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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화

복숭아나무

title: 병아리커피우유2015.05.28 20:14조회 수 1467추천 수 2댓글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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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로부터 전해오길- 복숭아나무가 집 안에 있으면 좋지 않은 일이 생긴다고 해서, 절대 집 안에 심지 않았다고 합니다.

그렇지만 그 말을 무시하고 복숭아나무를 심었다가 된통 혼이 난 사람이 있으니, 바로 ...저희 가족입니다.

제가

초등학교에 다닐 무렵, 집 뜰 안 한가운데에 복숭아나무가 한그루 있었습니다. 아버지께서 꽃이나 나무를 심는 걸 좋아하셨는 데, 아마 다른 나무라고 착각하시고 심으셨던 것 같습니다.

복숭아나무가 자라나고 꽃을 피울 무렵이 되자 동네 사람들이 얼른 저 복숭아 나무 베어버리라고 우리 집에 올때마다 아버지에게 말씀하셨던 기억이 있습니다. 하지만 아버지께서 꽃이 저렇게 예쁜데 베어버릴 필요가 있냐며 동네사람들이 뭐라하든 한 귀로 흘리셨습니다.

복숭아 나무 꽃 보신 일 있으세요? 정말 예쁘답니다. 작은 분홍색 꽃이 가지 마디마다 열려서 한껏 고운 자태를 뽐내기 시작하면 그처럼 황홀한 광경도 흔치 않습습니다. 그 나무는 정말 고왔었습니다.

하지만 복숭아 꽃이 만발하기 시작하면서 집에는 좋지 않은 일들이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마치 복숭아 나무를 베지 않아서 라는 말을 증명하듯이...

어머니께선 갑자기 몸이 많이 약해지져서 병원에 다니기 시작하셨고, 아버지께선 하시는 일마다 잘 되지 않으셨는지 술을 드시는 일이 늘어, 엄마와 다투시는 일이 잦아지셨습니다.

그렇지만 복숭아 나무 탓이라고 꼭 꼬집어 말하기는 어려웠습니다. ...그 설명하기 어려운 공포감이 집안을 맴돌기 전까지.

어느 날이었습니다.

학교에서 돌아오니 엄마도 아버지도 집에 계시지 않았고, 저는 방에 앉아 숙제를 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상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저 혼자 있는 방 안에 누군가 있는 듯한 묘한 느낌...

문득 방 창문으로 복숭아나무가 정면으로 보였는데, 그날 따라 복숭아나무가 절 쳐다보는 것처럼 신경이 쓰였습니다. 책이 눈에 들어오지 않고, 계속 마음이 뒤숭숭해져서 결국 창문을 닫아버렸습니다.

그런데 그때... 등 뒤에 누군가 서있다는 기척이 느껴지면서 머리가 쭈삣 서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온 몸에 소름이 돋았고 차마 뒤를 돌아보지 못하고, 시선을 약간 옆으로 돌렸는 데...

하얀 한복을 입은 여자의 팔이 보였습니다.

저는 뒤돌아 보지 않은 체 바로 방에서 뛰쳐 나왔습니다. 아직도 그 하얀 한복의 팔이 절 감싸안으려는 느낌이 생생합니다. 그리고 그 후로는 집에 혼자 있지 않았습니다.

며칠 뒤. 학교를 가려는 데 마당의 복숭아나무가 보이지 않았습니다. 어머니 말씀으론 아버지께서 아무 말씀도 안 하시곤 새벽에 갑자기 도끼로 베어버리셨다는 데, 그때부터 집 안은 다시 평온을 찾기 시작했습니다. 엄마도 건강이 많이 좋아지시기 시작했고 아버지의 일도 잘 되시는 것 같았습니다.

그리고 어느 날 밤, 동네 아저씨들과 술자리를 나누시면서 아버지께서 하시는 말씀을 우연히 듣게 된 저는 다시 무서움에 잠을 설쳤습니다.

아버지께선 말씀하시길... 복숭아나무 꽃이 피기 시작하면서 꿈에 하얀 소복을 입은 여자가 나타나서 집 주변과 뜰 안을 빙글빙글 돌아다니더랍니다.

그리고 복숭아나무마다 복숭아 꽃이 아니라 한복을 입은 여자의 손이 나와서는 아버지께 이리 오라고 손짓을 했는데...

결국 견디다 못한 아버지께서 새벽에 일어나 복숭아나무를 베어버리신 것이었습니다. 그 후로는 꿈에 나타나지 않았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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