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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화

루시드드림을 꾸지 않게 된 계기 2

온돌방2019.04.01 13:49조회 수 506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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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들 그런 경험해본적 있지 않으세요?
꿈속에서든 현실이든 그 어디든, 분명 처음 만난 사람인데, 어째서인지 어디선가 본적이 있는것만 같은. 분명히 알고있는 사람 인데 마치 까먹은것만 같은. 전 꿈속에서 만난 그녀에게 말을 걸었습니다.

'안녕?'

그러자 교복을 입은 그녀가 돌아서서 저를 바라보더군요. 이목구비나 생김새가 정확히 기억나진않습니다만, 예상하건대 제가 평소에 꿈꾸던 이상형과 흡사했던 외모였을거라 생각합니다. 그때 그녀를 봤던 감정은 마치 첫눈에 반한, '사랑', '설렘' 그런것이었거든요.

그녀는 아무말도 없이, 그리고 아무표정도 없이 저를 바라보기만 했습니다. 기이한 분위기 였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당시 그녀와의 만남이 왜 그런 분위기를 띄고 있었을지 이해가 됩니다만, 그당시에는 별로 그런 상황에 문제를 갖지 않았습니다. 아니 생각할 필요가 없었다는 표현이 맞을것 같습니다. 그냥 그 순간이 좋았습니다. 

저는 그저 저를 바라보기만 하는 그녀에게 계속해서 말을 걸었습니다. 대화의 내용이 전부 기억나진 않지만, 떠오르는 것으론 '이쁘다', '왜 여기 서있냐' 정도네요.

근데 아무리 봐도 처음보는 사람인데, 보면 볼수록 그녀의 모습이 어딘가 낯선구석이 있다는걸 깨달은 저는 문득 궁금함이 생겨 그녀에게 물었습니다.

'근데 누구야?'

몇마다 물음에도 대답한번 없던 그녀는, '누구냐'는 물음에, 표정을 일그러뜨리며 입술을 파르르 떨었습니다.

음..좀 더 디테일하게 묘사하자면, 그 이쁘던 얼굴이, 마치 하회탈처럼 얼굴의 온갖주름이 두드러지면서 얼굴이 일그러졌고, 그리고 참을수없는 모욕이라도 들은냥 입술이 파르르 떨렸습니다. 그녀는 마치 나를 용서할수 없다는 것처럼 한껏 증오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제게 답했습니다.

'그걸 네가 모르면 어떻게 해?'

순간 온몸에 소름이 돋았습니다. 그녀의 대답과 그녀의 표정에서 이질적인 무언가를 느꼈습니다. '이건 잘못됐다'는 생각과 동시에, 그녀의 모습이 마치 귀신처럼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저는 어떻게든 그 상황을 모면하기위해 그녀에게 사과했습니다.

'미안 기억 못해서, 진짜 미안'

그녀는 제 사과를 받았는지, 다시 표정을 풀더군요. 눈 깜짝할사이에 그녀의 표정이 바뀌는걸보자 더 무섭게 느껴졌습니다. 그날따라 꿈은 어찌나 긴지 깰생각을 안하더군요. 저는 그녀를 앞에 두고 저도 모르게 뒷걸음질을 쳤습니다.

-

혹시 루시드 드림을 경험해본적이 있나요? 아마 저와 같지는 않을수도 있지만, 저 같은 경우엔 꿈속에 나오는 인물들은 마치 npc와 같다는 느낌이 듭니다. 그들의 대답은 그저 내가 원하는 상황에 어울리는 대답, 혹은 제 예상을 벗어나는 대답을 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내가 듣고싶은, 혹은 바라고 있는 대답을 해주는 편입니다. 다시 이야기로 되돌아가자면

-

뒷걸음질 치는 저를 바라보던 그녀가 짧게 한마디 하더군요.

'벌써 깨려고?'

클로즈업되듯 그녀가 말하는 한음절 한음절이 또박또박 들렸습니다. 

'벌.써.깨.려.고?'

저는 그 순간 극심한 공포를 느끼며 꿈에서 깼습니다. 꿈에서 깬 직후에도, 그녀의 목소리는 제 옆에서 귀에 대고 속삭이기라도한듯 생생하게 남아있었습니다.

지금까지 꿈속에 나온 존재들이 제 예상을 뛰어넘는 질문이나 대답을 한적은 단한번도 없었습니다. 제가 그들의 창조주에 가까워서 일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그녀는 처음으로 예상치도 못한 말을 꺼냈습니다. 그건, 차마 어떻게 설명해야 좋을지 모르겠지만, 내가 만들어낸 피조물? 상상..? 이 아니라는 느낌일까요..

벌써 깨려고..

로맨스영화가 공포영화로 바뀌는순간 이었습니다.

-

흡연하러 나와서 잠깐잠깐 쓰고있는데, 핸드폰으로 쓰다보니 글도 매력적으로 못쓰겠고 시간도 꽤나 오래걸리네요.
당시 기억을 떠올리며 최대한 몰입해서 쓰다보니 글이 계속 길어지는데, 못난 글 읽어주셔서 감사하고, 시간 될때 다시 이어서 쓰겠습니다ㅜㅡㅠ

 

웃대 데프 님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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