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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화

한 밤 중의 빛

금강촹퐈2015.05.24 15:52조회 수 638추천 수 1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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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저희 어머니가 겪으신 일입니다.

저희 어머니의 고향, 즉 저의 외갓집은 산수유 축제로 유명한 전남 산동입니다.
그런다고 해서 산동 안에 사셨던 것은 아니고 산동 근처 어떤 작은 마을에 유년 시절을 보내셨습니다. 그 당시 외갓집은 산중턱에 있었는데 어머니는 거기서 잊지 못할 일을 겪으셨습니다.

정확히 언제인지는 모른다고 어머니는 말씀하십니다. 아마 초등학교 저학년 무렵일 거라고 추측은 하십니다.

아무튼 어머니가 어렸을 적 어머니는 주무시다가 갑자기 화장실에 가고 싶어졌습니다. 화장실이 있는 마당으로 나오려고 문을 열었습니다. (그 당시만 해도 아직 화장실이 재래식이었습니다.) 그런데 그 때가 한 밤중이었는데도 마치 눈이 내린 것처럼 주위가 온통 하얀 빛으로 가득 차 있는 겁니다.

엄청나게 밝은 빛이 있으면 우리가 주위를 못 보는 것처럼 어머니는 그 빛 때문에 정확히 마당에 뭐가 있는지 알 수 없으셨습니다. 그런데 그 빛 한 가운데에서 우우우우웅- 이라면서 뭔가 무거운 기계가 움직이는 소리가 들리는 겁니다. 저희 어머니는 어린 나이였지만 본능적으로 나가면 안 된다고 생각하시고 문을 닫고 다시 방으로 들어가셨다고 합니다. 그리고 아무 일 없었던 것처럼 쿨쿨 주무셨습니다.

그런데 그 다음 날, 외가댁이 발칵 뒤집혔습니다. 그 당시에는 집집마다 토끼를 철장에 넣어 마당에 키우곤 했는데 외가댁에서 기르던 토끼들이 모조리 죽어 있던 겁니다. 하지만 그 토끼들은 겉에 그 어떤 외상도 없어 마치 잠든 것과 같았답니다.

그런데 외할머니, 그러니까 어머니의 엄마가 가죽이라도 건져 볼까 하는 마음에 죽은 토끼의 배를 가르자 더 놀라운 일이 발견 되었습니다. 글쎄, 토끼의 내장이 모두 검게 타 있지 뭡니까? 마치 시커멓게 타 쪼그라든 숯덩이처럼 토끼의 배에는 있어야 할 내장 대신 검은 숯덩이만 가득 있더랍니다. 하지만 그 외의 것은 모두 싱싱했고 피도 조금도 변색되지 않았더랍니다. 마치 방금 죽인 것처럼……. 하지만 토끼는 앞서 말했듯 그 어떤 외상도 없었습니다.

몇 십 년이 지나고서 어머니는 그 일을 가끔씩 회상 하실 때마다 그 빛의 정체가 과연 무엇인지 아직도 궁금해 하십니다. 그리고 만약 자신이 그 때 서둘러 방안으로 들어가지 않았다면 어떻게 됐을까...라고도요.

[투고] sendbend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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