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 가장 최근에 꾼 꿈이야
꿈 속이었지만 평소와 같은 내 방이었지
침대 밑으로 대략 발목이 잠길 깊이의 물이 고여 있었어
새까만 물이었는데 어떻게 보기에는 짙은 회색 얼룩처럼 보♥♥도 했고
아무튼 그 액체 같은게 진짜 소름끼치게 생긴거야
물이 붉은 점박이 무늬를 하고 있다면 상상이가?
그 붉은 점박이가 단순히 둥실둥실 떠다니는 무늬 같은 것이 아니라
마치 붉은 알갱이가 물 표면에 구멍을 뚫고 끼워져 있는 모양새라 보면 볼수록 기괴해
그런데 그 붉은 점박이 물이 기묘한 소리를 내면서 점액 덩어리 형태로 솟아 올랐지
점액 덩어리가 나타나고 나서야 난 그 물이 어떻게 생긴 것지 더 정확하게 알 수 있었어
붉은 점박이가 그냥 무늬가 아니라 다 눈알이더라
물 자체가 엄청 많은 붉은 눈을 가진 하나의 생명체였던 거야
여기까지가 첫 번째 악몽이었고 이 다음부터가 두 번째 악몽의 시작이지
기괴한 물이 나오는 꿈 때문에 놀라서 깨고 보니까 눈 앞에 가족이 있었어
근데 가족들은 느닷없이 내가 어디가 아픈 거 같다고 하더라
그러고는 약이라면서 검은색 병을 줬지
뭔가 의심스러워서 무슨 병인지 살펴보다가 붙어 있는 라벨을 봤는데
페놀이라고 적혀 있었어
그 화학에서 나오는 독성 있는 물질 말이야
페놀이 뭔지 대강은 알고 있어서 내가 안 먹겠다고 하자 곧바로 병원으로 데려가더라
병원은 겉으로 보기에는 평범한 대형 병원 건물나 다름없었지만
문을 열고 들어가니까 무슨 스팀펑크에서 나올 법한 기계들이 막 보였지
그 중에서 그나마 기억하고 있던게 이상한 엘리베이터야
엄청 높은 정욱면체 구조물이 있고 사람이 그 물체의 한 쪽 벽 가까이에 있는 바닥에 도착하면
그 바닥이 서서히 올라와 벽에 붙은 채로 올라가는 형태였지
그 정육면체 구조물에 커다란 톱니바퀴 여러개가 붙어 있었는데 그게 동력이었을지도 몰라
아무튼 병원에 들어가자마자 의사가 나 한테 와서는
그 페놀병을 또 건네더라
내가 여기서도 거부하자 병원에 있던 사람들이 나한테 다 몰려오는 거야
똑같은 검은색 페놀병을 들고
여기까지 와서야 내가 잠에서 깼고 악몽 속에서 또 악몽을 꿨다는 걸 알았어
가위눌림도 엄청 무서웠지만 이것도 살다살다 처음 겪는 기묘한 경험이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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