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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화

이무기의 저주

금강촹퐈2015.05.24 15:49조회 수 1151추천 수 1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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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는 형님이 오래전 강원도 산간선 터널 공사에 인부로 날품 팔 때 일어난 일입니다.


형님은 타고난 역마살 때문에 전국을 떠돌아다니며 주로 도로공사 인부로 일하러 다녔습니다. 낙석 제거 인부로 있다가 아는 인편으로 돈을 조금 더 주는 산간선 터널 공사 하는 곳으로 일자리를 옮겼습니다.


알다시피 강원도는 백두대간의 영향으로 산세가 많이 험합니다. 그곳에 산간선 터널을 뚫는데 형님이 갔을 땐 아직 기초 공사도 하지 않았습니다.


이유는 마을 주민들의 반대였는데, 거긴 용맥으로 터널을 함부로 뚫는 자리가 아니라는 이유였습니다. 터널을 뚫으려면 이무기가 머리를 틀게 제사를 크게 지내야 한다고 했습니다. 만일 공사를 감행한다면 재앙이 닥칠 것이라고 이구동성으로 말했습니다.


허나 터널공사 책임자나 건설회사는 이런 것을 미신으로 치부했습니다. 우리나라는 예나지금이나 더러운 병폐가 밀어부치기식 행정으로 한 번 결정 난 일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진행했습니다.


위에서 계속 재촉이 내려오는데다 공사를 미룰 수도 없어서 반대하는 마을 이장의 입을 뇌물로 틀어막고, 공사를 감행했습니다.


그런데 그날 형님이 꿈을 꾸었는데 파란 옷을 입은 도사가 무지 화난 모습으로 나타나서 공사를 진행하면 그냥 두지 않겠다고 고함쳤다고 합니다. 아침에 일어나니 다른 인부들도 비슷한 꿈을 꾸었다고 합니다.


형님은 공사에서 손을 떼고 싶었지만 어렵게 구한 일자리를 관두면 다시 어디서 일자리를 잡을지 자신이 없었기에 맘속으로 애써 무시 했습니다. 아마 다른 인부들도 마찬가지였을 겁니다.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이 있었는데, 공사를 감독하던 소장의 꿈에 예의 파란 옷을 입은 도사가 나타나서 며칠 말머리를 주면 공사를 하도록 머리를 틀겠다고 했답니다. 하지만 소장은 힘이 없었고, 그저 위에서 시키면 시키는 대로 할 뿐. 안 그래도 마을 주민들의 반대로 진척이 없었는데 더 미루면 어떤 불똥이 튈지도 몰라 그대로 공사를 강행했습니다.


공사로 산을 깎고 터널을 뚫어 가는데 밤마다 숙소의 인부들이 헛소리를 하면서 한 명씩 죽었다. 뿐만 아니라 낙석으로 죽거나 감전사 하는 등 계속 사고가 일어났습니다. 여기서 이상한 기분을 느낀 형님은 전 날 꿈에 죽은 모친도 보이고 해서 아예 손을 뗐습니다.


그러다 형님이 일을 그만둔 직후, 다른 인부들이 터널을 뚫다가 색깔이 파란 구렁이가 땅속에서 죽은 채 발견되었습니다.


터널공사를 하던 건설회사는 부도가 나서 망하고, 현장의 간부들도 대부분 안 좋은 일을 겪어 죽거나 다쳤다고 합니다. 소장은 머리가 깨질 것 같은 고통에 팔짝팔짝 뛰다가 죽었다고 하는데, 마을 사람들은 이무기의 저주를 받았다고 쉬쉬하며 이야기했습니다.


[투고] 법왕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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