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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화

나홀로숨바꼭질후기모음2

title: 병아리커피우유2015.05.23 20:11조회 수 1183추천 수 1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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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2




난 수원에서 친구랑 고양이랑 해서 셋이 있었지. 지금은 강원도로 이사왔는데 그때 집이 어떻냐면 상당히 낡고 좀 더럽고 그랬어. 

겨울이였는데도 막 벽지에 곰팡이도 쓸고 하는.

암튼 저걸 나도 모 이글루에서 보고 오케 해봐야지 했거든. 

그때가 내 친구 회사 여름휴가받아서 먼저 집에 내려갔었을 때야. 

엄밀히 말하자면 고양이때문에 완전 혼자는 아니지만, 

집에 방이 두개있는데 작은방에 고양이를 집어넣고 문을 닫아두면 대충 되지 않을까 했거든.


그걸 저녁쯤 보고 오케 해보자, 라고 했던 거라 인형을 걍 내가 만들었어. 

안 입던 목늘어난 티가지고 진짜 사투를 벌여서 만들었는데 만들다가 그 실자르는 가위로 엄지손톱아래를 쿡 찔러버렸다? 

피는 찔끔 나고 말았는데 어쩐지 기분이 좀 나쁜거야.


직접 만드는 거였기 때문에 아예 쌀이랑 손톱을 넣고 바로꿰메고 만들었는데 되게 뭐랄까, 

옷 천으로 만들어서 그런가 보기흉한거야; 배 축늘어나고 막 팔다리 비틀리고;;;


암튼 하란대로 다 했고 나도 겁이 많기 떄문에 연필깎던 커터칼을 무기로 쓰기로 했어. 

근데 분명히 커터칼을 책상에다 뒀는데 암만 찾아봐도 없어. 

막 책 밑까지 다 뒤져보고 시간은 벌써 1시가 넘어가는데.

(인형만드는데 시간이 제법 걸렸어) 아 어쩌지...하는데 정말 황당하게도 커터칼이 발에 탁 밞히는거야. 

분명히 책상 위에 뒀는데...


점점 기분이 나빠지지만 아무튼 참고 인형 이름 지어줄려고 인형을 드는데 퍽 하고 안에 든 쌀이 우르르 터져나옴. 

그렇게 열심히 만들고 실로 꽁꽁묶었는데도 그냥 탁 터졌어. 

황당해서 터진걸 쳐다보고 있는데 키우는 고양이가 갑자기 막 인형을 보면서 울고 막 물려고 인형든 손쪽으로 덤비더라구. 

근데 이놈의 고양이는 평소에도 그런 놈이라 크게 신경 쓰진 않았어. 

난 인형 이름을 [앵앵이]라고 짓고 고양이를 작은 방에 가뒀지.......


어쩌면 그게 하지말라는 경고였을지도 모르는데, 

사실 워낙 별 거 아닌 일들이라 우연스러웠거든. 

여튼 난 인형을 수리하고 욕실세숫대야도 다 채우고 3시를 기다리고 있었어. 

그떄가 한 2시 40분이였거든. 티비가 없기때문에 컴터 화면에 영화를 켜둘려고 하는데 컴터가 갑자기 탁 꺼지더라. 

그래 여기까지도 우연일 수 있어. 난 짜증을 내면서 막 켰어. 

켜고 습관처럼 인터넷을 툭 눌렀는데 항상 뜨는 네이버가 안뜨고 진짜 이상하게도 모 유명 괴담싸이트가 떴어(잠방#) 

그것도 메인화면도 아니고 내가 젤 무서워했던 이야기 페이지가.


소름이 쫙 돋고있는데 마침 고양이가 울어대기 시작해. 


소리높여서 야옹 야아옹 야옹- 평소 우는 목소리랑 좀 틀린거 같았어. 

되게 뭔가 화난듯이, 또는 기분이 나쁘다는 듯이 애교라곤 전혀 없게 우는 거야. 

컴터 시계를 보니까 딱 2시 55분. 

해야하나 말아야하나 고민을 막 하다가 결국 내일 다시 하자라고 생각하고 인형을 책상위에 

올려두고 작은방에 가서 고양이를 꺼내왔어. 그니까 언제 울었냐는 듯이 또 얌전히 안겨 오더라구. 

그리고 큰방에 돌아와보니까-


분명히 그 헌옷앵앵이인형을 책상위에 뒀는데 바닥에 떨어져 있어. 

그것도 내가 장난스럽게 그린 0_0 이 얼굴이 방을 들어오는 내쪽을 향해서 떨어져 있는 거야. 

인형만 떨어져 있는 게 아니라 커터칼도 같이 떨어져 있어. 창문도 닫혀져 있고 친구는 집에 내려가 있고 

고양이는 작은 방에서 내가 막 꺼내온 상황인데, 큰방엔 아무도 없었는데.


바람이 불었다 쳐도 인형안엔 쌀이 들어가 있어서 어지간하면 떨어지질 않아. 

그렇게 생각하니까 지금까지 있었던 일이 다 하나하나 새롭게 보이는거야. 

인형을 만들면서 손을 찌른거, 커터칼이 바닥에 떨어져있던거, 인형 안의 쌀이 터진거, 고양이가 울어재낀거.......


어쩜 귀신이 거의 내 옆까지 와서 인형에 들어가려다가 아슬아슬하게 내가 관둔건가 싶으니까 막 미치겠더라구. 

그래서 그날 밤은 잠도 못자고 그저 고양이를 붙잡아 안고 밤을 지샘. 

인형은 건드리지도 못하고 바닥에 둔 상태였다가 해 뜨자마자 바로 안에 쌀 빼서 밖에 뿌리고 헌옷수거함에 넣음.............

그 다음에도 한차례 더 시도하긴 했지만 그때도 고양이가 유난스럽게 울고 덤비고 작은방에 안 있을려고 하더라. 

평소엔 고양이가 작은방에서 잘 있는데도. 암튼 그 일로 그 집에 정이 더 떨어져서 이사올때 후련했음


근데 내가 생각해도 그때 왜 그랬지 싶은게, 

그때 소금이 없었거든. 

소금이 다 떨어졌는데 안 사놓고 걍 간장으로 음식간해온걸 깜빡한거야.

소금물 없이 했으면 나 어떻게됬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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