랜덤게시물 단축키 : [F2]유머랜덤 [F4]공포랜덤 [F8]전체랜덤 [F9]찐한짤랜덤

실화

☆모르는게 약 아는게 힘-2☆

title: 병아리커피우유2015.06.04 17:48조회 수 3094추천 수 4댓글 7

    • 글자 크기


3)

이사는 꽤나 힘든 일이었다.

기껏해야 박스 5개를 옮겼지만, 물건을 다 꺼내고, 옮기고, 배치하고

기존에 있던 물건들을 버리고, 먼지가 수북한 집을 청소하는데는 상당한 체력이 요구됐다.

기이한 점은, 분명 집주인은 남자였지만 가구 아래에서 여자 머리카락이 상당히 나왔다는 것이다.

나는 '가족이 있었겠지'라는 생각을 하며 청소를 끝마쳤다.

또 하나, 기이한 점은 그 집에서 유일하게 화장실은 청소가 잘 돼있어 반짝반짝한 상태였다는 것이다.

화장실에 들어가니 채 가시지 않은 락스냄새가 났다.

이또한 나는 '화장실의 청결은 중요하게 생각했나보지'하고 대수롭지 않게 넘겼다.

욕조에서 목욕을 하는데, 청소후에 지친 몸이 따듯한 물에 들어가 노곤노곤해지니 깨무룩하게 졸고 말았다.




정신을 차리니 어느새 내가 몸을 담그고있는 목욕물은, 물이 아니라 시뻘건 핏물이었다.

강렬한 피비린내에 정신이 번쩍 들어서 비명을 지르며 욕조에서 뛰쳐나왔다.

손을 털어냈더니 욕실 사방팔방에 피가 튀겼다.

손으로 문질러내니 붉은색의 피가 끈적하게 문데졌다.

하얀색의 욕조타일의 붉은색의 발자국이 생겼다.

분명 나는 맑은 물에 몸을 담그고 있었을 터이다. 하지만 이건 분명히 피다.

물에 피가 섞인것도 아니고 이 자체가 피다.

뭐지? 뭐야? 뭔데?


이상한 입욕제를 넣었나?

-입욕제는 커녕 비누도 안들어갔다.

수도관이 낡아서 녹물이 나왔나?

-신축빌라인데다가 들어갈때 까지만 해도 맑은 물이었다.

내 몸에서 나온 피인가?

-몸 구석구석을 살펴봐도 상처는 없었으며, 이정도 피는 치사량이다.


이 상황을 이해할 수 없다. 이성적으로 받아들일 수 없다. 납득이 안간다.

20년의 '이성적인'사고능력이 과부하를 일으키고 있었다.

부글부글

욕조에서 부글거리는 소리가 나서 뒤를 돌아봤다.

시뻘건 핏물 안에서 누군가 천천히 몸을 일으키고 있었다.

벌거벗고 있는, 피가 묻어서 몸은 물론 눈동자까지 시뻘건색의 여자와 눈이 마주쳤다.

여자가 얼굴을 찡그렸다. 우는 것 같았다. 여자의 눈에서 왈칵하고 피가 흘렀다.

문득 어머니가 말씀하셨던 '이세상 사람이 아닌 사람'이라는 단어가 떠올랐다.

여자는 욕조밖으로 걸어 나와 내가 디딘 발자국을 그대로 밟으며 나에게 다가왔다.

나는 겁에 질려서 뒷걸음질쳤다. 매끈한 타일바닥에 피로 미끌미끌한 발바닥이 미끌어진다.

그대로 벽까지 몰렸다. 그녀가 내 머리를 잡아채더니 욕조쪽으로 질질 끌고가기 시작했다.

비명을 지르려고 했으나 어느새 목에 큰 상처가 있어서 피가 뿜어져나오고 있었다. 목소리가 나오지 않는다.

있는데로 손을 휘두르다가 무릎높이에 있는 수도꼭지를 잡았다. 수도꼭지가 비틀어지면서 피가 뿜어져나왔다.

여자는 나를 강하게 잡아당겼고 나는 머리카락이 뜯겨지는 것 같은 고통을 느꼈다

결국 핏물때문에 미끌어져 수도꼭지를 놓치고 말았다.

