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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화

실화라던데 이 귀신 이야기 진짜임?

title: 팝콘팽귄노인코래방2019.06.17 17:58조회 수 2840추천 수 2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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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이야기는 화자의 시점에서 진행됩니다.)

 

지금도 그 사람을 생각하면 소름이 돋는다.

어떻게 그런일이 일어날 수 있는지.. 나역시도 사실이 아니라고 믿고 싶지만

어떻게 내가 듣고 본 사람의 이야기를 의심할 수 있겠는가...

 

그는 비참하게 죽었다.

나는 그가 겪은 이야기를 그가 죽기 전에 직접 들었다.

이야기를 듣는 동안 나는 공포에 떨었고 이야기를 듣고 난 후에도

한동안 두려움에서 벗어나질 못했다.

나는 그런일이 나에게 닥칠까 너무 두려웠다. 이 최첨단 시대에

어떻게... 어떻게 이런일이 일어날 수 있는가...

나는 그의 이야기를 떠올릴 때마다 이렇게 탄식하곤 했다.

그건 우리의 상식으로는 도저히 믿어지지 않는 일이었다.

그러나 그런 일이 실제로 있었고 문제는 여기에 있는 것이다.

 

우리는 이런 일들이 우리가 모를 뿐 얼마든지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해야 한다.

그리고 저마다 조심하지 않으면 안 된다. 그렇지 않으면...

내가 아는 사람이 그 사람처럼 처참하게 희생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지금부터 내가 하는 이야기는, 지금은 이 세상에 없는 그 사람으로 부터

직접 들은것을 그대로 옮기는 것이다.

 

그는 S대학 사학과 4학년때 같은 과 친구들과 제주도로 졸업여행을 갔다.

졸업여행을 가는 사람들의 대부분이 그러하듯이, 그 역시 추억을 만들고 싶어 했다.

그런 이유로 많은 곳을 돌아다녔고 그 여행은 무척 즐거운 경험이었다고 한다.

아쉬움과 설레임이 흐르는 마지막 밤이 되었고

그와 친구들은 함께 캠프파이어를 하며 술에 쩔어 놀고 있었다.

그곳은 제주도의 외딴 바닷가였는데 주변에 울창한 솔밭이 끝없이 펼쳐져 있었다.

그와 그의 가장친한 친구 A는 함께 화장실에 가기 위해

자리에서 일어섰고, 둘다 술이 심하게 취해있다보니

화장실을 찾기보다 용변을 해결하는 것이 더 급해졌다.

다른 사람들의 눈을 피해 솔밭으로 들어갔고 생리현상을 해결한 뒤

돌아서려는 순간 어디선가 사람 소리가 들려왔다.

 

그도 들었고 그의 친구 A도 들었다. 깊은 밤, 외딴 바닷가에 사람소리가 난다...

구슬프게 우는 여자의 목소리... 그 소리가 왠지 그에게는 몹시 기분나쁘게 들렸고

빨리 돌아가자고 A를 잡아 끌었는데, A는 소리 나는 곳이 어딘지 찾아보려는 듯

두리번 거리며 돌아다녔다. 빨리 가자고 보채는 그에게 A는 오히려

소리 나는 곳에 한 번 가보자며 그를 잡아 끌기 시작했다.

평소였다면 가지 않았을 것을 술기운, 그리고 A와 함께라는 생각에

두려움도 잠시일 뿐 A를 따라 소리가 나는 쪽으로 가게 되었다.

솔밭 깊이 들어갈수록 울음소리는 점점 더 크게 들려왔고

얼마 안 가서 울음소리가 나는 곳에 도착했다.

그곳은 바다가 훤히 내려다보이는 벼랑 안쪽의 작은 무덤이었는데

한 여자가 무덤앞에 엎드려 울고있었다.

그 여자를 보는 순간 머릿털이 쭈뼛 곤두서는 것 같았다.

인기척이 나자 여자는 약간 놀란 듯 고개를 들어 그들을 바라보았다.

놀란것은 그들도 마찬가지, 홀쭉한 얼굴에 창백하다 못해 파르스름한 얼굴

A는 술기운이 잔뜩 올라 선뜻 그 여자에게 무슨 일이냐고 물었고

굉장한 이유를 기대했던 그들에게 돌아온 대답은 별로 특별한게 아니었다.

그 무덤은 남편의 묘이며 남편은 어부였는데 여자와 결혼후 사흘만에

바다에 나가 죽었다는 것이며 그 날이 여자가 결혼한지 3년째라고 했다.

하도 억울하고 슬퍼서 그렇게 울고 있는 것이라는게 그 여자의 말이었다.

 

그런데 그렇게 말하는 여자가 그의 눈에는 좀 이상해 보였다고 한다.

