랜덤게시물 단축키 : [F2]유머랜덤 [F4]공포랜덤 [F8]전체랜덤 [F9]찐한짤랜덤

실화

완벽한 알리바이

클라우드92019.10.24 14:37조회 수 1613추천 수 1댓글 1

    • 글자 크기


저는 편집 일을 합니다.

한 때 작은 잡지사에 잠시 다니다가 그만둔 적이 있습니다.
사실 말이 잡지사이지 직원이라고는 서너 명 밖에 안 되는 곳이었습니다.
(언론 출판계 쪽에는 그런 곳이 의외로 많습니다.)
그 곳에서 일하던 중에 겪은 일입니다.

어느 날, 거기서 회계로 일하다가 그만둔 여자 직원 한명이 찾아왔습니다. 체불된 임금 문제로 사장을 보러왔다고 합니다. 그리고 사장실에 들어가서 이야기를 하는가 싶더니 잠시 후 언성을 높여 싸우는 소리가 들리고 무언가 박살나는 소리까지 들렸습니다.

곧이어 그 아가씨가 살기등등하게 나와서는 그대로 밖으로 나가습니다. 놀라서 사장실로 가니 사장실은 아수라장이 되어 있고 사장님이 얼굴이 피투성이가 되어서는 주저앉아 있었습니다. 싸우다가 그 아가씨가 물건을 집어던졌답니다. 그리고는 나가려는 것을 붙드니까 다시 발길로 걷어차 버렸다고.

회사에 있을 때 워낙 얌전했던 사람이라 그런 행동을 했다는 것을 믿기 어렵기는 했지만 (사실 그 아가씨가 소리 지르는 것을 듣고는 기겁했습니다.), 어쨌든 구급차를 부르고 경찰을 불렀습니다.

그런데 정말 무서운 일은 따로 있었습니다.
며칠 후, 경찰서에 가니 그 아가씨는 그날 다른 곳에 있었고 알리바이가 너무나 분명하다고 하는 겁니다. 그리고는 당사자를 불러서 대질하며 제대로 본 것이 맞느냐고 확인했습니다.

저뿐만 아니라 다른 직원들, 피해자인 사장님도 분명히 헛것을 본 것은 아니었습니다. 건물 지하 주차장에 찍힌 CCTV에도 어렴풋이 그 사람이 나타나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 아가씨는 그날 (새로 들어간) 회사에서 하는 행사 때문에 하루 종일 멀리 떨어진 지방에 있었고. 그것을 본 사람이 100여명 넘게 된다는 겁니다. 목격자들뿐만 아니라 다른 증거들도 있었습니다.

CCTV로는 얼굴까지 제대로 분간되지 않으니, 도리어 우리가 거짓말쟁이가 될 판이었습니다. 실제로 그 아가씨는 명예훼손으로 고발하겠다고 길길이 뛰었습니다. 다행히 그 자리에 있던 형사님과 변호사님이 '오해할만한 상황'이라고 설득해주시는 바람에 거기까지는 가지 않았습니다만…….

결국 경찰의 결론은, 누군가 그 아가씨로 꾸미고 나타났던 것으로 내려졌습니다. 하지만 처음에 언급 드렸듯이 작은 회사였기에 우리들은 서로에 대해 잘 알던 처지였습니다. 그런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고 가까이서 얼굴을 보여도 속일 수 있을 만큼 완벽한 위장이 가능할까요?

그리고 누군가 그 정도로 완벽한 위장을 하고 나타났다면, 그 목적이 겨우 사람을 두들겨 패는 것이었다는 것도 좀 이상합니다.



    • 글자 크기
댓글 1

댓글 달기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조회 수 추천 수
4408 실화 소름끼치는 룸메 실화 (스압) title: 연예인13오뎅끼데스까 1372 1
4407 실화 꿈을 함부로 팔지 마세요2 title: 연예인13오뎅끼데스까 1581 4
4406 실화 신촌 원룸 도둑 사건1 title: 금붕어1아침엔텐트 1543 3
4405 실화 부산 실종 고교생의 미스터리한 행적1 title: 금붕어1아침엔텐트 1992 5
4404 실화 여자친구를 기다리다..7 사나사랑 2384 9
4403 미스테리 머리 잘린 닭의 일생2 title: 두두두두두ㅜㄷ두안구정화죽돌이 880 4
4402 실화 히치하이커2 title: 고양이3전이만갑오개혁 880 4
4401 실화 나 안잊었어?3 title: 고양이3전이만갑오개혁 1160 3
4400 실화 군 근무 중에 만난 스님 이야기3 title: 고양이3전이만갑오개혁 1584 3
4399 실화 경북 영천 귀신들린 나무 이야기2 title: 고양이3전이만갑오개혁 1575 3
4398 혐오 대륙의 식당3 title: 연예인1오바쟁이 1130 0
4397 미스테리 죽음의 호수 title: 연예인1오바쟁이 892 3
4396 사건/사고 이윤상 유괴 살인 사건 txt2 title: 고양이3전이만갑오개혁 1278 3
4395 실화 대순진리교 끌려간 썰풀이(꼭 읽어주라)3 title: 고양이3전이만갑오개혁 1570 4
4394 2CH 종교시설의 지하1 title: 고양이3전이만갑오개혁 998 1
4393 Reddit 저주요! 저주! 저주 하나에 1 달러!2 title: 고양이3전이만갑오개혁 663 3
4392 Reddit 너에게 남기는 메세지 title: 고양이3전이만갑오개혁 494 1
4391 실화 지인들의 묘한 꿈 얘기 + 꿈에서 꿈이라고 말하면 생기는일 title: 고양이3전이만갑오개혁 1171 0
4390 실화 4호선 타고가다가 실제로 겪었던 일이야.2 title: 고양이3전이만갑오개혁 1770 6
4389 실화 길에서 돈 줍지 마1 title: 고양이3전이만갑오개혁 1655 4
첨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