랜덤게시물 단축키 : [F2]유머랜덤 [F4]공포랜덤 [F8]전체랜덤 [F9]찐한짤랜덤

실화

영천 은해사 정자

title: 양포켓몬패널부처핸접2015.05.24 16:10조회 수 1230추천 수 1댓글 2

    • 글자 크기


1994년 여름에 겪은 일입니다.

영천 은해사 위로 올라가다보면 백운암과 운부암이 갈라지는 길이 있습니다.
거기서 백운암 방향으로 100미터 정도 걸어가면 야영장 같은 공터가 있는데, 정자가 한 채 있습니다. 지금부터 말씀 드릴 이야기는 그 정자에서 겪은 일입니다.

서울에서 여자친구 친구 커플이 대구로 놀러왔습니다.
그 전부터 자주 만나서 잘 알고 있는 친한 커플이었는데, 대구로 오는 건 처음이라 고심하다가 은해사 주변의 깨끗한 경치와 반딧불을 보여주고 싶어서 은해사로 야영을 갔습니다.

낮에 출발했는데 은해사에 도착하니 이미 해가 져서 어슴푸레했습니다.
랜턴을 비추면서 올라갔는데도 잘 보이지 않아 겨우 공터를 찾을 수 있었고, 정자 위에 4인용 텐트를 쳤더니 크지도, 작지도 않아 적절한 크기였습니다.

늦은 저녁밥을 지어먹고 반딧불도 구경하면서 술을 마시다가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그런데 서울에서 온 여자친구 친구 커플이 누워서 싸우기 시작했습니다.

누워서 조용하게 몇 마디 주고받더니 여자가 훌쩍훌쩍 조용히 울었습니다. 저희는 중간에 끼는 것도 어색하여 자는 척 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나쁜 놈……. 흑, 흑…… 헉~~~ 헉~~~ (호흡이 점점 가빠지더니) 컥!"

숨을 멈추는 것이었습니다.
저희는 깜짝 놀라 여자의 손목 맥부터 살펴봤습니다.
다행히 맥은 계속 뛰고 있었지만, 숨 쉬는 것처럼 보이지 않았습니다.
마치 숨을 쉬고 있지 않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그러다가,

'푸우~~~'

숨을 쉬었습니다.
그리고는 잠자듯 눈을 감고 있는 여자가 웃습니다.

'후후후후…….'
'후후후후…….'
'후후후후…….'

그리고는 이렇게 말합니다.
'밖에 누가 있어…….'

싸늘해진 텐트 안.
누구도 말을 하지 못합니다.
그 순간,

'덜그럭!'

설거지해서 텐트 앞에 쌓아놓은 코펠이 넘어지는 소리였습니다.
평소 여자친구는 놀랄 때 마다 꺅 하고 비명소리를 지르는데, 얼마나 놀랐던지 소리도 못 지르고 다들 입만 벌린 상태로 얼어붙었습니다.

정신을 그나마 먼저 차린 제가 랜턴을 한 손에 쥐고 텐트를 확 열었으나, 텐트 앞에는 아무 것도 없었습니다.

이윽고 여자는 부스스 일어나 텐트 밖으로 나갔습니다. 아까 잠들기 전까지만 해도 겁이 많아서 혼자 소변 보러가지도 못했는데, 불빛 하나 없는 산중에 깔깔 웃으면서 혼자서 돌아다니는 겁니다. 무서워서 누구도 따라가지 못했고 내가 겨우 따라 나가서 동이 틀 때쯤에 데리고 와서 텐트에 재웠습니다.

그 다음날. 그녀는 아무것도 기억하지 못했습니다.

나중에 이 이야기를 다른 분들께 했었는데, 빙의되었을 가능성이 높다고 합니다.
생각해보니 그 여자 분이 술 마시다가 무서워서 혼자 못 간다고 제 여친과 함께 소변을 보러갔었는데, 그 때 소변을 보다가 빙의되었을 거라고 합니다.

[투고] 찻잔속에님


자연보호해요~~

    • 글자 크기
댓글 2

댓글 달기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조회 수 추천 수
2934 실화 귀신이 살려준 이야기1 title: 병아리커피우유 1611 3
2933 실화 목욕탕총각,미안했어요1 title: 섹시변에서온그대 1611 1
2932 실화 문득 생각난 기묘한 CD 이야기.ssul 익명_f33389 1611 0
2931 실화 밤에 타는 버스조심하세요3 title: 병아리커피우유 1612 2
2930 실화 이전 직원이 올리는 호텔 괴담 노랑노을ᕙ(•̀‸•́‶)ᕗ 1612 1
2929 실화 영안이 틔고난뒤 썰 21 title: 보노보노김스포츠 1613 1
2928 실화 완벽한 알리바이1 클라우드9 1613 1
2927 실화 어제 있었던 일3 title: 풍산개익명_d71f7a 1613 3
2926 실화 28살이 된 지금까지 엘레베이터를 못타게 된 이야기.txt2 title: 양포켓몬패널부처핸접 1613 4
2925 실화 치악산에서 생긴 일 1부1 title: 애니쨩뒤돌아보지마 1614 1
2924 실화 저렴한 원룸2 title: 하트햄찌녀 1614 3
2923 실화 TV 토크쑈에서 나왔던 실화4 title: 그랜드마스터 딱2개ILOVEMUSIC 1614 2
2922 실화 하지 말걸 그랬어요.1 title: 연예인13발기찬하루 1614 1
2921 실화 어둠 속의 운동화4 title: 고양이3망고오렌지 1615 3
2920 실화 [실화괴담] 단편 모음 51 title: 양포켓몬패널부처핸접 1615 1
2919 실화 새벽에 혼자가는 여성 따라간 썰4 title: 보노보노김스포츠 1615 3
2918 실화 한국에서 들어본 무서운 이야기 3-42 title: 풍산개안동참품생고기 1616 1
2917 실화 제X 수송교육단 할매귀신 이야기22 헤르르르트 1616 3
2916 실화 외할아버지가 들려준 무서운이야기1 title: 펭귄친칠라 1616 1
2915 실화 할머니가 들려주신 도깨비 이야기3 title: 아이돌뉴뉴뉴 1616 3
첨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