랜덤게시물 단축키 : [F2]유머랜덤 [F4]공포랜덤 [F8]전체랜덤 [F9]찐한짤랜덤

실화

공포영화를 좋아하는 여자친구

금강촹퐈2015.05.24 15:51조회 수 931추천 수 1댓글 3

    • 글자 크기


전 남자친구와 겪은 일입니다.

약 3년 전, 유학을 갔던 저는 남자친구와 같은 랭귀지 스쿨을 다녔습니다.
수업이 끝나면 자취하는 남자친구 집에서 노는 일이 종종 있었는데, 당시 '정말로 있었던 무서운 이야기' 라는 공포 드라마를 자주 봤었습니다.

남자친구는 그 드라마를 보는 걸 그다지 좋아하지 않았기에 제가 열심히 보는 동안에는 언제나 뒤돌아 누워서 자곤 했었습니다.

그 날은 비도 오지 않는데 우중충하고 스산했던 날이었습니다.

평소처럼 남자친구 집에 오자마자 노트북을 켜고 그 드라마를 보는데, 그날따라 남자친구가 잠이 안 온다고 해서 저는 억지로 남자친구를 붙잡고 같이 드라마를 보게 했습니다.

그 날 봤던 내용이 학교에 두고 온 물건을 찾으러 온 고등학생 커플이 복도에서 하반신만 돌아다니는 귀신을 보고 일어섰을 때 천장에 나머지 상반신이 붙어서 그들을 보고 있었다는 이야기였습니다.

다음날, 남자친구가 결석을 했습니다.
방과 후 남자친구 집에 갔을 때, 그때까지도 자고 있는 남자친구를 깨웠더니 새벽녘부터 가위에 눌려 제대로 자지 못했다는 변명을 늘어놓았습니다.

남자친구는 공포물을 보면 똑같은 귀신에게 가위에 눌리기 때문에 공포물을 보는 것을 늘 피했다고 합니다. (불행하게도, 저와 만나면서 공포물을 하도 많이 본 탓에 가위에 눌린 적이 굉장히 많았다고 합니다.)

그 날 밤도 어김없이 가위에 눌렸는데, 옆으로 돌아누워 있던 남자친구의 시야에 빨간 하이힐을 신은 발목이 들어왔다고 합니다. 겁이 난 남자친구는 있는 힘껏 몸을 돌렸는데, 그 날 본 드라마처럼 천장에 허리만 붙어있는 귀신이 남자친구를 향해 손을 휘저으며 남자친구를 잡으려고 애쓰고 있었답니다.

남자친구의 그런 체질을 알고 굉장히 미안했지만, 그 뒤에도 종종 공포영화를 보곤 했고, 남자친구도 별 다른 문제가 없는 듯 했습니다.

그리고 몇 달 후, 남자친구가 귀국하면서 저희는 헤어지게 되었습니다.

어느 정도 시간이 흐른 뒤, 저희와 친하게 지내던 쌍둥이 오빠들과 만나 술을 마시다가 우연히 전 남자친구에 대한 얘기가 나왔습니다.

그 중 한 명이 제게 말했습니다.

"이거 말해도 되는지 모르겠는데……. 헤어졌으니까 그냥 말해줘도 되겠지?"
"응, 무슨 일인데?"

"K(전 남자친구 이름)가 가위에 눌렸는데 천장에 허리가 딱 붙은 여자 귀신이 자기를 계속 잡으려고 하더래." "나도 그거 알아. 우리가 봤던 드라마에 나왔었어."
"한참을 손을 휘적휘적 거리다가 그 귀신 손이 K 머리끝에 닿았는데, 그 귀신이 입이 찢어지도록 웃더래. 그때 그 여자 얼굴을 보는데……."

오빠가 말끝을 흐리자 옆에 있던 다른 오빠가 한숨을 쉬면서 말을 이었습니다.

"……걔도 힘들었을 거야. 가위 눌릴 때마다 나타나는 귀신 얼굴이 자기 여자 친구 얼굴이었으니까."

어느 날부터 가위에 눌리면 제 얼굴을 한 귀신에게 계속 시달렸다고 합니다.
헤어지는 날까지 계속…….
우리가 헤어진 이유가 그것이 아니기를 바랄 뿐입니다.

[투고] 맘마밀님


    • 글자 크기
댓글 3

댓글 달기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조회 수 추천 수
9449 2CH 등산화를 빌려간 친구1 title: 메딕셱스피어 1180 3
9448 실화 조현병 환자와의 말싸움 앙김옥희 2737 2
9447 기묘한 예전에 어르신들의 말씀이나 책을보면 이런이야기가있죠 앙김옥희 1759 0
9446 실화 밤길에 맞닥뜨린 사람이 아닌 것 앙김옥희 1309 3
9445 실화 이름을 지어서도 불러서도 존재하지도 않아야 할 것2 앙김옥희 2857 3
9444 실화 처음 자1살 현장에 갔을때의 실수1 앙김옥희 2230 2
9443 미스테리 사람과 원숭이를 교배하려던 미친 박사의 최후 title: 고양이3전이만갑오개혁 889 0
9442 실화 고양이 선생님 title: 고양이3전이만갑오개혁 1216 2
9441 실화 외할아버지가 만난 도깨비1 title: 고양이3전이만갑오개혁 1418 2
9440 실화 울릉도의 추억1 title: 고양이3전이만갑오개혁 1210 0
9439 실화 지하방의 추억1 title: 고양이3전이만갑오개혁 1069 0
9438 실화 집에 관한 경험담 title: 고양이3전이만갑오개혁 989 1
9437 실화 열두살 이후로 물놀이를 가본 적이 없습니다1 title: 고양이3전이만갑오개혁 722 0
9436 실화 이상한 집터. 엄청길고 사설도 많을거 같지만 일단 내경험 title: 고양이3전이만갑오개혁 1052 0
9435 실화 차에서 뛰어내린 여친3 title: 고양이3전이만갑오개혁 1700 2
9434 실화 종합병원에서 경비보안요원으로 일했던 이야기2 title: 고양이3전이만갑오개혁 2893 0
9433 단편 도토리 줍기1 title: 고양이3전이만갑오개혁 745 0
9432 실화 무병 앓고 있는 주말알바녀 title: 고양이3전이만갑오개혁 1318 1
9431 실화 무덤 깎고 지은 집 title: 고양이3전이만갑오개혁 1001 1
9430 단편 산길의 괴담1 title: 고양이3전이만갑오개혁 654 2
첨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