랜덤게시물 단축키 : [F2]유머랜덤 [F4]공포랜덤 [F8]전체랜덤 [F9]찐한짤랜덤

2CH

문에 달라붙는 것

클라우드92019.08.30 14:46조회 수 1131추천 수 2댓글 2

    • 글자 크기


생각보다 조금 늦어, 주변은 이미 어두워지고 있었다.
 
뭐, 일이 늦어지면 초과 수당이 나오니 상관은 없지만, 그렇다해도 어두워지기 전에 일을 마치고 싶었다.
 
그 기분 나쁜 집에 가야하니까.
 
 
 
그 집은 문 옆에 작은 창이 붙어있어, 거기로 우편물을 넣는다.
 
큰 우편물은 들어가지 않는데다, 집에서 개를 키우는지 우편물을 넣으려하면 개가 다가온다.
 
작은 창은 아랫쪽이 불투명한 유리라, 개가 문을 향해 열심히 달려오는게 보인다.
 
 
 
뒤편으로 돌아가면 부엌문이 판자로 봉해져 있고, 모든 창에는 덧문이 쳐져있다.
 
왠지 모르게 기분 나빠, 언제나 우편물을 반 정도만 찔러넣고 서둘러 돌아오곤 했다.
 
날씨도 이상하기에, 조금 코스를 바꿔 그 집에 먼저 찾아가기로 했다.
 
 
 
평소처럼 우편물을 창에 찔러넣으려는데, [쾅!] 하고 문에 커다란게 부딪히는 소리가 났다.
 
개가 뛰어와 부딪혔다고 생각하기에는 소리가 너무 컸다.
 
개 짖는 소리가 나는 것도 아니고...
 
 
 
뭐지?
 
불투명한 유리를 보았다.
 
검은 실루엣이 뒷걸음질치고 있다.
 
 
 
개가 아닌 것 같다.
 
그렇게 생각한 순간.
 
[쾅!]
 
 
 
불투명한 유리에 달라붙은 검은 것은...
 
사람이었다.
 
머리카락이 긴 여자 얼굴.
 
 
 
불투명한 유리를 통해서도 알 수 있었다.
 
나는 서둘러 도망쳤다.
 
동요하면서도 배달을 전부 끝내고 우체국으로 돌아오는 사이, 나는 문득 깨달았다.
 
 
 
그 모습은 여자가 문에 달라붙은 게 아니라, 누군가가 여자를 문에 집어던지고 있었다는 것을.
 
범죄가 아닐까 싶어, 나는 우체국으로 돌아와 상사에게 보고했다.
 
하지만 상사의 대답은 내 예상 밖의 것이었다.
 
 
 
[그 집, 반년 전에 이사했잖아. 몰랐었나?]
 
하지만 그렇게 되면, 내가 배정 받고 배달한 3주치 우편물을 모두 잘못 배달한 셈이 된다.
 
대개 이사 신고가 접수되면 배달 구획에 카드로 표기가 되지만, 그 집만 빠져있던 것이다.
 
 
 
그대로 내버려두면 징계처분을 받을테니, 잘못 배달된 우편물을 가지러 가야만 했다.
 
그 집에 다시 갔지만, 문을 두드려도 아무 대답이 없다.
 
문을 연다.
 
 
 
틈새로 들여보며 말을 걸었지만, 사람은 커녕 개도 대답이 없다.
 
문 안쪽을 보니, 우편물이 잔뜩 떨어져있다.
 
그냥 가져가면 혹시 경을 칠까 싶어, 상사에게 전화해봤다.
 
 
 
[구청에 전화해볼테니까 기다려.]
 
기다리는 사이, 문 틈새로 안을 다시 한번 들여다봤다.
 
현관에는 어렴풋이 먼지가 쌓여있고, 사람이 들어간 흔적은 없다.
 
 
 
그제야 등골이 오싹해졌다.
 
먼지 위에 발자국도, 사람이 끌려간 자취도, 개의 발자국조차 없다.
 
우편물 위에도.
 
 
 
내 망상이었나 싶어 불투명한 유리로 눈을 돌리자, 거무칙칙한 손자국이 찍혀있었다.
 
그 손자국에서, 피가 뚝뚝 아래로 흘러내린다.
 
나는 그대로 우편물을 긁어모아 죽어라 도망쳤다.



    • 글자 크기
댓글 2

댓글 달기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조회 수 추천 수
8749 실화 (99.6%실화) 소름돋았던가위2 title: 그랜드마스터 딱2개ILOVEMUSIC 970 2
8748 혐오 [혐] 귓속에 벌레기르기2 게릿콜 877 0
8747 실화 후배 이야기2 title: 이뻥아이돌공작 954 1
8746 실화 제가 2~3개월전에 알바하다 생긴실화입니다2 title: 연예인1오바쟁이 1225 1
8745 실화 군대 실화에 이은 또 하나의 실화입니다.2 title: 연예인13라면먹고갈래? 943 1
8744 기타 한국에서 미라가 발견 되었을까?2 미미미미치 1347 0
8743 실화 운동회날2 title: 병아리커피우유 1190 7
8742 실화 학교 화장실2 title: 양포켓몬패널부처핸접 722 1
8741 단편 엄마. 이거 비밀인데.2 title: 잉여킹아리수드라 973 1
8740 실화 객귀를 쫒는 법2 title: 잉여킹조선왕조씰룩쎌룩 6270 1
8739 혐오 예상치 못했던 첫경험 [혐오]2 클린한세상 1681 0
8738 실화 친구 여동생..2 title: 아이돌미션임파선염 2680 2
8737 기묘한 6.25때 구미호 목격담2 title: 아이돌의젖홍길동 2008 1
8736 실화 내 소꿉 친구 는 귀신보는 아이 (11부)2 title: 이뻥아이돌공작 2169 2
8735 기묘한 어느 디시인의 꿈이야기.jpg2 title: 금붕어1아침엔텐트 2271 0
8734 실화 지리산 산골짜기 계곡 경험담2 title: 아이돌의젖홍길동 2513 5
8733 실화 이상한 타로카드 집2 title: 하트햄찌녀 4731 4
8732 실화 대천해수욕장 어느 모텔방의 귀신2 엘프랑 1826 3
8731 실화 제 실화몇개... (잠못잠주의)2 title: 이뻥아이돌공작 1148 1
8730 실화 처음겪었던 무서운 실화입니다.2 title: 연예인1버뮤다삼각팬티 1139 1
첨부 (0)
로그인

o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