랜덤게시물 단축키 : [F2]유머랜덤 [F4]공포랜덤 [F8]전체랜덤 [F9]찐한짤랜덤

실화

연휴에 있었던 이상한일

title: 병아리커피우유2015.05.26 18:03조회 수 1190추천 수 2댓글 5

    • 글자 크기


아직도 그생각을 하면 몸에 털이 곤두서곤 합니다...


때는 12년도 추석이었습니다 당시 친척집까지 경부를 타고 내려가야 했는데


막힐거 같아서 일부러 밤 열시에 출발했습니다


당시 멤버가 운전석 아버지, 조수석에는 엄마가 앉으시고


그리고 저희 형제는 뒷좌석에 앉았습니다.


근데도 경부가 너무 막히는겁니다. 밤 12시쯤 되는데 차들은 거북이걸음이고


해서 아버지가 국도로 빠지자고 제안하셔서 국도로 빠졌습니다.


그런데 한밤에 국도 타보신 분들은 아실지 모르겠지만 진짜 섬뜩할때가 있습니다.


달밤과 가로등불에 어스름히 젖은 건물들이며 밭들은 낮에 보던 것보다 훨씬 더 무섭고


그것들이 바람에 흔들리는 모습은 당시 중학생이던 제가 봐도 조금 괴기스러웠던 것입니다.


다행히도 차는 얼마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그 얼마 보이지 않던 차들은 얼마 가지 않아 한 대도 보이지 않았습니다


아버지는 신나셨는지 속도를 더욱 높였습니다 부아앙 하는 배기음이 났고


에어컨에서 나오는 쾌쾌한 냄새도 같이 공기 중에 퍼졌습니다


그때 엄마가 갑자기 아버지를 부르는 것이었습니다.


"여보."


엄마의 목소리는 이상하리만큼 호기심에 잠겨 있었습니다. 아버지도 그것을 눈치채셨는지


엄마에게 "왜?" 라고 물으셨고 엄마는 저기 저게 뭐지? 하면서 차창 한쪽을 가리키셨습니다.


똑똑히 볼 수 있었습니다 엄마가 가리킨 곳에는 웬 사람 하나가 희끄무레한 무언가를 멀리서 흔들고 있었습니다.


그게 무언진 몰라도 무서울 정도로 새하얬습니다. 하지만 더 무서운 것은 그 동작이 기계적이었다는 것입니다


그는 마치, 공사중임을 알리는 인형이 형광봉을 흔들듯 저 멀리서 새하얀 것을 연신 흔들고 있었습니다.


아버지는 "저사람 구조 요청 하는 건가?" 라고 혼잣말을 하셨고


우리 차는 그 사람과 점점 더 가까워지고 있었습니다. 가슴이 떨렸습니다


하얀 것이 움직이는 것을 보니 그 무렵 인터넷에서 본 쿠네쿠네라는 괴생명체가 생각났습니다


아버지는 일단 그 사람에게 가 보자며 차의 속도를 줄이기 시작했습니다 엄마는 기겁하며 하지 말라고 했지만


차는 그 사람 앞에서 섰습니다. 그러자 그 사람의 모습이 헤드라이트에 비쳐 드러났습니다.


헝클어진 머리칼에 후줄근한 남방셔츠를 입은 남자였습니다. 나이는 스물 중반쯤 되었을까요? 그는 무표정한 얼굴로


마치 저희 차를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이 운전석 차창으로 다가와서는 차창을 톡톡 노크했습니다.


아버지는 차창을 열었습니다. 그는, 우리에게 아까 마구 흔들던 하얀 물체를 내밀며 말했습니다.







"뻥튀기 이천원이요"






온몸의 근육이 이완되는 듯하였습니다. 그가 흔들던 그 하얀 것은 뻥튀기였던 것입니다.


우리는 그에게 뻥튀기를 샀습니다. 그리고는 다시 출발해 뻥튀기를 먹기 시작했습니다.


뻥튀기는 꽤나 맛있었습니다. 그렇게 그를 잊어갈 무렵, 엄마가 아버지에게 갑자기 말을 꺼냈습니다.


