랜덤게시물 단축키 : [F2]유머랜덤 [F4]공포랜덤 [F8]전체랜덤 [F9]찐한짤랜덤

단편

'조금 더 있고 싶었는데...'

가위왕핑킹2019.06.05 13:00조회 수 628추천 수 1댓글 1

  • 1
    • 글자 크기


4547e26493d2bd693328cf6073c47e53_1544407735_2467.jpg
 

 

"조금 더 있고 싶었는데"

 

 

대학원생이 된다는 건,

연구원으로서 산다는 건,

그리고 졸업논문을 준비한다는 건 정말이지 괴로운 일이다.

 

늦은 밤 돌아와 해가 뜨면 다시 랩실로 돌아가는 지옥같은 날들이 끊임없이 반복되었다.

매일매일 포기하고 싶은 순간들이 찾아왔다.

강인했던 의지는 하루가 다르게 시들어 갔고

나는 점점 지쳐갔다.

 

그럼에도 나는 이 지옥을 끝까지 버텨냈다.

'독종'이란 소리를 들으면서 말이다.

 

누군가는 말했다.

성공에 대한 너의 그 열망과 의지가 부럽다고.

그리고

'너 처럼 욕심 많은 애는 처음 본다'고...

 

칭찬을 가장한 시기와 부러움 앞에서도 나는 그 말을 부인하지 않았다.

아니 하지 못 했다.

왜냐하면 나는 정말로 욕심 많은 아이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내 욕심의 기저엔 그들과는 다른 무엇이 있었다.

그건 바로,

엄마...

 

아버지 없이 당신의 한평생을 못난 딸의 뒷바라지에 바친... 

나의 어머니

당신

나는 다짐했다.

당신을 위해 기필코 성공의 왕관을 쓰고 말리라.

그건 내게 해가 뜨고 지며, 밥을 먹고 잠을 청하는 일처럼 당연한 일이었다.

 

'당신의 희생 아래 그 어떤 딸이 그리 살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그리고 그건 새벽이 되어서야 돌아온 그 어느 날도 마찬가지였다.

엄마는 못난 딸을 기다리느라 눕지도 못하고 거실 한 켠에 앉아 졸고 있었다.

눈물이 왈칵 쏟아지려는 것을 겨우 참고 다가가니

발 소리에 깬 엄마가 나를 보며 말했다.

"배고프지? 뭐 좀 해줄까?"

"아니에요. 괜찮아요. 잘 자리에 뭘..."

"그래? 그럼 얼른 들어가... 피곤하겠다. 엄마가 이불 다 펴놨어."

그때였다.

브리핑을 위해 짊어지고온 실험 기자재를 발견한 엄마가

화들짝 놀라며 물었다.

 

"딸! 그게 뭐니?"

 

"교수님이 샘플 테스트 때문에 맡긴 적외선 열 감지 카메라야.

이렇게 켜고 가져다 대면 온도를 색으로 표현해줘. 

봐! 엄마도 이렇게..."

 

그 순간 엄마는 세상에서 가장 슬픈 얼굴을 하고 있었다.

그리곤 말씀하셨다.

...

 

 

p.s 제목을 확인하세요.

 

 

 우체통 속 수북히 쌓인 출석요청서 그리고 그 밑에 깔린 한 장의 사망 통지서

 

 

공게에서 활동하던 rkgnl99입니다.

반가워요.



  • 1
    • 글자 크기
댓글 1

댓글 달기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조회 수 추천 수
13714 전설/설화 미국의 도시전설 24개1 title: 유벤댕댕빚과송금 23392 1
13713 전설/설화 중세 유럽의 전설 하나1 title: 유벤댕댕빚과송금 23095 1
13712 사건/사고 톨게이트 240km 과속 사고6 title: 하트햄찌녀 23039 2
13711 실화 친척형이 흉가 갔다오고 나서 체험한 이상한 이야기 1~3편 完3 돈들어손내놔 22986 3
13710 2CH 숨바꼭질1 title: 유벤댕댕빚과송금 22803 1
13709 실화 귀신과 10년째 동거하는 여대생입니다 25 title: 풍산개안동참품생고기 22757 4
13708 실화 주유소.txt2 title: 유벤댕댕빚과송금 22142 1
13707 실화 사람이 살수없는 집(약스압) 23 title: 다이아10개나는굿이다 21836 5
13706 실화 어릴 적 동네에 떠돌던 괴담.1 title: 유벤댕댕빚과송금 21787 1
13705 실화 버스1 title: 유벤댕댕빚과송금 21558 1
13704 단편 예견된 죽음1 title: 유벤댕댕빚과송금 21476 1
13703 실화 성당 지하실1 title: 유벤댕댕빚과송금 21322 1
13702 기타 섬뜩한 바닷속 조각상8 title: 풍산개안동참품생고기 20801 1
13701 실화 우리학교샘이 들려준 여고의 흔한 미친년.SSUL2 title: 유벤댕댕빚과송금 20595 1
13700 실화 외할머니의 사후(死後)체험 이야기1 title: 유벤댕댕빚과송금 20590 1
13699 사건/사고 복수가 뭐라고, 제주도 중학생 살인 사건8 title: 하트햄찌녀 20453 2
13698 실화 목격자를 찾습니다.1 title: 유벤댕댕빚과송금 20288 2
13697 실화 내가 직접 경험한 귀신이야기1 title: 유벤댕댕빚과송금 20022 1
13696 2CH 여우신들림5 Lkkkll 20004 2
13695 Reddit 소름) 할아버지집에서 명함찾음.reddit10 오레오 19973 2
첨부 (1)
4547e26493d2bd693328cf6073c47e53_1544407735_2467.jpg
118.4KB / Download 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