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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화

숙직하면서 겪었던 일

클라우드92019.11.06 15:21조회 수 2931추천 수 2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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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올리는 이야기는 제가 자라면서 겪어온 시간 순서에 따라 적고 있습니다.

 

물론 앞의 '쩝쩝쩝' 같은 경우는 가장 최근의 일이긴 하지만 그 생생함을 잃지 않으려 바로 적긴 했습니다.

 

이번에 들려드릴 이야기는 공장안에서 겪은 이야기입니다.

 

 

 

공장의 자재중에는 알류미늄이 가장 비쌌습니다.

 

가공이 되서 들어온 재료를 다듬어 조립을 해서 완제품을 만드는 과정이었는데,

 

일감이 많다 보면 밖에 쌓인 자재들을 다 소화시키지 못하고 퇴근을 해야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아까 말했다시피 비싼 알류미늄은 도둑들의 좋은 먹이감이었습니다.

 

그래서 그런 날에는 숙직을 하고는 했는데 주로 공장에 저랑 앞전에 말했던 동생이 남고는 했습니다.

 

 

동네에 커다란 개를 풀어놓고 기르는 집들이 많아 도둑 걱정은 없었거니와 

 

매일같이 일하는 곳이니 무서운 것은 딱히 없었습니다.

 

그 날 전까지는 말이죠.

 

 

숙직을 하게 되면 읍내에 나가서 장을 봐와서는 동생이랑 혹은 혼자 고기를 구워먹고는 했습니다.

 

자재를 땅에 닿게 놓으면 녹이 일기 때문에 파레트라고 하는 지게차로 짐을 들기 편하게 놓는 부자재 위에 올려놓는데

 

이게 오래되면 종종 부서지곤 했습니다.

 

추운 겨울철에는 빈 페인트통 같은데 부서진 파레트를 넣고는 불을 피워 몸을 녹이곤 했죠.

 

마찬가지로 숙직을 할 때 부서진 파레트로 불을 피워 나온 숯으로 고기를 구워먹곤 했습니다.

 

밤늦게 공기 맑은 동네에서 모닥불을 피우고 고기를 굽고 있으니 운치도 있었고 

 

소주 한 잔 곁들이고 자면 잠도 잘와서 일석이조였죠.

 

 

 

늦여름이었습니다. 

 

이 때 주말이 끼어서 이틀이나 공장이 비어서 이틀을 숙직하게 되었습니다.

 

여자친구가 대학교 CC였는데 울산 사는 친구라 자취를 하고 있었는데 

 

저는 숙직을 하니 혼자이기도 하고 데이트도 못하니 아쉽고 해서 부모님께 허락을 받고 공장 숙소에서 놀기로 했습니다.

 

 

숙소래봐야 공장 건물 옆에 판넬로 지은 두칸짜리 방이었지만 침대도 있고 티비, 컴퓨터, 냉장고, 정수기도 있었습니다.

 

여자친구와 저녁에 이런 저런 얘기를 하다 읍내 마트에서 장도 보고 와서 멋지게 불도 피우고 고기와 술도 먹고

 

뭐....... 네.... 뭐.... 음.........

 

다음날 오후 4시쯤에 어머니께 전화가 왔습니다.

 

전날 새벽늦게까지 놀았던 우리는 그 때까지 자고 있었죠.

 

잠에 젖은 목소리로 전화를 받았더니 어머님께서 간단한 심부름을 시키셨습니다.

 

 

전화를 끊었는데 전날 피곤했는지 여자친구는 전화소리에도 깨지 않고 곤히 자고 있더군요.

 

그래서 여자친구 깨기 전에 다녀올 생각으로 조용히 나갔습니다.

 

밖은 가을로 접어들고 있어서인지 산 안에 있어서인지 벌써 해가 뉘엇뉘엇 눕고 있더라고요.

 

심부름을 하고 돌아오는데 여자친구 전화가 왔습니다.

