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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화

막걸리

클라우드92020.01.10 13:22조회 수 1694추천 수 1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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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걸리 *긴글  

 

 

 

저의 어릴적부터 지금도 간혹 제 주변에 있음을 느끼는 한 망령에 대한 이야기 입니다.

 

 

제가 어릴적 저희 동네에는 유난히 무속인들이 많았습니다. 

 

골목골목 걸려있는 형형색색의 간판들과 알 수 없는 물건들로 거리가 항상 가득 매워져 있었죠.

 

그 날도 그 짓을 하기전까진 특별하지 않았습니다. 

 

토요일 학교가 끝나고 친구들과 서든어택 약속 있었기에 저는 가방만 집에 던져두고 길을 나섰죠.

 

가파른 언덕을 지나 내리막을 걷던중 도로변에 나와있는 점집 입구에 막걸리 병이 보였습니다. 

 

저는 아무 생각없이 그 병을 발로 툭 건들였고 병은 술을 토해내며 내리막을 굴렀습니다. 

 

병이 굴러가던 중 오르막을 올라오는 한 아주머니께서 병을 잽싸게 잡고 저에게 무슨 짓이냐고 타박 하시고 그 집으로 들어가셨습니다.

 

내가 무엇을 잘못했나 잠깐 두려웠지만 그것도 잠시 친구들과 놀며 그 기억은 금방 잊혀졌습니다.

 

 

집으로 돌아와 저녁을 먹고 평범하게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자리에 눕고 몇분뒤 제방 구석에서 '쩌어억' 하며 오래된 장판과 찐득한 발자국이 떨어지는 인기척이 들렸고 

 

처음에는 부모님인줄 알았기에 신경을 쓰지 않았으나 발자국 소리가 마치 사냥에 나선 맹수처럼 아주 천천히 들리는 것을 알아채고 

 

눈과 손에 힘을 주려는 순간 발자국소리의 범인이 제 손을 잡았으며 저는 그자리에서 꿈과 현실의 경계에 갇혔음을 느꼈습니다.

 

 

그 감촉은 참으로 선명하여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이 나는데 

 

어린아이의 목소리로 때로는 귓바퀴에 때로는 천장, 이불밑에서 저를 '아빠...아빠..아빠' 라고 부르더군요. 

 

목소리가 그렇게 차갑게 느껴질 수 있다는 것도 그 날 알았습니다. 

 

왜 저를 아빠라고 불렀을까 궁금하긴 했지만 크게 신경쓰진 않았죠. 

 

그 사건 이후로 저는 다시는 제사에 쓰이는 물건에 손대지 않습니다.

 

 

그렇게 시간이 지나고 몸이 피곤하면 이 친구는 어김없이 저를 찾아왔습니다. 

 

저는 군대 야간 경계근무때 이 얘기를 항상 했습니다. 

 

이 이야기를 믿든 믿지않든 근무중에는 다 재미있었거든요. 

 

어느 정도 짬이 되고 병장이 되어갈 무렵 저는 새로 들어온 신병과 근무를 서게 되었습니다. 

 

그 친구는 처음 스는 근무였기에 이것저것 주의사항을 알려주고 이 얘기를 들려주었죠.

 

 

다 듣고나서 신병은 갑자기 무엇을 생각하는 것 같았습니다. 

 

그러다 문득

 

 

 

 "철수상병님 저는 그 귀신이 뭐라했는지 알 것 같습니다 , 아빠가 아니라 아파 같습니다. 아파 아파 아파..." 

 

 

저는 지금도 그 생각을 하면 너무 무섭습니다. 

 

어쩌면 어릴 적 아빠라고 듣고 이해하지 못한 게 저에겐 정말 다행이었던 것 같아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출처 : 웃대 ... 빵셔틀의반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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