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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화

할머니께 들은 도깨비 썰

title: 고양이3망고오렌지2020.04.02 16:05조회 수 2542추천 수 1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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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께 들은 도깨비 썰

 

 

 

 

울 엄마 어렸을 적만 해도 시골 마을에 도깨비들이 심심찮게 나타났다고 하시더라 .

 

시골에서 나고 자란 어른들은 도깨비를 무서워하면서도 

 

요즘엔 안 나타나서 그리워 하기도  하는 거 같고 그냥 옛날 일을 추억 하는 거 같기도 하고...

 

 

내가 어렸을 때 할머니께 들은 이야기를 해줄게.

 

어느새 할머니 돌아가신지 4년 됐네 ㅠ

 

우리 할머니 춘추가 돌아가실 때 103세 셨어.

 

돌아가시기 몇 달 전까지 정정하시다가 잠든 채로 돌아가셨다 . 호상이었지 

 

여까지 하고 본론ㄱㄱ

 

 

 

울 할머니께서 할아버지께 시집오기 몇 달 전에 마을에서 3.1 운동 소식을 뒤늦게 접하고 윗마을 아랫마을 사람들이 모여서 행진을 했단다.

 

할머니는 어린 나이라 일본 놈들한테 끌려갈까봐 대낮엔 두문분출해서 나가 보지는 못하셨대.

 

그리고 며칠 뒤 사람들이 막 잡혀가고 난리가 났어.

 

 

그래서 마을 사람들 무사 귀환 시켜 달라고 서낭당에 어른들이 밤새 공들이러 가셨는데 

 

할머니가 증조할머니 심부름 겸 바람 쐬러 야밤에 간식 들고 서낭당에 다녀오는 길이었는데

 

그날 따라 되게 음산하고 무서워서 산 초입에서 지름길로 안 오고 

 

마을에 굉장히 오래된 나무가 있는 큰 길 쪽으로 발걸음을 옮겨서 논둑 따라 걸어가는데

 

절반쯤 오니까 시퍼런 불들이 반대편 길 끝에서 할머니 있는 곳까지 날아와서 나비춤을 그렸는데

 

그 기세가 마치 토끼한테 달려드는 승냥이 마냥 굉장히 위협적이어서 

 

오던 길로 돌아서 지름길로 미친 듯이 뛰어서 집에 도착하시고는 증조할머니께 말씀드렸더니 큰길에 뭔 일이 있나 보다 하시고는 

 

곧장 서낭당으로 가셔서 어른들을 이끌고 큰길로 가시는데 그사이에 날이 새서 해가 뜨고 있었대.

 

 

할머니께서 도깨비불 만난 논둑길을 지나 언덕을 하나 넘으면 큰길이 보이는데 

 

거기에 심어있는 100년 넘은 소나무에 수박 만한 물건들이 달려 있더라고 하시면서 눈물을 갑자기 흘리시더라.

 

 

순간 느낌이 아 큰 사달이 났구나 싶었는데

 

아니나 다를까 일본 순사한테 끌려간 마을 사람들이 목이 잘려서 그 나무에 걸려 있었더랜다.

 

 

그 야밤에 할머니 혼자 그 길을 지나갔으면 얼마나 무섭고 끔찍했을지 아직도 눈앞이 아득하고

 

억울하게 돌아가신 마을 사람들 생각하면 그 오랜 세월 무뎌진 가슴이 아직도 시리다고 하시더라 .

 

 

그 일이 있고 49제에 서낭당에 제를 올리고 그 둑길을 또다시 지나가는데 도깨비불이 또 나와서 나비춤을 그리는데 

 

마치 새끼 냥이 핥는 어매 냥이 마냥 조심스럽고 상냥하게 느껴져서 

 

시집오실 때까지 매월 그믐마다 그 논둑길에 가서 먹을거리를 한 아름씩 두고는 보살펴주셔서 감사합니다 하고는 큰절을 올리고 오셨단다.

 

 

 

끄읕~ 어때 재밌었어요? 반응 좋으면 다른 이야기 또 해줌~ 그럼 이만

 

 

 

 에펨코리아 ... Enz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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