랜덤게시물 단축키 : [F2]유머랜덤 [F4]공포랜덤 [F8]전체랜덤 [F9]찐한짤랜덤

실화

마지막 인사

title: 연예인1오바쟁이2015.05.27 18:48조회 수 781추천 수 1댓글 2

    • 글자 크기


서울에 올라온 지 ♥♥♥ 정도 되었으니,

아마도 13년 전 이야기일겁니다.


여느 날처럼 자취방에서 여자친구와 놀고 있었습니다.

나우누리 영퀴방에서 만난 여자친구라 영화를 좋아해서 집에서 자주 비디오를 보곤 했습니다.

그 날은 공포영화를 보고 있었는데,

한참 보고 있는데, 여자친구가 집에 가야겠다고 하는 것이었습니다.


밤이 깊어서 막차 끊기기 전에 버스를 타야 된다고 말했지만,

공포영화가 무서워서 그랬던 것 같았습니다.

얼굴에 겁에 질린 표정이 가득했으니 말입니다.


집에서 나오려는데,

갑자기 전화벨이 울렸습니다.

전화를 받아보니 고향에 계신 어머니였습니다.


"방금 전에 할아버지께서 돌아가셨어. 서둘러 집으로 돌아오렴."


암으로 입원하고 계셨던 할아버지가 돌아가신 것입니다.

자세한 이야기를 듣고 싶었지만 

핸드폰이 없었거니와 여자친구를 지하철까지 데려다줘야 했기에

다시 전화한다고 하고는 수화기를 내려놓았습니다.


고향으로 돌아갈 준비를 하고 서둘러 방을 나섰습니다.

빠른 걸음으로 역으로 향하는데 여자친구가 뭔가 말하려고 했습니다.

아까 전부터 석연치 않은 느낌이었습니다.


역에 도착해 지하철을 기다리고 있자,

간신히 그녀가 입을 열었습니다.


"아까 전화, 혹시 누가 돌아가셨어?"

"으응, 할아버지께서 돌아가셨어."


"혹시 할아버지께서……. 음, 키가 크셔? 안경도 쓰셨어?"

"응, 키가 많이 크셨지. 안경도 쓰셨고."


"혹시 머리도 많이 없으셨어?"

"응, 항암치료 때문에……."


그러자 여자친구는 고개를 숙이고 입을 다물었습니다.


이상했습니다.

할아버지의 인상착의를 갑자기 왜 묻는 건지, 어떻게 안 건지.

그녀를 계속 재촉하자 겨우 입을 열었습니다.


"으음, 아까 영화 보고 있는데 어떤 할아버지께서 우릴 쳐다보는 거야……. 나는 주인집 할아버지가 오셨는데 우리가 영화 보느라 정신이 팔려서 오신 줄 모른 줄 알았지. 그래서 오빠한테 이야기하려고 하는데, 다시 보니까 사라진 거야. 문 여는 소리도 없었는데……."


그녀를 배웅한 후, 어머니께 다시 전화 걸었습니다.

그리고 아까 이야기를 전하자,

어머니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돌아가시기 전까지 널 찾으시더라. 우리 장손 봐야한다고……. 봐야한다고……."


아무래도 할아버지께서 작별 인사 오셨던 것 같습니다.

비록 제가 뵙지 못한 건 정말 아쉽지만,

여자친구가 지하철에 타며 한 이야기가 그나마 위안이 됩니다.


"그런데 그 할아버지께서 활짝 웃고 계셨어. 기분이 굉장히 좋으신 것처럼."


13년이나 지난 오늘도 할아버지가 무척 그립습니다.


[투고] 김민철님



    • 글자 크기
댓글 2

댓글 달기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조회 수 추천 수
9632 기묘한 [19금][혐]유사성행위로 여성사망한 사건.txt2 title: 풍산개안동참품생고기 1654 0
9631 실화 과식증에 걸린 언니2 앙기모찌주는나무 1653 1
9630 기묘한 [기묘한 이야기] 할머니6 title: 보노보노김스포츠 1653 2
9629 사건/사고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 979소년범과 약촌오거리 그리고 익산경찰서2 title: 보노보노김스포츠 1653 1
9628 실화 삼풍백화점의 기묘한 일화4 title: 그랜드마스터 딱2개ILOVEMUSIC 1653 1
9627 실화 돌아온 오예스의 무서운이야기 실화 -33 title: 연예인1오바쟁이 1653 2
9626 실화 그냥, 저한테 있었던 이야기 입니다 - 93 title: 이뻥아이돌공작 1653 2
9625 미스테리 프랑스 파리 카타콤에 대해서 알아보았습니다. title: 금붕어1ss오공본드 1652 0
9624 기묘한 [기묘한 이야기] 폭탄남의 스위치6 title: 보노보노김스포츠 1652 1
9623 실화 당구장1 title: 잉여킹가지볶음 1651 0
9622 전설/설화 세계 7대 악마와 그에 대적하는 세계 7대 천사를 아세요? 헤르메스 1651 0
9621 사건/사고 보성어부 살인사건2 title: 메르시운영자 1651 2
9620 실화 고객집 방문했다가 귀신본거같아요4 title: 보노보노김스포츠 1650 2
9619 미스테리 [미스테리] 세계5대 미스테리 미숫테리 1650 0
9618 실화 모르는 사람을 차에 태우지 마라. (실화)4 title: 이뻥아이돌공작 1649 3
9617 사건/사고 플스방의 어느 불청객7 title: 그랜드마스터 딱2개ILOVEMUSIC 1649 2
9616 실화 영화관에 있는 귀신들2 화성인잼 1649 1
9615 실화 엄마의 소름끼치는 꿈...2 티끌모아파산 1648 1
9614 혐오 극혐)충격주의요 살아있는개를 펄펄끓는물에 담그는 중국인...jpg6 오징어탕수육 1648 0
9613 실화 납량특집1 title: 금붕어1아침엔텐트 1648 3
첨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