간 집은 컴컴한 어둠과 적막함만을 풍기면서 제 다리를 감쌌습니다. 그리고 핸드폰으로 전화가 왔습니다, 아버지에게.

"야, 밖에 불이 전부 꺼졌어. 아무도 없는 거야?"

가족들 모두가 집으로 올라와 확인하곤 도깨비에 홀린 것 같다고 말씀하시더군요.

그 이후에도 가족들의 간담을 서늘케 하는 몇몇 사건들이 많았습니다. 동생이 본적도 없는 괴상한 여자에게 쫒기며 가위를 눌리기도 하고, 식구들 전부 있는데서 하얀색 인영이 땅에서 천장으로 휙 하고 올라가기도 하며 집에 혼자 있을 땐 방문이 혼자 삐걱삐걱 움직이기도 하고, 그릇이 달그락거리기도 하고…….장판에 그 쩍쩍 거리는 소리가 나기도 하고…….

가세는 점점 기울어 하루하루 먹고살기가 힘들어질 정도 까지 갔습니다.
외삼촌께서도 돌아가셔서 집안 꼴이 말이 아니었죠.

저희는 아픈 기억만 남아있는 집을 버리고 다른 곳으로 이사를 했습니다. 이사를 한때 저희가 다니던 절의 스님의 말에 따라서, 집안 곳곳에 고춧가루를 봉투에 묶어 매달아놓고, 부적도 붙여놨습니다. 그리고 얼마 후 그런 문제를 전문적으로 잘 아시는 지인 분께 들은 소리였습니다.

"그 집, 도깨비 터다."
"네?"
"너희 이사 갔을 때 팥죽이나 메밀묵 안 놔뒀냐??"

이야기를 시작하시는데, 원래 그 동네 뒷산은 산도깨비들이 살던 터라고 합니다. 아마 그 집을 지을 때 산을 무너뜨리고 지은 거라 도깨비들이 화가 나서 입주자들을 괴롭힌 거라고 설명을 하시더군요, 실제로 그 집에 입주하신 분들이 모두 사건사고를 하나씩 당하셨습니다.

메밀묵을 놔서 도깨비를 위로하거나, 팥죽을 뿌려 도깨비를 쫒거나 했으면 아마 집이 더 잘되거나, 별 탈 없이 살다 나왔을 거라고 하시더군요. 아직도 저희 가족은 그 집 이야기를 하기 꺼립니다.

[투고] 메타포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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