"아까 그 사람 이상해"


"뭐가?"


"아니, 당신은 새벽 한 시에 뻥튀기 파는 사람 본 적 있어?"


그도 그랬습니다. 새벽 한 시까지 장사를 하는 사람은 거의 없을 터였습니다. 아버지는 "미처 집에 못 갔나 보지" 라면서 웃어넘기려 했지만


엄마는 더 심각한 얼굴로 말을 꺼냈습니다.


그리고 뻥튀기 파는 사람은 거의 피부가 안 타게 모자를 쓰잖아?


그런데 저 사람은 그런 것도 없었어.


모자도, 토시도, 아무것도 없었다고.



생각해 보니 그랬습니다. 다른 뻥튀기 파는 분들이 모자를 쓰고 수건까지 목에 두르고 있는 반면


아까 그 남자는 마치 동네 슈퍼에 라면 사러 가는 것마냥 편한 복장으로 뻥튀기를 팔고 있었던 것입니다.


그리고 제게도 이상한 점이 문득 하나 떠올랐습니다.


뻥튀기를 판다면 보통 많은 양을 가방에 담던지 아니면 다른 어딘가에 담아서 팔기 마련입니다.


하지만 남자는 그냥 손에 든 뻥튀기를 우리에게 팔고(가방 같은 것도 없었습니다)


빈손으로 그 자리에 서 있었던 것이었습니다.


저는 얼른 남자가 서 있던 자리를 뒷창으로 바라보았습니다. 하지만 남자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날 이후로 우리 가족은 밤에 국도를 타지 않게 되었습니다.


그 남자의 무서울 정도로 무표정했던 얼굴은 아직도 생생히 머릿속을 맴돕니다.



    • 글자 크기
노래방 아르바이트 (by 개팬더) 대나무숲과 흉가 (by 자연보호)
댓글 5

댓글 달기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조회 수 추천 수
7842 실화 흉가에 추락한 드론을 찾으러 갔는데...5 title: 양포켓몬자연보호 827 1
7841 실화 귀신이 보이는 친구 35 title: 그랜드마스터 딱2개ILOVEMUSIC 1523 2
7840 실화 복덕방 할아버지 VS 귀신5 title: 하트햄찌녀 1720 4
7839 실화 귀신의 특징75 title: 연예인13라면먹고갈래? 1464 2
7838 실화 밤길에 술취한 사람 조심하세요5 Double 781 2
7837 실화 누나에게 들은 누나 친구 새엄마이야기5 백상아리예술대상 332 3
7836 실화 버스정류장에서 뒤질뻔한실화 100%5 title: 연예인13라면먹고갈래? 1735 3
7835 실화 네비가 안내한 공동묘지5 title: 잉여킹조선왕조씰룩쎌룩 12123 2
7834 실화 내가 무당될뻔한 이야기5 title: 병아리커피우유 1695 3
7833 실화 귀신과 10년째 동거하는 여대생입니다 25 title: 풍산개안동참품생고기 22757 4
7832 실화 귀신과 10년째 동거하는 여대생입니다 35 title: 풍산개안동참품생고기 18297 4
7831 실화 사주보고 퇴마하시는 스님에게 전해들은 이야기5 title: 하트햄찌녀 6271 2
7830 실화 시체닦이 아르바이트5 title: 아이돌미션임파선염 3273 1
7829 실화 무속인 딸인 내 친구 난 레알 얘가 무서움 (3)5 title: 섹시변에서온그대 7493 3
7828 실화 한탄강에서 생긴 일5 도네이션 1675 1
7827 실화 군대에서 겪은 오싹한 체험5 title: 메딕제임스오디 474 2
7826 실화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 엄마와 살고 있었다.5 title: 아이돌미션임파선염 935 1
7825 실화 무속인 딸인 내 친구 난 레알 얘가 무서움 (6)5 title: 섹시변에서온그대 4809 3
7824 실화 노래방 아르바이트5 개팬더 3366 2
실화 연휴에 있었던 이상한일5 title: 병아리커피우유 1190 2
첨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