랜덤게시물 단축키 : [F2]유머랜덤 [F4]공포랜덤 [F8]전체랜덤 [F9]찐한짤랜덤

단편

바바리 맨

클라우드92019.09.06 16:00조회 수 873댓글 1

    • 글자 크기


내가 사는 동네는 산복도로라고, 산 중턱에 여러 도로를 내어 그 주변으로 집들이 배치되어 있는 그런 동네였다. 
그래서 굽이굽이 고갯길이 많았고, 어두운 골목길이 많아 밤 늦게 여자 혼자 다니기엔 무서운 곳이였다. 
우리 집도 그런 어두운 골목길에 속해있어서 학교 마치는 시간이면 늘 엄마가 데리러 나오곤 했다. 


오늘도 여느때나 다름없이 야자를 마치고 집을 가는길이였다. 
원래라면 엄마가 나와 있어야 하지만, 오늘은 일때문에 친척집에 가 계셔서 혼자 집으로 내려 가고 있었다. 
무서울 법도 한데 18년 동안 다니던 길이라 그런지, 나이가 들어서 인지 익숙해서 아무렇지도 않았다. 

 

"응. 엄마 ? 어어. 지금 가고있어. 에이 무슨 소리야. 그런거 없다니까? 하여간 우리 엄마 ." 

 

혼자 돌아가는 내가 불안한지 엄마는 전화 걸어서 까지도 늘 걱정이였다. 
그런 엄마의 걱정을 내내 들으며 걷다보니, 어느샌가 집에 다다라 있었다. 

 

"지금 들어가. 이따 씻고 전화 할게." 

 

전화를 끊고, 메고 있던 가방에서 열쇠를 꺼내려는 찰나. 

 

'....어?' 

 

순간적으로 등골이 오싹해졌다. 
아까까지만 해도 전혀 느끼지 못했던 시선이 바로 등 뒤에서 느껴졌기 때문이다. 

바로 뒤돌아 보기엔 겁이 나서 뒤쪽을 곁눈질로 힐끔 쳐다보는데, 
뒤에 있던 전봇대에서 무언가가 눈에 밟힌다. 

 

'뭐야 저건 ......' 

 

잔뜩 긴장하고 전봇대 뒤쪽을 유심히 살펴보는데, 사람이었다. 
대머리에 아이보리 색의 버버리를 입은 남자 사람. 
말로만 듣던 바바리 맨이었다. 

강도나, 살인마 같은 드라마 속에 나올법 한 상황들을 생각하고 있었던 탓인지 나도 모르게 실소가 나와버렸다. 
긴장이 풀리는건 고사하고 안도감 마저 들 정도였다. 
그리고 실제로 마주친건 처음이라 그런지 조금은 궁금해서 여기저기 살펴볼 요량으로 보는데, 아뿔싸. 
두 눈 부터 마주쳐 버렸다. 

바바리맨은 내 눈을 뚫어 져라 쳐다 보더니, 갑자기 히죽하고 웃었다. 

 

'아 뭐야 더럽게.' 

 

순간 뭐 저런게 다 있나 싶어 욱해버렸다. 
얼굴이나 특징 기억해뒀다가 경찰에 신고나 해야겠다 싶어 머리부터 찬찬히 하나하나 뜯어보며 시선을 내렸는데. 


어라. 
내가 잘못봤나 ? 
설마. 그럴리가. 


다시 한번 머리부터 훑어 내려보는데. 


어. 진짜 없다. 

 

 

공포의 시작은 깨닫는것 부터 라고 했던가. 
다리가 사시나무 떨리듯 덜덜 떨린다. 
처음의 호기심과 안도감 따위는 온데간데 사라지고, 극심한 공포만 남아있었다. 

그 자리에서 벗어나기 위해 기분 나쁜 두 눈을 계속 마주한채 나는 손을 덜덜 떨며 문을 열려고 애를 썼다. 
바바리맨의 기분 나쁜 눈웃음은 그칠줄을 몰랐다. 

 

[찰칵] 

 

문이 열리자 마자 나는 그 자리에서 도망치듯 집으로 뛰어 들어갔다. 
그리고 엄마한테 울며 전화를 했다. 

엄마가 올때까지 이불을 뒤집어 쓰며 덜덜 떨고만 있다 이내 나는 엉엉 울어버렸다. 

 

 


있어야 할게 없었다. 

사람이라면 당연히 있어야할 두 다리가. 



    • 글자 크기
댓글 1

댓글 달기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조회 수 추천 수
10368 실화 귀신 많은 부대에서 귀신 못보고 제대한 썰.1 title: 두두두두두ㅜㄷ두독도는록시땅 1872 2
10367 실화 여장남자 변태가 집까지 쫓아왔어요.6 개팬더 1872 1
10366 실화 중국 유학중에 겪은 사건 (실화) 마지막4 화성인잼 1872 3
10365 실화 조금은 특별한 나 8탄3 title: 연예인1오바쟁이 1872 1
10364 실화 군대에서의 괴담 6-2화 정비고의 거울26 title: 메르시익명_31841a 1871 3
10363 기묘한 세상을 떠도는 25가지 괴담1 title: 애니쨩뒤돌아보지마 1871 0
10362 실화 자매귀신의 장난(그림有)1 title: 잉여킹냠냠냠냠 1871 0
10361 실화 사주이야기+뽀나스 신기한 경험2 title: 그랜드마스터 딱2개ILOVEMUSIC 1871 1
10360 실화 용현동 굴다리다방흉가2 title: 잉여킹냠냠냠냠 1870 2
10359 실화 고시생이 겪은 기괴한 일들...4 title: 이뻥아이돌공작 1870 1
10358 실화 자살한 선배오빠 이야기2 title: 이뻥아이돌공작 1870 1
10357 단편 일본 괴담 title: 풍산개안동참품생고기 1869 1
10356 실화 고3 어느날 신길역 화장실의 기억2 클라우드9 1868 2
10355 실화 손금1 title: 투츠키9원이랑호랑 1868 3
10354 실화 미국 남북전쟁때 일어났다는 한 괴담2 title: 투츠키7엉덩일흔드록봐 1868 1
10353 실화 박보살 이야기 - 경산 코발트 광산 (경산 안경공장)1 title: 메딕셱스피어 1867 1
10352 혐오 피부암을 앓고있는 소년의 충격적인 셀카2 title: 연예인1오바쟁이 1867 0
10351 실화 실존하는 장신귀[長身鬼](대구 모아파트 4년전 100%실화)2 title: 연예인1오바쟁이 1867 2
10350 미스테리 남극해 괴생물체 닝겐2 미소테리 1867 0
10349 기묘한 '그것이 알고 싶다' 귀신 보는 여자 사연 '지금도 귀신이 보고 있어' 고백2 title: 풍산개안동참품생고기 1867 2
첨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