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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화

☆모르는게 약 아는게 힘-1☆

title: 병아리커피우유2015.06.04 17:47조회 수 3584추천 수 6댓글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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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나의 어머니는 무당등의 미신을 극도로 광신하는 사람이었다.

항상 집에는 빨간색 물감으로 흘려쓴 부적들이 덕지덕지 붙어있었으며, 뜻모를 그림과 주문같은게 적혀있기도 했다.

어머니께서는 내가 학교에서 시험을 볼때마다 유명한 무당에게서 얻어왔다는 부적을 가방에 넣어줬는데

친구들에게 들켜서 바보같다고 놀림받던 기억이 난다.

수능을 보는 날에는 TV에서도 나온다는 유명한 무속인에게 100만원짜리 부적을 사왔었다.


재미있는 것은 아버지는 대학 교수였다. 그것도 물리학과.

아버지는 어머니의 행동을 어느정도 묵인하는 듯 했으나 거부감을 숨기지는 않았고

어머니를 정상인의 범주-미신을 믿지 않는-로 만들고 싶어하셨다.

어떤날은 어머니께 이백장정도의 '극히 이성적이고 과학적인 자료'를 내밀며

'귀신은 없다'라는 것을 인지시키려고 하셨던 적도 있다.

물론 그 이백장짜리 두꺼운 A4용지를 어머니가 읽는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어머니는 물론 나라도 읽기 싫을테니까.

이 극과 극을 달리는 두 사람이 어떻게 만나고 이어졌는지는 이해가 안가지만

갈라서는 것은 확실히 이해가 갔다.

중학교 2학년 여름방학, 어머니와 아버지는 이혼했고, 나는 아버지의 손에 자라게 됐다.

이혼했다고 하지만 완전히 연락이 끊어진건 아니라 어머니의 집에 자유롭게 왕래가 가능했다.

위에도 말했듯이, 수능날에는 100만원짜리 부적을 받았으니까.


'귀신은 믿는사람에게 보인다'

아버지의 좌우명이다.

당신께서는 나를 어머니와 같은 광신도로 만들고 싶지 않으셨는지

나에게 '귀신은 없다'라는 사실을 주지시키기 위해 과학공부나 시사,논술등을 열혈적으로 시키셨다.

아버지의 노력의 결실이었는지, 부적덕인지 어쨌는지 서울안에서 상위권 대학에 입학 수 있었다.

물론 나는 전자라고 생각한다. 귀신은 없다. 나의 확고한 신념이다.

믿지 않는이상, 보이지 않는다.

당장 나에게는 날아다니는 스파게티 괴물따위는 보이지 않는다. 믿지 않으니까.

같은 논리로 귀신도 보이지 않는다.

간단하고 명료하며 이성적인 논리 아닌가?

아버지의 좌우명은 곧 나의 좌우명까지는 아니고 신념 비슷한 것이 됐다.

하지만 그게 깨지는 사건이 있었다.


2)
대학 1학년의 일이다.

막 대학에 입학한 나는 집에서 통학하기에는 무리라는 판단 하에 자취방을 구하러 다녔다.

첫번째 부동산에 갔을 때, 대학에서 10분정도 거리에 좋은 방이 나왔다는 부동산 주인의 권유에 바로 그 집을 보러갔다.

그 집은 언덕위에 볕이 잘드는 위치에 있는 신축빌라였는데 전망도 좋아보였다.

방3개 화장실2개, 부엌, 거실이딸린 40평집. 먼지가 많고 지저분하긴 했지만 넓고 좋은 집이다.

(이때 현관에 들어가자마자 뭔가 숨이 턱 막히는 기분이 들었는데, 집에 먼지가 많아서 그런가보다 하고 대수롭지 않게 넘겼었다.)

집주인은 빙글빙글 웃는 인상 좋은 40대정도의 아저씨였다.

혼자살기에는 집이 너무 넓었고, 고향이 일이 있어서 어서 내려가 봐야해서 집을 처분한다고 했다.

하지만 자취방 레벨이 아니었다. 대학교 1학년 신입생에게는 과분하다못해 깔려 죽을정도의 집이다.

나는 어이가 없어서 부동산 주인에게 항의했다.

알고보니 집주인이 아주 급하게 팔아야한다고 부동산에 오는 사람이면 아무나 좋으니까 붙잡고 데려오라고 했다고 한다.

그리고 그 말을 들은지 10분후에 내가 왔다고 한다.

나는 어이가 없다못해서 화가날 지경이었다.

분명 나는 '자취방'을 구하겠다고 했지 '신혼집'을 구하겠다고 한 적은 없다.

최대한 이성을 유지하며 부동산 주인에게 내 뜻을 전했더니

옆에서 듣고있던 집 주인이 '1억에 주겠다'라고 믿기 힘들정도의 조건을 제시했다.

대학 1학년인 나라도 보통 그정도 조건의 집을 서울에서 구하려면 2~3억이상이 들어간단것쯤은 알고있었다.

그 자리에서 아버지께 전화를 드리니 '사기 아니냐?'라고 하실 정도였다.

당신께선 집주인과 부동산주인과 번걸아 통화를하시더니 이쪽으로 오겠다고 하셨다.

20분쯤에 도착해 집을 둘러보신 아버지는 믿기지 않는듯이 '이걸 1억이요?'라고 물었고 집주인은 그렇다고 대답했다.

아버지가 모아놓은 재산-엄청 부유한 편이다.-이 있기도 했지만 집이 믿기지 않을정도로 쌌기 때문에

혹시 흠이 있는 집을 후려치게 아닌가 집안 구석구석을 살피셨다.

"정말 좋은 집이에요. 제가 오늘이라도 당장 처분하고 내려가봐야 해서 그럽니다."

"여기 가전들도 다 두고갈거에요. 바로 쓰시면 됩니다."

"사고 바로 1억 5천에만 되팔아도 이득 아닙니까?"

하면서 아버지를 설득하셨고 아버지는 결국 그 자리에서 계약서를 쓰셨다.

마지막까지 사기가 아닌가 계약서를 한자한자 읽어보신 아버지는 결국 싸인을 하셨고

"대학 입학 선물이다"라고 하시며 내 어깨를 두드려주셨다.

나는 그날 바로 그 집에서 살게 됐고, 갑작스럽지만 내 집이생겼다는 사실에 기분이 날아갈 것 같았다.

물론, 그 기분은 얼마 가지 못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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