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시절 같은 내무반 전산병에게 들은이야기 입니다.
전산병들은 일반 군인들과 달리 전산실에서 밤을 새며 교대로 시스템을 모니터링하는 근무를 선다고 합니다.
잠시 그때 그 전산실을 대강 설명하자면
직사각형의 크지 않은 단층 건물이고 건물과 약간의 간격을 두고 철망으로 둘러 쌓여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건물을 주변엔 대나무 숲이 있었죠.
근무는 선임 한 명 후임 한 명이 한 조로 들어가고 중대와는 15분 거리쯤 되었습니다.
이야기를 들려준 전산병 후임은 어느 때와 마찬가지로 선임과 함께 새벽 2~4시 근무를 들어갔다 합니다.
전산실에 도착한 후 선임은 고장나서 입고된 컴퓨터 정비를 위해 전산실 옆에 붙어 있는 창고 겸 정비소에 들어가 있고
전산병 후임 혼자 전산실에서 상황대기를 하고 있었다고 했습니다.
혼자 있으니 노곤하니 잠오기 딱좋은 상황이라 살짝 살짝 졸고 있었는데... 갑자기 전화벨이 울리더랍니다.
'따르르릉~'
"전산실 일병 *** 입니다"
"야 나 ###병장인데 정비실로 빨리와봐~!!"
같이 근무 투입된 선임이 전화로 정비실로 오라는 말에 후임은 재빨리 신발을 신고 밖으로 나왔다고 합니다.
전산실과 정비실은 같은 건물이지만 입구가 달라 반바퀴는 뱅글 돌아야 갈 수 있었습니다.
전산실 입구를 나와 건물 코너를 막 돌았을 때 후임눈에 철조망 넘어로 대나무 숲에 하얀 물체가 보이더랍니다.
그리고 곧 늦은 밤이라 안맞던 초점이 맞춰진 순간.
그 대나무 숲에 할아버지 한 분이 하얀 옷을 입고 서 있으시더랍니다.
전산실 후임은 벙찐 상태로 잠시 하얀 할아버지 쪽을 쳐다보다 이게 어떻게 된거지 하고 생각하던 중
뒷목에서부터 꽉 뭉친 소름이 느껴졌다고 하더군요.
그리곤 헛것을 본건 아닐까 눈을 비비고 다시 그곳을 쳐다 봤다고 합니다.
그러자 그 할아버지는 그대로 서서 들어 한쪽 팔을 안쪽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이리로 오라.... 이리로 오라... 하듯이 말이죠.
전산실 후임은 혼비백산해 그대로 전산실 안으로 도망쳐 문고리를 꽉 잡고 벌벌 떨었다고 합니다.
다행히 그뒤로 별일은 발생하지 않고
후임 근무자가 도착해 근무교대를 하고 같이 근무를 선 선임과 부대 복귀를 하던 중 문득 생각나서 선임에게 물었다 합니다.
'### 병장님 아까 전화로 왜 부르셨습니까?'
'야 이 미X놈아 부르긴 누가 불러 그리고 정비실에 무슨 전화가 있다고 전화를 해?'
출처 : 오유 ... 카운셀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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