나는 그대로 핏물속으로 쳐넣어졌고, 의식을 잃었다.




정신을 차리니 나는 욕조에 얼굴까지 잠긴채로 허우적거리고 있었다.

입에 들어간 물을 토해내면서 일어나고 나니 상황이 이해가 가기 시작했다.

욕조에서 졸다가 꿈을 꾼 것이다.

그 여자는 나의 무의식의 산물이며 실존인물이 아니다.

나는 내 꿈을 나름대로 해석하며 놀란 가슴을 진정시키며 몸을 닦았다.

몸이 미끌어져 물에 얼굴이 들어가서 숨을 못쉬었기 때문에 고통스러운 꿈으로 표현이 된 것이며,

또한 꿈에서 나온 목의 상처는 기도로 물이 들어갔기 때문이라고 해석이 가능하다.

피와 피냄새는 화장실에서 진동하는 락스냄새에 의한 것이며

내가 욕조에서 뛰쳐나온 것과 욕조 안에서 나온 여자는 어서 물 밖으로 나가야 한다는 생존본능의 산물이다.

그리고 수도꼭지를 잡은 것은...?

무심코 수도꼭지를 봤다. 이 수도꼭지는 내 꿈에서 어떤걸 상징할까.

무릎높이에 있는, 세면대와는 별개로 세숫대야를 놓고 쓰는, 손빨래등을 하는 그런 용도의 수도꼭지.

수도꼭지를 돌려보니 꿈과는 다르게 맑은 물이 나온다.

순간 허무해졌다. 겨우 꿈을 심각하게 생각한 자신이 바보같아졌다.

결론은 앞으로 목욕할때는 졸지 말아한다는 교훈을 얻었다는 것이다.

나는 수도꼭지를 잠그고 몸을 일으켰다.

그런데 손에 피가 묻어있었다.


    • 글자 크기
부산역 여관바리 괴담.(경험담) (by 김스포츠) 지리산의 공비귀신 (by 오바쟁이)
댓글 7

댓글 달기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조회 수 추천 수
8170 실화 부산역 여관바리 괴담.(경험담)7 title: 보노보노김스포츠 10081 5
실화 ☆모르는게 약 아는게 힘-2☆7 title: 병아리커피우유 3094 4
8168 실화 지리산의 공비귀신7 title: 연예인1오바쟁이 3895 3
8167 실화 일본 유학 중, 공포 실화 3편7 title: 양포켓몬익명_b82c4e 6614 6
8166 실화 신에게 약속을 지키지 않으면...........7 title: 연예인1오바쟁이 4355 3
8165 실화 베란다의 흰천7 title: 하트햄찌녀 1751 3
8164 실화 개그맨 홍록기가 겪은 이야기7 title: 연예인1오바쟁이 770 2
8163 실화 대구의 어느 여고앞7 title: 하트햄찌녀 2459 1
8162 실화 골목길의 향 냄새7 title: 연예인1오바쟁이 3510 2
8161 실화 일본 유학 중, 공포 실화 4편7 title: 양포켓몬익명_c190f4 5530 4
8160 실화 무당과의 대화, 내가 만난 귀신. 2편7 형슈뉴 27338 3
8159 실화 저주받은 여자와 꼬인 영어샘 5 (끝)7 고수바리 2467 6
8158 실화 우리 동네 화장실 귀신들..7 title: 연예인1오바쟁이 3089 2
8157 실화 여자친구를 기다리다..7 사나사랑 2383 9
8156 실화 동원 가서 만난 아기 영가들7 title: 연예인1오바쟁이 3239 3
8155 실화 구렁이의 저주 27 title: 연예인1오바쟁이 3300 3
8154 실화 기쌘여자 VS 칼든귀신7 우다 373 3
8153 실화 [괴담?실화] 제천 늘봄가든7 title: 한승연1도발적인늑대 3861 6
8152 실화 중고차 살 때 무당 친구가 말린 썰.jpg7 팔렌가든 1494 2
8151 실화 내친구가 박보살을 만난다면 ? 귀신보는내친구 3탄7 title: 연예인1오바쟁이 8661 3
이전 1... 3 4 5 6 7 8 9 10 11 12 ... 416다음
첨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