 

 

"어 ㅇㅇ아~ 일어났어?"

 

 

그런데 여자친구가 울고 있는 겁니다.

 

 

"오빠... 어디야...?"

 

 

저는 놀래서

 

 

"왜 그래 무슨일이야!?"

 

"오빠..... 빨리 와주면 안돼.....?"

 

 

여자친구는 이유는 말하지 않고 빨리 와달라고만 하는 겁니다.

 

저는 알겠다고 하고 전화를 끊고는 부리나케 달려갔습니다.

 

무슨 일인가 싶어서 숙직실로 뛰어 들어가니 여자친구가 침대 구석에서 이불을 덮고 울고 있는 겁니다.

 

왜 그러냐고 물어보려다 보니 천장에 형광등이 하나 없는 겁니다.

 

깨진 형광등이 쓰레기통에 담겨있더군요.

 

 

"ㅇㅇ아 왜 그래 무슨 일이야?"

 

 

조심스레 물어봤는데 자다 일어나서 제가 없어서 놀랐는데 잠시 나갔지 싶어서 기다리고 있었는데 갑자기

 

쾅!!하면서 형광등이 떨어졌다는 겁니다.

 

그래서 그걸로 놀란 여자친구도 귀엽기도 하고 안쓰럽기도 하고 안아주고 달래줘서

 

집에 데려다 주고 저는 다시 공장으로 돌아왔습니다.

 

그 날 저녁은 간단히 숙직실에 있는 음식으로 떼우고는 라디오를 틀어 놓고 잤습니다.

 

그 날따라 유달리 바람이 많이 불더라고요. 

 

바람이 불어서 숙직실 문이 덜컹거리고 판넬로 만든 건물은 삐걱대고

 

 

 

 

 

 

 

이러다 무너지는 거 아닌가  문이 너무 덜컹거려서 부서지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잠이 살포시 들었다고 생각했는데 이상한 소리에 잠이 깼습니다.

 

 

엄마........... 엄마.....................

 

엄마.......... 엄마....................

 

 

라디오에서 어린아이 목소리로 이상한 음성이 흘러 나오고 있는 겁니다.

 

잠이 덜 깨서

 

 

'아 라디오 사연같은 거 읽는 건가보네...'

 

 

하고 있는데 갑자기 생각난 것이

 

저는 사실 컴퓨터로 라디오를 틀었고 30분이 지나면 컴퓨터가 꺼지게 해놨고

 

그리고 음악만 24시간 틀어주는 채널을 틀어놨었다는 것이었습니다.

 

그 생각에 벌떡 일어나 보니 컴퓨터는 꺼져있고 스피커에서 아이 목소리는 계속해서 흘러나오고 있었습니다.

 

너무도 놀라서 스피커 코드를 잡아 뽑으니 소리가 안나더군요.

 

 

한숨 놓고 그냥 근처 다른 주파수가 우연히 스피커로 흘러 나온거겠지 하고 스스로를 안심시키고 있었습니다.

 

그 때 바람에 덜컹거리던 문이

 

덜컹! 덜컹! 덜컹덜컹!! 철컥!!철컥!! 철컥철컥!!!!!!! 하는 겁니다.

 

 

바람에 문이 덜컹거리는 건 이해할 수 있었는데 갑자기 문고리돌리는 소리가 나면서 바람이 미친 듯이 불었습니다.

 

이건 착각일거야 이건 착각일거야를 되뇌이면서 

 

이불을 머리끝까지 덮어쓰고는 아침까지 잠도 못들고 그렇게 지새웠습니다.

 

 

 

형광등은 갑자기 왜 떨어졌을까요?

 

스피커에서 흘러나오던 소리는 잘못 들은 것이었을까요?

 

문고리는 바람에 흔들린 것이었겠죠?

 

그렇겠죠??

 

 

 

 

원출처:다음블로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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