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10년전 내가 겪은 일이야
여름방학이었고, 동네 만화방에서 그 당시 한창 유행하던 공포 소설 "링"을 빌려서 눈누난나 집으로 가고 있었어.
2차선 도로를 건너야 했는데, 울집으로 가는 골목엔 횡단보도가 없었어. 양쪽 100미터 떨어진 곳에 각각 횡단보도가 있었고 그 중간인 울집 골목엔 없어서 늘 무단횡단을 했지.
난 그전에 교통사고가 난 적이 있어서 비록 2차선을 무단횡단 하더라도 정말 좌우를 잘 살피고 내 시야에 차가 없을 때만 후다닥 건넜다?
그런데 그날은 뭔가 좀 이상했어.
여느때처럼 후다닥 건너는데, 옆을 보니 어느새 1톤 트럭이 내 옆에 있네 -_-;;
꽈당! 박고 땅을 굴렀지만 교통사고가 나면 그 순간은 하나도 안 아파 넘 놀라서.
나: (무단횡단을 해서)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안 아프네요 그냥 집에 갈게요.
트럭 주인: 교통사고 나면 병원에 꼭 가봐야 돼요!!!
하나도 안 아팠는데 일어서는 순간 다리에 힘이 풀려서 주저 앉았어 ㅋ ㅋ
암튼 그 트럭을 타고 병원에 갔어.
가는 도중에 놀란 가슴을 가라 앉히다 보니 통각이 돌아와 엉엉 울고 비명을 질렀어 -_- 여름이라 반팔을 입고 있어서 살이 많이 까졌어 ㅠㅠ
병원에 와서 트럭에 타고 있던 부부랑 울 부모님이랑 얘기하는데 좀 이상한 걸 느꼈어...
그 부부 말로는 천천히 운전을 하고 있는데(내가 많이 안 다쳤으니까 되게 천천히 달리고 있었을 듯) 갑자기 내가 앞에 나타나더래.
놀래서 옆으로 차를 꺾으려고 하는데...
웬 할아버지가 있더래.
...
그래서 순간적으로 노인을 치는 것보단 학생을 치는 게 낫겠다 싶어서 내가 꽈당 ㅜㅜ
그런데 난 그런 할아버지 못 봤거든.
그 2차선 도로 사방 100미터에 건물이 없어. 덤불이야...
곡선 구간도 없어. 다 직선 도로라서 내가 그 트럭을 못 본 것도 미스테리할 뿐더러 웬 할아버지???
상식적으로 사람이 자기 앞에서 교통사고가 났다고 하면 넘 놀라서 계속 그 자리에 남아있지 않을까?
사고가 나고 그 부부외에 다른 사람은 없었거든.
아무리 생각해봐도 그런 직선 2차선 도로에서 평소에 차를 매우 조심하는 내가 트럭을 못 보고 치인 것도 이상하고.
내가 골목에서 확 튀어나온 것도 아닌데 천천히 차를 몰다가 사고를 낸 트럭 주인도 이상하고.
옆에 있었다던 정체 모를 할아버지도 이상해.
이런 게 지박령이라는 걸까?
헐ㄷㄷㄷㄷ뭘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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