랜덤게시물 단축키 : [F2]유머랜덤 [F4]공포랜덤 [F8]전체랜덤 [F9]찐한짤랜덤

2CH

의자 끝에

엘프랑2019.05.07 09:55조회 수 873추천 수 2댓글 2

    • 글자 크기


때는 초등학교 3학년, 여름방학이 끝날 무렵이었습니다. 

여름동안 놀기만했던 저는 
그 날, 오랜만에 책상에 앉아 미루고 미뤘던 숙제인 한자 깜지쓰기를 엄청난 기세로 하고 있었습니다. 
필사적으로 숙제를 하다보니 어느새 시간은 해가 뉘엿뉘엿 저물어 저녁을 알렸고 이윽고 실내도 어둑어둑해 지고 있었지만, 
저는 방의 불도 켜지않고 필사적으로 손만을 움직였습니다. 

그러던중 어느 순간, 저는 깨달았습니다. 
반바지를 입은 왼쪽 다리에 뭔가 차가운 것이 느껴지는것을요 
별로 신경 쓸 정도는 되지않기에 무시하고 계속해서 깜지를 썼습니다만, 
그러던 와중에도 왼쪽 다리는 계속해서 차가워졌습니다. 

짧지않은 시간, 계속해서 차가워지는것이 신경쓰여 왼쪽을 봤고 보고야 말았습니다. 

의자 끝에 하얀 손가락이 한 개, 덜렁덜렁 걸려 있는것을요 그게 제 넓적다리에 닿아 있던겁니다. 

너무 놀란 저는 비명조차 지르지 못했고,  
엄청난 스피드로 의자로부터 멀리 떨어졌습니다. 
물론, 의자의 아래에는 아무도 없었습니다. 

한자 깜지는 오늘중에 끝내지않으면 안됐기에 
심장의 두근거림이 멎을때쯤 다시 책상으로 돌아간 저는, 
어머니가 저녁을 먹으라고 부를 때 까지 한자 깜지 쓰기를 계속했습니다. 


그 후, 하얀 손가락은 
한 번도 제 눈 앞에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이 체험의 불가사의함 보다도, 
꽤나 무서운 체험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숙제를 끝내기 위해 책상으로 돌아간 그 때 당시의 나를 생각하면 
40대가 된 지금도 울 것 같습니다.



    • 글자 크기
열이 나던 날 (by 엘프랑) 2ch스레 레전드 (by 온돌방)
댓글 2

댓글 달기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조회 수 추천 수
927 2CH 악몽 속의 악몽 한량이 640 0
926 2CH 흰 양산 클라우드9 873 0
925 2CH 구사령문2 클라우드9 808 0
924 2CH 거목 클라우드9 512 0
923 2CH 눈동자 클라우드9 490 0
922 2CH 진동 클라우드9 484 0
921 2CH 작은 석회동굴1 클라우드9 663 0
920 2CH 참수지장 title: 고양이3망고오렌지 1051 2
919 2CH 한밤 중의 연회 title: 고양이3망고오렌지 598 0
918 2CH 핀란드의 작은 마을 title: 고양이3망고오렌지 830 0
917 2CH 노목 title: 고양이3망고오렌지 668 0
916 2CH 영능력자 title: 고양이3망고오렌지 696 0
915 2CH 열이 나던 날3 엘프랑 1140 2
2CH 의자 끝에2 엘프랑 873 2
913 2CH 2ch스레 레전드 온돌방 1792 0
912 2CH 낙인 title: 팝콘팽귄이리듐 906 0
911 2CH 소녀원 title: 팝콘팽귄이리듐 1118 0
910 2CH 자취 트라우마2 title: 메딕셱스피어 1007 1
909 2CH 환각과 환청 title: 팝콘팽귄이리듐 682 0
908 2CH 화상 치료 title: 팝콘팽귄이리듐 725 0
이전 1... 6 7 8 9 10 11 12 13 14 15 ... 57다음
첨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