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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화

폐가의 령

금강촹퐈2015.05.23 15:32조회 수 835추천 수 1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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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교에서 겪은 일입니다.


저희 학교는 지방에 있는 터라 주변에 산이 많습니다. 산이라고 하기에는 낮고 언덕이라고 하기에는 높은 그런 애매한 산들입니다. 

그런 산 속에 폐가가 하나 있습니다.


학생들에게 유명한 폐가라서 선배들도 잘 알고 있던 것 같습니다. 선배들에게 이야기를 들으니 저와 친구는 여자임에도 

불구하고 왠지 가보고 싶다는 호기심이 생겼습니다. 선배들이 혹시라도 거기 가고 싶은 사람 있어도 절대 가지 말라고 했지만, 

가지 말라고 하면 더 가고 싶어지는 게 사람 심리 아니겠습니까? 그래서 혹시나 생길 일을 대비해서 남자 동기를 한명 더 꼬셔서 가고 싶었지만, 

웬일인지 동기는 절대 가지 않겠다고 해서 둘이서 폐가로 향했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무슨 용기가 났었는지 궁금합니다.



토요일, 하필이면 그날 비가 내리고 있었습니다. 폐가까지 차를 타고 가는데, 

사실 면허 딴 지 2개월 된 친구의 운전 실력이 더 무서웠습니다. 여하튼 언덕을 조금 오르다보니 폐가가 바로 나왔습니다.


저희는 서로 눈치를 보다가 집 안으로 들어갔습니다. 방도 없고 낡은 마루만 보였습니다. 

안에 들어가서 준비해놨던 초에 불을 붙였습니다. 거미줄이 사방에 있는 걸로 보아 사람들이 왔다간 흔적이 없어 보였습니다. 

집이 넓기는 했는데 가구도 뭐도 아무것도 없으니까 조금 허무했습니다.


허무한 마음에 친구랑 몇 마디 나누고 나가려고 하는데, 갑자기 바람이 불지도 않았는데 촛불이 확 꺼졌습니다. 

저희는 순간 당황해서 재빨리 부둥켜안고 주저앉았습니다. 

갑자기 놀란 마음에 1분 정도 아무 것도 안하고 있었는데, 구석에서 부스럭부스럭 소리가 났습니다.


친구랑 저는 진짜 너무 무서워서 제대로 서있지도 못하겠는 걸 억지로 붙잡고 있었습니다. 

그때 친구가 주머니에 있던 라이터를 켜고 소리가 나는 방향으로 시선을 향했습니다. 

순간 저희는 너무 깜짝 놀라서 비명도 지를 수 없었습니다.


머리를 풀어헤친 여자가 구석에 웅크리고 있었습니다. 분명 들어왔을때는 아무도 없었는데.

 그 여자는 등을 돌리고 쌀 단지 같은 걸 파고 있었습니다.


저희는 너무 놀라서 으아악 비명을 지르면서 그 집을 뛰쳐나왔습니다. 

정신없이 뛰어나와서 거의 구르는 것처럼 산에서 내려왔습니다. 왜냐하면 저희가 소리를 지르는 순간

 그 여자가 저희를 째려봤기 때문이죠. 저희는 그대로 차로 직행, 기숙사에 냅다 뛰어 들어갔습니다. 

너무 뛰고 놀랐기 때문일까요, 기숙사에 도착하자마자 안심한 저희는 곧바로 잠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침대에 눕자마자 이상한 소리가 들렸습니다. 누군가 제 머리 옆에서 단지 안에서 쌀을 씻고 있는 것 같았습니다. 

거칠게 쉬는 숨소리가 제 귓가에 바로 들렸습니다. 너무 무서워서 눈을 뜰 수 없었습니다. 

하지만 그런 소리가 게속 들리자 참을 수가 없었습니다. 무섭지만 소리의 정체를 궁금해서 용기를 내서 침대에서 일어났습니다.


벌떡 일어났는데, 침대에는 아무도 없었습니다. 그리고 절 괴롭히던 소리 또한 나지 않았습니다. 

혹시나 해서 같이 갔었던 친구의 방으로 갔습니다. 제 맞은편이라 바로 문을 열면 나오는데, 

친구가 울면서 나오고 있었습니다.


"아까 그 여자가 천장에 붙어있었어……. 그런데 눈이, 눈이 없었어……. 피가 뚝뚝 떨어지는데 

그게 내 볼에 닿는 느낌이, 너무 찝찝해……. 그 여자가 점점 다가오면서 나한테 손을 뻗는데 손톱도 하나도 없었고 

손도 갈기갈기 찢어져서 살 사이로 뼈가 보이고……. 너무 무서워! 어떻게 해? 우리 괜히 갔나봐?!"


친구의 말을 듣자 아무 말도 할 수 없었습니다. 그저 복도에서 저희는 아무 말도 못하고 서 있었습니다. 

그때 저희랑 친하게 지내던 친구가 방에서 나오는데, 저희를 보고 하얗게 질리며 놀라는 것이었습니다. 

그때 저를 혐오스럽게 바라보던 그 친구의 살기어린 얼굴은 지금도 잊을 수가 없습니다.


"야, 아무 말도 하지마!"


하면서 갑자기 소리쳤습니다. 저희는 너무 당황해서 가만히 있었습니다. 

친구는 갑자기 저희 둘 손을 잡고 끌고 어디로 향했습니다. 

너무 당황스러워서 왜 그러냐고 했는데, 친구는 저희를 확 돌아보며 화를 냈습니다.


"어디서 그런걸, 달고 왔어?!"


저희는 너무 놀라 아무 말도 못하고 서로를 바라보며 친구가 이끄는 대로 따라갔습니다. 

택시를 타고 시내로 나가는데 친구가 저희 팔목을 꽉 잡고 놓지를 않았습니다. 

팔목에 피가 안 통할 정도로 꽉 잡고 있었지만 저희는 무서워서 아무 말도 안하고 친구가 잡고 있는 대로 내버려 뒀습니다.


이윽고 택시가 도착한 곳은 점집이었습니다. 친구가 안으로 들어가더니 젊은 여자 분이 나오시는 것이었습니다. 

여자 분은 저희를 보자마자 엄청 째려보는 겁니다. 

그리고 한참동안 의식 같은 걸 했습니다. 너무 정신이 없어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기억도 나지 않습니다. 

몇 시간 정도 굿이라고 생각되는 의식을 하고 저희에 쌀을 두 움큼 정도 먹이고 손톱이랑 조금 잘라서 태우셨습니다. 

그러고는 집에 가라는 겁니다.


저희는 그대로 기숙사에 돌아왔습니다. 저희를 데려간 친구는 이제는 괜찮다며 푹 자라고 했는데, 

그 말을 듣자마자 긴장이 풀려서 바로 잠들었습니다.


그리고 다음 날, 잠을 푹 잘 수 있었고, 아무 일도 없었습니다. 지금도 그때 생각만 하면 아찔합니다. 

친구에게 무슨 일이냐고 물어도 아무 말도 하지 않습니다. 아무리 물었지만 친구가 해준 말은 이 한 마디였습니다.


"쌀 먹는 령은 잘 먹을 수 있게 절대 방해하지마."


지금도 그 일에 대해서는 아무 말도 해주지 않습니다. 

평소에 워낙 잘 웃고 착하고 밝은 친구라서 그때 친구가 지었던 질린 표정은 아직도 잊을 수가 없습니다.


[투고] dk0429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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