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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화

이름을 주문삼아서 귀신을 물리친 이야기

title: 하트햄찌녀2019.10.25 13:49조회 수 3056추천 수 1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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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돈복에게 일찍이 기이한 일이 있었습니다.


그것은 다름이 아닌 시골에 있던 신돈복의 친구에게 있었던 일로

그는 시문에 능하여 글을 잘 지어서 글재주에 능한 선비였습니다.

 

그런 그가 여섯 해 내지 일곱해 전인 어느날 괴질에 걸려서 몇 달 동안을 고생하는 것이었습니다.

신돈복이 병문안하려고 가서 보니 그 문턱에 이르렀을 뿐인데도 그의 아들이 마중을 나와서 기뻐하며 그를 안으로 모시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신돈복이 그 친구 아들의 안내를 받아 방안으로 들어가니

그의 친구는 의관을 정제하고 일어나서 그를 보고 예를 갖추었습니다.

그 와중에 신돈복이 자신의 친구가 말하고 행동하는 것을 보고 들으니 전혀 아픈 사람이라고는 믿을 수 없었습니다.

 

기이하게 여긴 신돈복이 물었습니다.

"자네의 병이 위중하다고 해서 왔더니 어떻게 된 일인가?"

 

친구는 이에 대답하였습니다.

"자네가 보고 싶었는데 오늘 다행히 이렇게 찾아 주는구려. 내 청하는 바 같이 있어 주시오."

 

신돈복이 그 말을 듣고 어쩌다가 병이 들었는지 이상히 여겨 물었습니다.

그 말에 신돈복의 친구는 웃으면서 다음같이 말했습니다.

 

"내가 병을 얻는 것은 매우 기이한 일이었네.

몇 달 전에는 처음에 고뿔(감기의 우리말)에 걸린 듯 했지.

어느 날 하루는 깜빡 선잠이 들고 말았는데 깨고 보니 오른쪽 겨드랑이에 벌에 물린 것 같은 흔적이 있지 않겠는가?

처음엔 가늘어서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놔두었더니 점점 커지며 나중에는 한되가 될 정도더니 나중에 가슴 옆까지 어린 아이만한 크기가 되지 않겠는가?

거기에서 더 기이한 것은 매우 사나운 사내의 목소리가 난다는 것이었네.

매우 거칠고 난폭하여서 그 점같은 것이 있는 곳에서 날뛰면 내 몸이 천장으로 닿을 듯 날뛸 지경에 이르렀으나 가족들도 어쩌지 못하였네.

나는 마음 속으로 사악하고 요망한 귀물이 붙었다고 생각하였네.

이렇게 몇 달 동안 있었던 일들은 글과 말로 다 할 수 없을 걸세.

판수(맹인. 독경을 업으로 삼는 이들인데 맹승이라고 하여 옥추경 등을 읽고 악귀를 쫓는 이들이다. 이들은 산통으로 점을 쳐서 악귀의 유무를 알아본다)를 불러

경을 읽게도 하였고 고승으로 이름난 승려들을 청해 설법하게도 하였으나 다 소용없는 짓이었네.

이 요사스러운 것이 늘 이상한 소리를 내기도 하는데 이야기하는 것은 사람과 다를 바 없었네.

내가 일찍이 들은 바 귀신은 무서워하는 게 있다던데 내가 평소에 알고 지내었던 친구 이름을 시험삼아 한번 불러 보았네.

부르면 귀신이 '무엇을 두려워할까 보냐.'하더니

자네 이름을 부르자 그 귀신이 엎드려선 벌벌 떨면서 하는 말이 '아이고 무서워. 아이고 무서워 죽겠네.' 하는 것이 아닌가?

그래서 내가 자네 이름을 크게 부르기를 계속 반복하니 어느 때엔가 조용히 아픈 증상이 사라진 것이 아닌가? 이런 까닭에 자네를 몹시 보고 싶어하였네."

 

신돈복은 그와 더불어 거의 하루 동안 이야기하다가 저녁 무렵에야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이에 대해 신돈복은 다음과 같이 말하였습니다.

 

나는 사람됨이 옹졸하고 용렬하여 나를 두려워하는 사람이 없는데 이제 귀신이 나를 이토록 두려워하는 것은 기이하고도 이상한 일이다. 하는 것이었습니다.

 

이 이야기는 신돈복(1692년~1776년)이 기록한 학산한언에 나오는 이야기입니다.

 



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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