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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화

물건 주워 오지마

title: 하트햄찌녀2019.12.02 13:40조회 수 1512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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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물건을 주워오지마.
중고로 사더라도 꼭 하룻밤은 화장실에 둬.

 

고딩 때 엄마랑 내가 이유없이 싸우고 아팠던 적이 있어
이유도 없이 엄마만 보면 화가 치밀었고
엄마도 마찬가지였어

그때 엄마 머리가 항암환자처럼 빠지기 시작하더라 원인도 모르고

그렇게 엄마가 대머리가 됐고
나는 헛것을 보기 시작했어

우리집 부엌과 내 방통로를 누가 지나다니기 시작했어
밤늦게까지 공부한다고 앉아있으면 곁눈으로 스르륵 까만 그림자가 지나갔고
아빠 뭐해? 부르면 아무 얘기도 안들렸어
진짜 뚜벅뚜벅 걸어서 지나가는게 옆눈으로 보였는데 아무도 없는 게 미칠노릇이더라

근데 신기하게 엄마도 내방문과 부엌통로에 누가 계속 서있는 경험을 했더라고.

설거지하느라 그 통로를 뒤로하고 있다보면 누가 스르륵 지나가서 난줄알고, 딸. 배고파? 물어보고 돌아보면 아무도 없더라는거야.

그렇게 몇주를 미친듯이 엄마랑 싸우고 또 아무렇지않게 보내는 엉망진창인 시간을 보내다가 엄마가 도대체 이 기분을 알 수가 없어서 엄마할머니께 전화를 걸었대.
내 증조할머니는 무당의 길을 걸으신 분이라고 들었는데, 나에 대해 별 말씀은 하질 않으셔서 체감하지못하고 자랐어.

어쨌든, 할머니는 엄마에게 '너 뭘 주워왔니. 쇠막대기가 보이는데, 그거 얼른버리고 집에 소금뿌려라.' 하셨대.

엄마는 그 길로 집을 뒤지다가 아빠한테 물어봤는데
아빠가 집앞에서 막대청소기를 주워왔던거야.

그걸 얼른 내다버리고 집 곳곳에 붉은 팥과 굵은 소금을 넣은 주머니를 뒀는데 한달즈음 지나서 우리가 다 평온해지고 엄마 머리도 자랄때 보니까 굵은 소금이 새까맣게 되있더래.

그 이후로 증조할머니께선 이제 괜찮다며 엄마에게 원한이 있던 없던 누군가 쓴 물건은 누군가의 영이 깃드니까 함부로 손대지말고, 데리고와도 똥뚜깐에 하루는 꼭 재워. 그러고 써. 라고 하셨대.

사람이 살아있어도 그 기운은 다른사람함테 해악을 줄 수있대

얼마 전에 이걸 까먹고 물건을 하나 덜컥 중고로 장만했다가 호되게 고생해서, 그걸 기억하고 싶어서 썼어.

얼마 전에 빈백을 장만했거든 중고나라로
그날 유난히 피곤해서 빈백을 거실에 두고 잠이 들었는데
꿈속에서
화장실이랑 현관문 사이가 열발자국 되는 집인데
바싹마른 여자가 배가 아파 배가아파 하면서 기어다니더라고.
근데 그걸 보는 내가 숨이 막히고 미치겠어

왜 저렇게 아파해 아 나는 숨을 못쉬겠어
생각이 드는데 화장실에서 아빠랑 비슷하게생긴사람이 나오더라.
진짜 낯이 익은데 눈빛이너무 무섭고 아빠도 모르는 나의 아는 사람들의 인적을 읊으면서 다 잘지내고 있녜. 무탈하녜. 말은 안나오고 숨은 막히고
넌 뭐야 라는 말이 안나와서 걔만 노려보고있는데

현관 문을 좀 열어야겠다는거야.
누가 좀 들어와야한대 이 집에,

밖에서 우당탕탕 발소리가 들리는데
엄마가 했던 말이 생각났어.
꿈속에선 절대 문을 열지말고 나가고 들어가지마.
그거 니 관이야. 절대 안돼.

그게 생각이나더라.
그래서 혀를 꽉 깨물고 일어났어.
꿈도 잘 안꾸는데 너무 생생해서 엄마한테 얘기하니 너 또 뭘 주워왔냐 그러더라고.

그러고 거실에 나왔는데 그 배아픈 여자가 기던 그 통로에 내가 빈백을 뒀더라.

그 길로 면보에 굵은 소금을 잔뜩 싸서 빈백에 넣어놨어. 그 뒤로는 그런 무서운 꿈은 안꿨어.
 



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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