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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화

대물 낚시광

한량이2020.03.04 13:34조회 수 5968추천 수 2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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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 월드컵기간에 오랜 강사생활을 접고 드디어 제 학원을 차리게되었습니다.

유동인구 때문에 역 인근 큰도로변에 장소를 물색하던중 제가 찾던 평수보다는 조금 작지만 보증금과 월세가 적당한곳을 우연히 찾아 계약을하게되었죠.

한가지 걸리는점이 워낙 오래된건물이라 일단 외관이 낡았고
내부도 공용공간인 복도같은곳 형광등이 그리 밝지않아
약간 어두운 느낌이 나더군요. 샷시도 40여년된 구리하고 칙칙한샷시라 다 뜯어내고
통유리로 깨끗하게 교체하였습니다.

인테리어를 당시로썬 말끔히 하고 학원내부도 밝게꾸미고
처음하는 사업이니 이것저것 신경을 많이 써서
공사를하고 물품을 들여와 운영을 하게되었습니다.

학원종류가 음악학원이라 개인연습실을 확보키위해 방을 넓게 만들지는 않고
작은방을 여러개 만들고 복도를 좁게해
간신히 교육청과 소방서에서 허가를 받을정도로 공사를 해서 학원에 들어오면
탁 트였다란 느낌보다는 다소 갑갑하고 미로같은 느낌이 들었습니다.

학원공간을 썼던 전주인은 당시 비디오방을 운영했다고하는데
이 동네는 바닥권리금이 대부분있는곳인데도 이상하게 권리금따윈 받지않고 서둘러 철수하더군요.

비만오면 옥탑이나 꼭대기층도 아닌데 빗물이 천정에서 뚝뚝 떨어지고
그 물에선 이상하고 야릇한 냄새까지 났습니다.
건물주한테 여러차례 얘기를 해도 자기네 건물잘못이 아니니 보상이나 공사를 해줄수없다고하고
그렇게 서로간의 사이가 점점 안좋게되더군요.

당시 윗층엔 스님도 아니고 무속인도 아닌 정체를 알 수 없는 사람이 사무실을 차려놓고
매일 목탁이나 징같은거 치면서 이상한 염불같은것도 중얼거리고
암튼 전반적으로 을씨년스럽다고해야하나?
분위기가 별로 좋지않았습니다.

그렇게 운영을 하던중 학원생 몇 명이 밤만되면 가끔 이상한 소리가 들린다고하더군요.
무슨소리냐고 물어보면 알수없다고...잘 모르겠다고....분명 악기소리는 아닌거같다고 말을합디다.

처음엔 건물뒷편에 지하철(사실 1호선이라 지상철이었죠 ㅎ) 지나다니는 소린줄 알고
신경을 안썼습니다.

그렇게 몇 달을 보내다가 드디어 일이 터졌죠.

위에도 언급했듯이 기존 샷시를 뜯어내고 통유리. 전면유리로 샷시공사를 해서
그 위치에 합주실을 만들어놔서
저녁시간엔 주로 학원생들의 합주나 기타 다른밴드들의 합주를 하는공간으로 사용되었는데,
하루는 그 안에서 기타치던 한 학생이 소리를 지르며 뛰어나오더군요. 처음엔 무슨 바퀴벌레라도 나왔는줄 알았는데
그 친구 사색되어 하는말이

합주를 하면서 전면유리에 자신이 기타치는 모습이 비춰져서
나름 자아도취하면서 연주를 하고있었나 봅니다.
그런데 유리에 비친 합주실내부엔 합주하는 사람이 아닌 또다른 사람이 보였다고합니다.
잘못봤나해서 몇자례를 계속 확인했었는데 점점 또렷해지더랍니다.

머리가 거의 엉덩이를 넘어 허벅다리까지 내려온 한 7살정도로 보이는 여자아이가
기타치는 바로옆에서 싱글벙글 웃으며 연주하는 모습을 계속 보고있더랍니다.

너무 소름이 끼쳤지만 원장으로서 확인해야할 의무도있고해서 같이 들어가
아까랑 똑같이 세워놓고 확인을해봤지만 제 눈엔 아무것도 안보이더군요.

평소에 귀신을 자주보냐고 물었더니 때때로 본다고 그러더군요... 그래서 그랬는지 당시 같이 합주하는 다른 친구들은 아예 못봤고
그친구 눈에만 보였었나 봅니다.

