랜덤게시물 단축키 : [F2]유머랜덤 [F4]공포랜덤 [F8]전체랜덤 [F9]찐한짤랜덤

실화

가로등 아래 그녀

금강촹퐈2015.05.23 15:30조회 수 528추천 수 1댓글 2

    • 글자 크기


한참 직장 생활 할 때 일입니다. 제가 일하던 분야가 야근과 밤샘작업이 많아서인지 귀신 목격담이 많습니다. 저 역시 그런 생활을 오래해서인지 몸이 허약해져 있었고 가끔 가위에 눌리기도 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늦은 퇴근을 해서 집으로 귀가하던 길이었습니다.

12시경 아직 많이 늦은 시간이 아니라 가게들도 열려 있어 무섭거나 하지는 않았습니다만 집으로 이어지는 마지막 골목으로 들어서면 약 30미터 가량 인적이 드문 곳이 나오기 때문에 바로 집 앞인데도 늦은 밤이면 약간 오싹한 기분이 드는 곳이었습니다. 

이것은 어떤 눈에 보이지 않는 것에 대한 것은 아니었고 가끔 이 골목에서 여자 비명소리와 함께 도망치는 발자국 소리가 들리기 때문에 순전히 남성에 대한 공포심이었습니다.

저는 누군가 있는 것은 아닌지 두리번거리며 그 골목에 들어섰습니다. 다행히도 길 중간에 나 있는 가로등 아래에 여자 한 명이 서 있었습니다. 누군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자 안도가 되었는지 저는 빠른 걸음으로 그 여자가 있는 곳까지 갈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조금 기이한 것이 그 여자의 몸이 조금 이상한 모습을 하고 있었다는 겁니다. 뒷모습이었는데 긴 머리는 허리까지 왔고 머리카락으로 가려진 목은 어깨의 위치를 봤을 때 정상적이었으나 허리는 기이할 정도로 길었습니다. 게다가 제가 그곳까지 걸어갈 때까지 그 여자는 한 걸음도 움직이지 않고 그 자리에 우두커니 서 있었습니다.

그 순간 가로등이 꺼졌습니다. 그리고 건너편 가로등이 반짝 불이 들어왔습니다. 거기까진 이상할 것이 없었습니다. 시간에 따라 이쪽과 저쪽 가로등은 교대로 꺼졌다 켜졌나를 반복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놀라웠던 것은 이쪽 가로등 아래의 여자가 어느새 저쪽 가로등 아래에 아까 그 모습 그대로 서 있었다는 것입니다.

처음에는 내가 잠깐 딴 생각을 한 사이에 옮겼나? 하고 생각했지만, 그녀에게 가까이 다가갈수록 뭔가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왜 움직이지 않는 걸까.

순간 갖가지 생각들이 머릿속을 빙빙 돌기 시작했습니다.
그녀가 산 사람이 아닐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머리를 치듯 떠올랐습니다.

좁은 골목이라 이미 여자의 옆을 지나가야 되는 순간이었고 저는 무서움에 두 눈을 질끈 감았습니다. 그런데 한 군데 열려있는 감각이 저를 몸서리치도록 오싹하게 만들었습니다.

진한 향냄새.

저는 뛸 수밖에 없었습니다. 뒤도 돌아보지 않고 집에 도착하자 미친 듯이 문을 두드렸습니다. 그날따라 문열어주는 것이 얼마나 느리게 느껴지던지 겨우 엄마가 문을 열어주는 것을 보고서야 제정신이 들었습니다.

대체 그녀는 무엇이었을까요.
뒤돌아 봤을 때 그 가로등 아래엔 아무도 없었습니다.

[투고] nyaho님


    • 글자 크기
댓글 2

댓글 달기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조회 수 추천 수
2894 실화 잠안오는밤 흥미로운이야기3 title: 병아리커피우유 1345 1
2893 실화 부관님이 들려주신 이야기2 title: 병아리커피우유 1665 1
2892 실화 투신자살 목격한 썰6 title: 병아리커피우유 2192 1
2891 실화 예고생의 연습실괴담2 title: 병아리커피우유 1324 2
2890 실화 전에 살던집3 title: 병아리커피우유 1070 1
2889 실화 지금생각하면 무서운 선물3 title: 병아리커피우유 1543 1
2888 실화 해변에서 생긴일1 title: 병아리커피우유 1061 1
2887 실화 무덤까지 따라온 아이4 title: 병아리커피우유 1831 4
2886 실화 예지몽+도둑5 title: 병아리커피우유 1301 1
2885 실화 꿈속에 꿈속에 꿈2 title: 병아리커피우유 840 1
2884 실화 문열어5 title: 양포켓몬패널부처핸접 1261 1
2883 실화 숙모님3 title: 양포켓몬패널부처핸접 1041 1
2882 실화 저승 가는 길3 title: 양포켓몬패널부처핸접 1203 1
2881 실화 위병소에서 일어난 일2 title: 양포켓몬패널부처핸접 842 1
2880 실화 우리 형이 달라졌어요5 title: 양포켓몬패널부처핸접 1301 1
2879 실화 영천 은해사 정자2 title: 양포켓몬패널부처핸접 1230 1
2878 실화 완벽한 알리바이3 title: 양포켓몬패널부처핸접 957 1
2877 실화 할머니의 휠체어2 title: 양포켓몬패널부처핸접 759 1
2876 실화 동그나무3 title: 양포켓몬패널부처핸접 742 1
2875 실화 교통사고 전용특실2 title: 양포켓몬패널부처핸접 1261 1
첨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