랜덤게시물 단축키 : [F2]유머랜덤 [F4]공포랜덤 [F8]전체랜덤 [F9]찐한짤랜덤

단편

'조금 더 있고 싶었는데...'

가위왕핑킹2019.06.05 13:00조회 수 632추천 수 1댓글 1

  • 1
    • 글자 크기


4547e26493d2bd693328cf6073c47e53_1544407735_2467.jpg
 

 

"조금 더 있고 싶었는데"

 

 

대학원생이 된다는 건,

연구원으로서 산다는 건,

그리고 졸업논문을 준비한다는 건 정말이지 괴로운 일이다.

 

늦은 밤 돌아와 해가 뜨면 다시 랩실로 돌아가는 지옥같은 날들이 끊임없이 반복되었다.

매일매일 포기하고 싶은 순간들이 찾아왔다.

강인했던 의지는 하루가 다르게 시들어 갔고

나는 점점 지쳐갔다.

 

그럼에도 나는 이 지옥을 끝까지 버텨냈다.

'독종'이란 소리를 들으면서 말이다.

 

누군가는 말했다.

성공에 대한 너의 그 열망과 의지가 부럽다고.

그리고

'너 처럼 욕심 많은 애는 처음 본다'고...

 

칭찬을 가장한 시기와 부러움 앞에서도 나는 그 말을 부인하지 않았다.

아니 하지 못 했다.

왜냐하면 나는 정말로 욕심 많은 아이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내 욕심의 기저엔 그들과는 다른 무엇이 있었다.

그건 바로,

엄마...

 

아버지 없이 당신의 한평생을 못난 딸의 뒷바라지에 바친... 

나의 어머니

당신

나는 다짐했다.

당신을 위해 기필코 성공의 왕관을 쓰고 말리라.

그건 내게 해가 뜨고 지며, 밥을 먹고 잠을 청하는 일처럼 당연한 일이었다.

 

'당신의 희생 아래 그 어떤 딸이 그리 살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그리고 그건 새벽이 되어서야 돌아온 그 어느 날도 마찬가지였다.

엄마는 못난 딸을 기다리느라 눕지도 못하고 거실 한 켠에 앉아 졸고 있었다.

눈물이 왈칵 쏟아지려는 것을 겨우 참고 다가가니

발 소리에 깬 엄마가 나를 보며 말했다.

"배고프지? 뭐 좀 해줄까?"

"아니에요. 괜찮아요. 잘 자리에 뭘..."

"그래? 그럼 얼른 들어가... 피곤하겠다. 엄마가 이불 다 펴놨어."

그때였다.

브리핑을 위해 짊어지고온 실험 기자재를 발견한 엄마가

화들짝 놀라며 물었다.

 

"딸! 그게 뭐니?"

 

"교수님이 샘플 테스트 때문에 맡긴 적외선 열 감지 카메라야.

이렇게 켜고 가져다 대면 온도를 색으로 표현해줘. 

봐! 엄마도 이렇게..."

 

그 순간 엄마는 세상에서 가장 슬픈 얼굴을 하고 있었다.

그리곤 말씀하셨다.

...

 

 

p.s 제목을 확인하세요.

 

 

 우체통 속 수북히 쌓인 출석요청서 그리고 그 밑에 깔린 한 장의 사망 통지서

 

 

공게에서 활동하던 rkgnl99입니다.

반가워요.



  • 1
    • 글자 크기
댓글 1

댓글 달기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조회 수 추천 수
224 단편 산귀신2 title: 잉여킹아리수드라 766 2
223 단편 큰동그라미 하나 작은동그라미 하나2 title: 잉여킹조선왕조씰룩쎌룩 5016 1
222 단편 도리도리2 title: 잉여킹조선왕조씰룩쎌룩 5066 1
221 단편 벽장속의 아줌마2 title: 토낑도나짜응 1490 4
220 단편 목만 있는 병사2 여고생 810 0
219 단편 알고보면 무서운 이야기.txt2 title: 토낑도나짜응 1151 1
218 단편 탄광에서 겪은 일2 title: 밧대리Dorothy 664 2
217 단편 색칠놀이2 여고생 1164 0
216 단편 저 예쁘죠?2 title: 연예인13라면먹고갈래? 1111 2
215 단편 비단뱀2 title: 토낑도나짜응 1097 1
214 단편 거울2 title: 잉여킹아리수드라 599 1
213 단편 홍수2 title: 고양2민석짜응 652 2
212 단편 천벌을 피할려던 유생2 title: 고양2민석짜응 1145 1
211 단편 폐가에서 들리던 소리2 title: 고양2민석짜응 666 1
210 단편 731부대 무서운이야기2 여고생 1905 1
209 단편 회사동료가 죽었습니다2 여고생너무해ᕙ(•̀‸•́‶)ᕗ 2892 4
208 단편 퇴근길에 탓던 택시2 title: 고양2민석짜응 848 2
207 단편 피자 배달부2 title: 토낑도나짜응 1112 1
206 단편 조용한 여학교2 title: 고양2민석짜응 918 1
205 단편 봉투2 6시내고양이 74 2
첨부 (1)
4547e26493d2bd693328cf6073c47e53_1544407735_2467.jpg
118.4KB / Download 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