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늑대가 다람쥐를 잡는법

title: 병아리커피우유2015.05.26 17:56조회 수 2087추천 수 2댓글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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늑대가 다람쥐를 사냥할 때 쓰는 방법이 있다.

늑대는 다람쥐가 사는 나무 아래로 다가가 갑자기 바닥에 몸을 비비며 발광을 하거나

자기 꼬리를 무는 등 이해할 수 없고 기괴한 행동을 한다.

그런데 그 행동에 호기심이 생긴 다람쥐는 그 유혹에 이끌려 나무를 내려와 늑대에게 다가가게 되는데,

둘의 거리가 너무 가깝다고 느낀 순간, 늑대는 검은 아가리로 다람쥐를 한입에 집어삼킨다

늑대는 호기심을 사냥 도구로 쓴다.

그리고 '그것'도 마찬가지다. 그것 또한 호기심을 도구로 사용한다.

그걸 나는 너무 늦게 깨달았다.

'그것'을 볼 수 있던 시기는 어렸을 적부터였다. 하지만 그건 참새나 까치보다 보기 힘든 것이었고 기억도 별로 없다. 다만 '그것'을 봤다는 것 정돈 기억이 난다.

그러다 고3 때 스트레스 때문에 가위에 자주 눌리다 보니 '그것'이 점점 뚜렷해졌고 '그것'에 대한 호기심도 생겼었다

그리고 군대 때. '그것'은 이제 내 관심사였고 주변 동기에게도 재밌는 흥밋거리였다.

하지만 내가 '그것'에 관심을 가졌을 때, '그것'도 내게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

그러나 다행히도 그때는 내가 '그것'에 너무 가까이 다가갔다는 걸 빠르게 자각했기 때문에 '그것'으로부터 얼른 멀어질수가 있었다.

특히 그저 보이기만 할 뿐이었던 '그것'이 내게 점점 다가오며 나를 '볼 때'부터 뭔가 잘못됬다는 걸 알아챘을 때의 공포는 아직도 소름이 돋는다.

물론 그 후 간절히 거리를 두어서 겨우 그것의 관심으로부터 멀어질 수가 있었다.

그렇게 무난히 노력한 끝에 이제 내 삶에 '그것'에 대한 관심은 흐려졌고 동시에 '그것'또한 내 주변에서 흐려졌다.

그 글을 쓰기 전까진 말이다.

어차피, 사회에 나오니 군대와 다르게 더는 '그것'에 대한 이야기를 할 곳도, 관심 가질 사람도 없었기에 자연스레 '그것'에 관심을 두지 않게 되었다.

그런데 어느 날 우연히 본 오유에서 '**백일장'을 하는 거였다.

평소 글쓰기를 좋아해서 참가해보고 싶었고 주제가 '공포'라고 하니까 '그것'에 대한 이야기를 쓰면 되겠다고 가볍게 생각한 게 화근이었다.

이젠 지나간 옛이야기고, 한번 거리를 둬본 적이 있으니 한 번 더 하는 것 쯤이야 하는 자신감에 담담히 기억 속에서 '그것'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어 풀어냈다.

다행히 좋아해 주시는 분들이 많아서 좋은 평가도 받았다.

그렇게 좋은 성적으로 백일장이 끝나고 뿌듯한 마음에 내가 쓴 글도 여러 번 읽고 그때의 기억도 더듬곤 했다. 혹시 다음에도 또 써먹을 기회가 있을까싶어서 말이다.

그리고 백일장이 끝난 그 날 저녁,

정말 오랫만에 '그것'을 보았다.

하는 일이 길어져서 새벽까지 일을 끝마치고 컴퓨터를 끄고 거실에 나와 물컵에 냉수를 담아 꿀꺽꿀꺽 마셨다.

그리고 물컵을 천천히 내렸을때 거실의 큰 창문너머로 멋진 야경과, '그것'이 있었다.

베란다를 터버린 아파트라 넓은 창문밖으로 보이는 야경은 늘 멋졌다.

하지만 그 멋진 야경의 일부분을 검은 담요같은게 가리고있었다.

누가 한손으로 담요를 잡고 늘어드린것처럼 위쪽이 둥글고 아래쪽으로 늘어뜨려진 검은 담요는 미동도 없이 창밖 허공에 '걸려'있었다.

처음엔 윗층에서 누군가가 담요를 걸어놨을꺼야, 설마 '그것'이라고 해도 창문 밖에 있으니까 저 정도는 뭐 괜찮겠지 라고 생각했지만

그리고 그 다음날

그것은 창문 안으로 들어와있었다. 어제와 똑같은 모습 똑같은 위치에 말이다.

창문 안쪽에 들어와있다는걸 알아챈순간 나는 고개를 숙였다.

봐선 안된다 아는척해선 안되고, 생각해선 안된다 분석하면안된다. 왜 저게 저기있지 저게 뭐지 저런게 있을수가있나 뭘까 궁금한데 다시 봐볼까. 절대 안된다. 절대 저것에 호기심을 가지면 안된다. 절대.

그간 경험으로 알고있었고 그렇게 해야만 그것이 더 이상 가까이 다가오지 않는다는걸 알고있었다. 그렇게 믿고싶었다.

컵을 대충 놓고 고개를 숙인채로 덤덤히 몸을 돌려 방으로 향했다. 늘 보던 침대가 수상했고

커튼이 원레 젖혀져있었는지 닫혀져있었는지 기억은 안나는 반쯤 열린 커튼틈사이는 너무 어두컴컴했다.

감히 발을 쭉 뻗을 자신도 없어서 잔뜩 웅크린채로 억지로 잠을 청했다.

수많은 생각이 머릿속을 떠돌았지만 다행이 그 날 밤은 무사히 잠들수있었다.

그리고 그 다음날

일은 일찍 끝났다. 목도 마르지 않았다.

궂이 밤늦게 컴퓨터를 붙잡고 일을 할 필요도 없었고 어두운 거실에 나가 물을 마실 필요도 없었다.

하지만 어제와 같은 새벽에, 나는 물을 마시러 거실에 갈수밖에 없었고

그것을 또 볼 수 밖에 없었다. 어쩔 수 없었다.

검은 그것은 어제와 똑같은 위치에서 똑같은 모습을 하고있었지만

한가지 다른점은 무수히 많은 하얀 치아를 보이며 입을 벌리고 있었다.

그 모습이 너무 이해할 수 없고 기괴해서 나는 그것에서 눈을 땔 수가 없었다.

그 후의 이야기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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