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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화

아내를 잃고 미쳐버린 황제 이야기

개팬더2015.06.09 22:49조회 수 1750추천 수 3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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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그림은 19세기 러시아의 사실주의 화가인 일리야 레핀의 작품이다.

이 그림에서 이반 4세는 피흘리며 죽어가는 아들을 껴안고 공포에 떨고 있다.

붉은 카펫에는 아들을 내리친 쇠막대가 놓여져 있다.



이반 4세는 세 살 때 아버지를 잃고 여덟 살 때 어머니를 잃었다.

특히 어머니는 당시 권력을 잡은 귀족들에게 독살을 당했는데,

그는 이런 잔인한 권력다툼의 중심에서 공포에 떨며 성장했다.



1547년, 열 여섯의 나이에 황제에 오른 이반 4세. 그는 최후의 일인자가 되었다.

그가 등극하자 러시아 전역에서 치열한 예선을 거쳐 1,000여명의 미인들이 선발되었다.

모스크바에 모인 이들은 여기서 가장 까다로운 마지막 관문을 통과해야 한다.



심사관으로 선발된 궁녀들은 미인들의 온몸을 샅샅이 검사했다.

그리고 최종 합격자가 된 미인들은 별채에 머무르며 황제의 부름을 기다렸다.

황제는 이때부터 별채의 미인들을 마음대로 잠자리로 불러들일 수 있었다.



황제의 부름을 받은 미인들은 새벽부터 일어나 몸단장을 하였다.

몇 달 동안 미인들과 잠자리를 가져본 황제는 여기서 영예의 대상을 선정해야 했다.

그는 고심끝에 빛나는 외모와 총명한 지혜를 갖춘 '아나스타샤'를 왕비로 뽑았다.



현명한 아내를 맞이한 이반 4세는 그녀로 인해 마음의 평온을 되찾고

그동안 어린 시절의 아픔으로 닫혔던 자신의 어두운 세계가 열리는걸 느꼈다.

아나스타샤의 조력으로 그의 초기 통치는 13년 동안 눈부시게 발전했다.

백성들을 위한 법과 제도의 개혁으로 그는 성군으로 추앙받았다.



하지만 1560년, 그토록 사랑했던 아나스타샤가 갑자기 세상을 떠났다.

그러자 그동안 숨겨져있었던 황제의 광기가 피의 날개를 달았다.

그는 아내의 죽음이 어머니와 같은 독살이라고 단정했다.



그는 곧바로 의심되는 귀족들을 재판도 없이 죽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귀족들을 억누르기 위해 '오프리치나'라는 친위대까지 거느렸다.

이때부터 러시아는 피의 역사를 뒤집어 쓰게 된다.



폭군으로 변한 이반 4세의 칼날은 그 누구도 피해갈 수 없었다.

한 귀족이 살해될 때마다 가족, 친척, 친구는 물론 그 하인과 농민들까지 죽어야 했다.

이로써 광기로 얼룩진 러시아의 도시와 농촌은 폐허가 되었다.



또 황제는 이상한 성도착 증세를 보이기도 했다.

여러 명의 소녀들을 발가벗긴 뒤 큰 울타리에 집어 넣어 닭을 잡게 했다.

그러면 황제의 명령에 따라 병사들이 이 소녀들에게 활을 쏘았다.

그 중에 다행히 먼저 닭을 잡은 소녀는 살아날 수 있었다.



여기에 바실리 대성당에 관한 만행도 빼놓을 수 없다.

황제의 명령으로 건축된 이 성당은 오늘날 그 웅장함과 아름다움으로도 유명하다.

그는 성당이 완성되자 다른 곳에서는 이런 성당이 만들어져서는 안된다며

관련 건축자들을 모두 소환하여 눈을 뽑아버렸다.



황제의 처형방식도 실로 끔찍했다.

그는 정적을 죽일 때 날카로운 쇠막대기로 찔러 죽였는데,

그 때 이 모습을 사형수의 어머니가 보게 한 뒤 같이 살해하였다.

그러다 결국 이 끔찍한 만행이 부메랑으로 돌아왔다.



어느 날, 만삭이 된 며느리가 황제에게 문안을 드리러 왔는데,

황제는 며느리가 입고 온 옷이 맘에 안든다며 심한 욕설을 퍼부었다.

그러자 황태자가 앞으로 나서 "너무 심하지 않냐"며 항의하자,

이에 이성을 잃은 황제가 쇠막대기를 휘둘러 아들의 머리를 내리 친 것이다.



머리를 얻어 맞은 아들은 그 자리에서 쓰러졌고 머리에선 피가 솟구쳤다.

이에 깜짝 놀란 황제가 아들을 부둥켜 안았지만 아들은 곧 뇌출혈로 사망했다.

이 광경에 경악한 며느리는 그 자리에서 아이를 유산하고 말았다.

순식간에 황제는 후계자 둘을 잃어버렸다.



이에 충격을 받은 황제는 종교에 귀의하여 친위대를 해산시켰고,

둘째 아들 표트르에게 모든 권력을 넘겨주었다.

평생 죄책감에 시달리던 황제는 죽을 때 아내와 아들의 이름을 되내였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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