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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화

연습실에서

가위왕핑킹2020.02.27 15:19조회 수 5614추천 수 1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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톨하! 공포방 이벤트 생긴 거 보고 참여해봐~

 

나는 고1때 실용음악 보컬으로 진로를 정하게 되었어

 

타고난 재능도 별로 없었기에 매일 연습을 해야했는데 학원은 우리집에서 1시간 정도 걸렸고

 

고등학교를 인문계에 진학한 터라 매일 야자를 해야해서 집 근처 피아노 학원에서 연습실을 구했어

 

그래서 실음 학원에 다니게 된 후로부턴 잠은 학교..에서 자고 매일 밤 연습실에 가 밤을 새며 연습을 하거나 

 

새벽까지 연습을 하곤 연습실 소파에 쭈구려서 자고 아침되면 집 들렸다 학교 가는 생활을 반복하곤 했지

 

 

 

그런데 연습실에서 있던 첫날 새벽 3시 14분쯤인가? 갑자기 전화가 오는 거야

 

그 시간쯤 되면 나 혼자 연습해서 내가 멈추면 사방이 다 고요한데 전화벨이 미친 듯이 울리니깐 진짜 너무 무섭더라고

 

한 2분간 울리고 전화는 끊겼어

 

처음은 너무너무 무서웠는데 그게 며칠이 되고 몇달이 되니 그냥 나에게는 알람 역할 그 이상 이하도 아니더라 ^^;;

 

그리고 매일 일정한 시간에 벨이 울리니깐 당연히 알람을 잘못 설정해놓았구나~ 라고 생각을 하게 되었어

 

 

그래도 좀 신경쓰이니 알람을 끄고 싶은데 전화기가 원장실 안에 있고 원장선생님이 퇴근하실땐 문을 잠그셔서  

 

밤 10시가 넘어서 연습실에 갈 수 있는 나는 원장실 들어갈 짬이 안나더라.

 

그래서 3년 정도 지나 고3 대학 입시 끝나고 연습실을 끊게 되었을 때 

 

원장선생님을 찾아뵈서 이제 연습실 이용 그만하겠다고 인사를 드리며 마지막으로 전화 한 통만 쓸 수 있냐고 여쭤봤어 

 

그 알람 좀 끄고 싶어서

 

원장선생님이 흔쾌히 허락해주셔서 전화기를 확인했는데 알람 기능이 없는 전화기더라..

 

이동식 전화기 메뉴를 뒤지고 또 뒤졌는데 알람 기능이 아무 곳도 없었어

 

그걸 보니깐 진짜 소름이 쫙 끼치는 거야..;;

 

 

피아노학원 홀 중간에 그랜드 피아노가 있고 홀 주변에는 창문이 좀 있었거든

 

아무래도 그랜드 피아노가 더 좋기 때문에 그곳에서 자주 연습을 했는데 

 

누군가가 내가 있는걸 보고 그 시간에 전화를 했다고 생각하니 너무 무서웠어..

 

어떤 미친놈인지 보자 싶어서 착신 내역도 확인했는데 새벽에 전화 온 이력도 없었어..

 

이쯤되니 내가 3년동안 헛것을 들었나 싶기도 하더라고.

 

그런데 새벽에 전화가 올 때 원장실 전화기를 보면 화면이 번쩍거렸거든.

 

뭐라고 적혀있는지는 화면이 작아 잘 보이진 않았지만..

 

그리고 연습하는 걸 자주 녹음했는데 그 녹취록을 들어보면 전화 울리는 소리도 같이 녹음이 되어있고..

 

연습실 끊을 때 알게되서 정말 다행이였어 ㅠ 그 이후로 그 피아노 학원은 갈 일 없었고

 

 

그 일 외에도 연습실에서 두가지 일이 더 있긴 해

 

 

그날도 새벽까지 연습하다 졸려서 연습실 소파에 누웠어

 

귀신이 음악을 좋아한다고들 많이 얘기하잖아 

 

그래서 나는 내심ㅋㅋ 내가 매일 노래 불러서 좋아하겠지? 라고 생각을 하곤 했거든

 

그날도 이런저런 생각하다 잠들었는데 꿈인지 아님 반수면 상태에서 들은건지 누가 귀에 속닥거리는 거야

 

귀찮아서 귀 기울여서 들으려고 하지 않고 그냥 계속 누워 있었거든

 

그런데 갑자기

나가 나가 나가 나가 나가 나가!!!!!!!!!!!!!!!!!!!!!! 

 

라고 내 귀에 소리지르는게 들리는 거야

 

화들짝 놀래서 벌떡 일어났어 아직도 그때 가슴 두근거리는게 생각나.. ㅠ

 

앞에도 말했다시피 난 노래를 못 불렀기 때문에..ㅠ 매일되는 소음에 화난 귀신이 소리친 게 아닌지.. 추측하고 있어..ㅠ

 

귀신들에겐 미안하지만 난 돈을 냈고 연습 해야하니 걍 계속 연습실을 다녔지...ㅠ 

 

귀신들아 고막 테러 미안..

 

 

 

매일 연습실에 다녔다고 했지만 나도 사람이기에.. 연습실에 가지 않은 날도 있었어

 

전날 연습실을 가지 않서 그날은 조금 일찍 연습실에 갔는데 우연히 창 밖을 보니 앞 건물이 아래부터 새카맣게 탄거야;;

 

깜짝 놀래서 다음날 아침에 엄마한테 여쭤보니 주위 사람한테 물어보시곤 나에게 말해주시길

 

나 연습실에 가지 않은 날 화재가 발생해서 탔다고 하더라고 

 

다행히 새벽에 발생한 화재라 인명피해가 없긴했는데

 

나는 속으로 그날 연습실 갈껄.. 그랬으면 119에 신고할 수 있었을텐데.. 라고 작은 죄책감을 느끼고 있었지

 

 

그런데 엄마가 덧붙이길 그 건물주가 상도덕이 없는 사람이라고..

 

몇년간 한 가게에 세 주다가 리모델링 끝날 다음달 갑자기 세를 올리기도 하고 

 

그 건물 1층에 있는 약국이 장사가 되게 잘됐는데 그 약국 주인 내쫓고 자기 명의로 약국 운영하고 그랬다더라..

 

이런 걸 보면 자업자득인가 싶기도 하고.. 그 약국에서 화재가 발생해서 비치해 놓았던 고가 약들이 몽땅 타버렸다고 하더라고..

 

그런데 그 건물주 가게가 아닌 다른 분들이 자리 빌려서 장사했던 곳은 어쩌나 싶으면서.. 맘이 안 좋더라 ㅠ

 

 

이런저런 얘기를 적어놨는데 나에게 진정한 공포는 따로있어..

 

열심히 연습하는 날 기특하게 보신 한 프로듀서분 도움으로 앨범까진 냈지만

 

단 한.번.도 ^^ 공연을 하지 않았고 정산도 물론 받지 못한 채 망해버렸고

 

그 이후로 오디션을 전전했지만 몽땅 떨어지고 서비스직 취업했다가 대인기피증 생겨서 퇴사하고 지금은 단기 알바로 연명 중이야 ^^

 

예체능 톨들.. 진로를 정할 땐 다시 잘 생각해보자.

 

귀신보다 더 무서운 진정한 공포가.. 펼쳐질지도 모르니깐..^^

 

무섭지 않은 긴 글 읽어줘서 고마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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