한바탕 헤프닝이라 생각하고 또 몇주간을 잊고지냈죠... 사실 그 이후에 대낮에 학원 문열때면 이상하게 소름이 끼칠때가 많았습니다.

학원은 입시생애들 연습 때문에 일요일날엔
입시생아이 한명을 알바로 써서 학생보고 문을 열라고해서
연습을 자유롭게 할수있도록 개방을 했습니다.

하루는 일요일날 집에서 쉬고있는데 알바생한테 전화가 왔습니다. 한 입시생 녀석이 드럼패드실
(리얼드럼이 아니라 드럼패드로 연습할 수 있는 공간으로 한방에 6명 정도가 들어가 연습할수있는곳)
에 들어갔는데 왠 여자아이가 의자에 앉아 아무것도 안하고 그냥 웃고만있더랍니다.
왠지 학원생은 아닌거같고 께름직해서 그냥 문닫고 쏜살같이 학원을 나갔다고하네요..

앞선 합주실건도 있고해서 월요일날 그친구한테 인상착의를 물어봤더니 똑같은 얘기를 하더군요.
당시 합주실학생과 드럼입시생 녀석은 둘이 학교도 다르고 서로 모르는 애들이었습니다.

온몸에 소름이 끼지더군요.....

이걸 어쩌지? 하고 너무 고민을 많이했습니다.
굿이라도 해야하나?? 별생각이 다 들었습니다.

지금생각해도 너무 고마운게 당시 학원생들중 그 사건을 아는애들은
학원을 그만둘법도 한데 자기들 눈에는 당장 보이지가 않아서 그런건지
그만두는 친구들 없이 꾸준히 학원을 나오더군요.

애들도 별신경 안쓰고 학원 나오는데
오너가 돼서 겁먹고 걱정하는게 우습기도하고 해서
저도 잊으려고했습니다.
그렇게 시간이 지나니 또 다시 무감각해지더군요.


마지막으로 제가 보지는 못했지만 소리는 한번 들은적있습니다.

그 일이 있고 좀 지난후 원래 학원 오픈시간이 밤10시까지인데
한 학생이 거의 10시가 다 되어 왔습니다.
정리를 하고있었고 다른학생들은 모두 귀가를 한 상태였습니다. 늦었다고 보내기가 미안해서 학원문을 닫고 레슨을 해주었습니다.

학생이 과제로내준 악보를 연주를 하는 중간에 위쪽(천장)에서 어린 여자애의 “선생님” 하는 소리가 나더군요.
처음엔 무시했고 두 번째 또렷이 들렸을때엔 학생의 연주를 멈추게 했죠.

혹시 나만 들었나 해서 학생한테 무슨소리 못들었냐고 물었더니
누가 선생님 찾는거 같던데요? 라고 말을하더군요.... 혹시 학원에 누가 있는데 모르고 문을 잠궜나?
해서 나가보니 역시 아무도 없이 학원문은 굳게 잠겨져있는 상태였습니다.

다시 학생한테 그 소리가 어디서 들렸었니? 하고 물으니 스틱으로 천장을 가르킵니다.

학원 천장은 일반 시멘천장이 아니라 강제환풍을 하기위해
시멘구조물과 공간을 두고 (약 50cm) 천장공사를 한 상태였죠.


보통 음악작업실같은곳에 귀신이 나오면 대박난다는 속설이 있습니다.

당시에도 그런 기대가 조금은 생기긴했습니다만
결국 아무일없이 2007년도 가을즈음에 학원을 접고 지금은 서울로 옮겨 운영중입니다. 이곳은 다행히 그런일이 없네요...^^

사실 그것 때문에 학원을 이전한건 아니고요
그 지역 생활수준이 그리 좋은편이 아니다보니 수강비를 못내는 애들이 너무 많고
(예를들어 학생수가 100명이라면 월에 수강하는 학생들은 60명정도밖에 안되는 상황)
심지어 먹튀하거나 깍아달라고 떼를 쓰는 분들이 많아서
스트레스받다가 과감히 결정을 하게되었습니다.

참 지금 생각해도 상당히 미스테리합니다.

참고로 저는 껌껌한 저수지에서 밤을 새워가며 혼자 낚시도 많이 해봤지만
귀신을 보거나 겪어본적이 없었습니다.
지금도 그때 학생들이 본 그 어린여자애의 정체가 궁금하군요... 실제로 본건지 본것이라고 믿고있는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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