랜덤게시물 단축키 : [F2]유머랜덤 [F4]공포랜덤 [F8]전체랜덤 [F9]찐한짤랜덤

실화

어둠 속 집의 나홀로

금강촹퐈2015.05.24 15:50조회 수 613추천 수 1댓글 1

    • 글자 크기


벌써 10년도 넘은 일입니다.

저희 가족은 어머니와 저. 단 둘 뿐이었는데 어머니께서 출장을 가시거나 하면 며칠씩 혼자 지내곤 했습니다.

당시 고등학생이라 밤이 무섭다거나 하는 일은 없었고 어머니께서 안 계시는 날이면 밤늦게까지 텔레비전을 보며 놀다가 자곤 했습니다. 이상한 일을 겪은 것은 여름이 막 시작되던 무렵.

저희 집은 연립주택이었는데 거실 창문이 동남쪽이고 그쪽 방향에 텔레비전이 놓여있었습니다.

제방은 텔레비전과 마주 보이는 곳이 바로 제 방이었고, 방문은 미닫이였는데 문의 위에서부터 약 3분의 2 정도가 뿌연 유리로 되어있고 아래쪽은 나무로 된, 흔하게 볼 수 있는 가정용 미닫이였습니다.

그날도 어머니께서 안계신지라 텔레비전을 늦게 보다가 방으로 들어가 잤습니다.

잠깐 누웠을까 싶은데, 뭔가 소리가 들렸습니다.
침대에서 문 너머를 보니 희뿌연 유리 너머로 텔레비전이 커져 있을게 보였습니다.
분명 끄고 잤을 텐데.

별 생각 없이 리모컨으로 다시 끄고 누웠습니다.
잠이 들락 말락 하는데……. 또 텔레비전이 켜졌습니다.

리모컨이나 텔레비전 둘 중 하나가 문제가 있나 싶어 어기적거리며 일어나 거실로 가서 아예 전원을 뽑았습니다.

돌아서서 방으로 들어오는데 뒤통수가 좀 근질근질 하는 게 느낌이 좋지 않았습니다.

방문을 닫고 자리에 누웠는데 기분이 영 찜찜한 것이…….
잠이 오지 않았습니다. 누워서 몇 분이나 지났으려니…….

거실에서 뭔가 소리가 들려 왔습니다.
시계 초침소리까지 들릴 만큼 조용한 밤이 아니었다면 절대로 못 들었을 작은 소리.

'딸깍……. 딸깍……. 딸깍…….'

도대체 이게 무슨 소리인가 싶어서 문의 유리로 내다보아도 거실 창문으로 들어오는 가로등 불빛만 보였습니다. 아무래도 이상해서 방문을 열었더니…….

텔레비전 앞에 뭔가 시커먼 것이 쭈그려 앉아 있었습니다.

방문을 여는 소리를 들었는지 그것이 뒤를 '돌아봤습니다.'.
그냥 시커먼, 모양도 사람이라고 하기에도 기괴한 그것이 분명 저를 '돌아본다.'. 저는 그렇게 느꼈습니다.

창문 너머로 들어오는 희미한 가로등 불빛에 비친 그것은 귀신이라는 느낌마저 없이 마치 연기나 구름의 덩어리처럼 조금은 이상한 형태로 저를 '지켜보다가' 정신을 차린 제가 방의 불을 확 켜는 순간, 안개가 흩어지는 것처럼 순식간에 사라졌습니다.

방에서 나오는 불빛으로 조금 밝아진 거실.
자세히 보니 텔레비전 아래쪽의 전원버튼을 누르는 곳의 뚜껑이 열려있었습니다.
(전원버튼은 손가락으로 눌러서 열리는 뚜껑이 덮여있었습니다.)

아까 딸깍 소리는 그 뚜껑을 열 때. 그리고 전원버튼을 누를 때 소리였던 것입니다.
그날 밤. 온 집안의 불이란 불은 다 켜놓고 덜덜 떨면서 밤을 보내야 했습니다.

[투고] 미요릉님


    • 글자 크기
댓글 1

댓글 달기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조회 수 추천 수
9655 실화 단편 모음 32 내가 살던 아파트2 title: 그랜드마스터 딱2개ILOVEMUSIC 1148 2
9654 실화 [실화괴담] 단편 모음 30 송정 민박집에서 생긴 일3 title: 그랜드마스터 딱2개ILOVEMUSIC 1387 2
9653 실화 꿈을 산다고 하면 안돼는 이유2 title: 그랜드마스터 딱2개ILOVEMUSIC 3592 2
9652 실화 [실화괴담] 단편 모음 12 최악의 사이비집단 백백교2 title: 그랜드마스터 딱2개ILOVEMUSIC 2040 2
9651 실화 영안으로 보는 세상1 title: 양포켓몬패널부처핸접 1682 2
9650 전설/설화 백야기담(百夜奇談)2 title: 양포켓몬패널부처핸접 2470 2
9649 실화 막창 구이 집에서2 title: 연예인1오바쟁이 1841 2
9648 기묘한 믿거나 말거나 (미스테리 이야기) 48가지2 title: 연예인13라면먹고갈래? 1994 2
9647 실화 치악산에서 생긴 일1 형슈뉴 1963 2
9646 혐오 세기의 미스터리 인체자연발화3 형슈뉴 1673 2
9645 2CH 심령사진 따윈 진짜 무서우니까 올리지 마!!! [펌]3 형슈뉴 2251 2
9644 미스테리 당신의 오감을 자극하는 놀라운이야기 #82 형슈뉴 1183 2
9643 미스테리 당신의 오감을 자극하는 놀라운이야기 #24 형슈뉴 1524 2
9642 미스테리 당신의 오감을 자극하는 놀라운이야기 #13 형슈뉴 1818 2
9641 미스테리 15탄★실제쏘우실사판 충격적인사건3 형슈뉴 1612 2
9640 미스테리 번외편★실화[아메리칸크라임]무관심잔인성4 형슈뉴 1301 2
9639 미스테리 10탄 우주의신비,실제버클리구덩이2 형슈뉴 1554 2
9638 미스테리 8탄 실제쏘우실사판 아르바이트,미스테리3 형슈뉴 2359 2
9637 미스테리 2탄 이번엔심해공포증테스트6 형슈뉴 2160 2
9636 2CH 검은여드름1 화성인잼 2642 2
첨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