그런 외딴곳에서 그것도 한 밤중에 홀로 낯선 외지 남자 둘에게

아무 거리낌이나 경계도 없이 그런 얘기를 한다는 게

아무래도 정상은 아닌 것 같았다고 한다. 더구나 파리하게 비추는 달빛때문에

불안감과 초조함이 더해지자 그는 A에게 이제 그만 내려가자고 했으나

A는 계속 그 여자와 대화를 할 뿐 내려갈 생각 자체가 없는듯 보였다.

인내심에 한계에 다달아 A를 잡아 끌었으나

A는 벌컥 화를 내며 그렇게 가고싶으면 혼자 가라며 소리를 질렀다.

그 말을 들은 그도 화가 치밀어 올라서 혼자 갈 테니 잘 해보라고 소리치며

그곳에서 내려와 버렸다고 한다. 그리곤 숙소로 돌아가 잠을 잤고

다음날 아침에 일어나보니 친구들이 A가 없어졌다고 난리들이었다.

그는 과대표에게 간밤의 자초지종을 설명 한 후 그곳에 가서 찾아보자고 했다.

 

무언가 잘못된 것을 느낀것은 여기서 부터였다고 한다.

그 무덤가로 가는 길은 그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험하고 거리도 멀었다.

한밤중에 어떻게 그곳까지 갔다왔는지 스스로도 이해가 안될정도의 길...

힘들게 도착해보니 무덤에서 조금 떨어진 벼랑 끝에서 뒤척이면 떨어질 정도의

아슬아슬한 위치에서 잠을 자고 있는 A를 발견했다.

뒷목이 뻐근해 짐을 느낀 그는 A를 깨워서 어찌된 일이냐고 물었고

A는 간밤의 일을 하나도 기억하지 못한채 자신이 왜 거기서 자고있는지 되물었다.

괜히 하는 소리는 아닌것 같았다.

한밤중, 적막한 바닷가 벼랑끝 무덤에서 울고있는 여자를 만난단는 것이

과연 평범한 일일까... 답답함 만을 남긴채 여행은 끝이 났고

졸업을 하고 각자의 일이 바쁘게 되어 A와도 멀어졌다고 한다.

 

그로부터 꽤 오랜시간이 흐른 후에 그는 역사탐사차 다시 제주도로 향하게 된다.

그리고 그곳에서 차라리 몰랐으면 하는 이야기를 듣게 된다.

제주 역사 탐방중 제주도 토박이로 80년 넘게 살아오신 할아버지께

이런 저런 얘기를 묻다가 문득 그날의 일이 떠올라 A와 겪었던 일을 말씀드렸더니

낯빛이 어두워진 할아버지께서 지금 당장 집으로 돌아가 용한 무당부터 찾으라했다.

그 할아버지의 말씀은 이랬다.

 

그 여자는 제주도에 아주 오래 전부터 나타나곤 하는 이어도 귀신이며

이런 저런 방법으로 남자들을 홀려 목숨을 빼앗아간다고 했다.

그 순간에 겨우 목숨을 건진 사람일지라도 머지않아 비참하게 죽고만다는 것이다.

그 이야기를 듣는 내내 소름이 돋아서 몇차례나 정신을 놓을뻔했다고 한다.

그리고 그때 보았던 여자의 모습을 다시 떠올려보았다.

어딘지 기괴하고 스산한 분위기가 다시 느껴졌다.

그 여자에게 받았던 섬뜩한 느낌도 뇌리에 박혀 지워지질 않았다.

하지만 그냥 미신이겠거니 하는것이 사람 심리이지 않은가.

그 역시 무당을 찾아가기 보다 그 당시 함께 였던 A의 일을 수소문하기 시작했다.

수소문 끝에 알게된 A의 대한 이야기는 너무나 처참했다.

큰 부자이던 A네 집이 졸업과 동시에 쫄딱 망해버렸고

A의 아버지는 고혈압으로 돌아가셨으며 A의 어머니도 그 충격으로 자살하셨고

A는 미국에 있는 큰아버지의 저택으로 갔다가 강도에게 난도질 당해 죽었다는 것..

 

이제서야 실감하게 된 그는 용하다는 점쟁이를 수소문 하기 시작한다.

그러나 찾아가는 점쟁이마다 조치를 취해주긴 커녕

문지방도 넘기전에 쫓아내는것이 다반사였다.

그 후 그의 집에는 원인을 알 수 없는 화재가 발생했고

그 화재로 가족들이 모두 죽고 그 역시 팔과 다리를 절단한채 살아야만 했다.

 

여기까지가 내가 그로부터 들은 이야기였다.

내게 그 이야기를 전한 이후에 그는 휠체어를 탄 채

스스로 계단에서 굴러 자살했으며 가족이 모두 죽어 연고가 없던 그의 시신은

화장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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