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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화

고모 이야기 ep.1 - 3

title: 잉여킹가지볶음2020.04.15 02:50조회 수 1708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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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모 이야기 ep.1 - 3 

 

 

ep.1

 

 

우리 집안은 콩가루 집안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야. 

 

그냥 내 속에 있는 그대로 이야길 하자면 나잇값 못하는 미친년 놈들이라 봐야지. 

 

내 아버지가 첫째고, 밑으로 일곱 남매가 있는데 이 중에서 다섯 째 고모에 대한 이야기야.

 

 

이 고모의 일상은 아침에 일어나서 밥을 먹고, 점심에 잠깐 출근 했다가 몇시간 일하고 돌아와 오후에 술, 저녁 먹고 술, 잠 안온다고 술. 

 

그냥 일상이 술인 사람이야. 

 

어떻게 결혼을 해서 애 둘을 키웠는지 알 수 없지만 그마저도 초등학교 때 버리고 도망갔어. 

 

나~중에 그 애들이 스무 살쯤 되니까 나타났다더라고. 우리도 그 고모를 다시 본 게 그쯤이었어.

 

 

뭐 여하튼. 돌아왔을 때 그 고모는 이미 재혼을 한 상태였고, 

 

상대가 아들 셋 딸린 이혼남 이라는 사실을 알고 가족들은 하나같이 욕을 해댔지. 

 

까짓게 만나봐야 뭐 얼마나 대단한 남자 만나나 했다고. 

 

얼마 시간이 지나서 다 같이 시골에서 명절을 맞았는데 이 고모가 어떤 이야기를 하나 꺼냈어.

 

 

남편이랑 외출하고 돌아와서 주차를 하는데 위에서 누가 벽돌을 던졌대 

 

어떤 미친놈인가 싶어 올라도 가보고 다 둘러봤지만 아무도 없더라는 거지. 

 

뭐 둘 다 안 다쳤고 선루프만 깨졌으니 그냥 별일이 다 있다 하고 신고만 하고 넘어갔대. 

 

그러고 나서 다음 날, 첫째아들이 물어보더래.

 

 

“저 차 좀 타고 나가려고 하는데 어디 주차 했어요?”

 

“차 지금 수리 맡겨놨어~ 어제 주차 하는데 누가 위에서 벽돌을 던지더라?? 얼마나 놀랬던지”

 

“그럼 선루프는 고친 거예요?”

 

 

벽돌 떨어진 그 날이 서로 싸운 날이었고, 대화하다가 그냥 나갔던 날이었대. 

 

게다가 선루프에 떨어졌다는 소린 안 했는데 딱, 저렇게 말을 하더라는 거야. 

 

뭔가 심증만 있고 물증이 없어서 왜 그랬냐고 말을 못했다더라고.

 

 

이후 티 안내고 그럭저럭 지냈는데 어느 날 밤인가 첫째한테 전화가 오더래. 

 

평소엔 제 아빠한테만 전화하는 놈이 무슨 일로 이러지? 싶어 받아보니까

 

 

일층에 주차하려고 하는데 뒤에 좀 봐주시면 안 되냐, 그래서 알겠다. 하고 나가보니 

 

벽에다 후진으로 넣으려고 하는데 어두워서 안 보인다고 좀 봐달라고 하더래.

 

그래서 차 뒤로 가서 들어오라고 손짓 하는데 갑자기 훅! 들어와서 고모를 들이 받았다는 거야. 

 

결국 무릎 뼈가 부러져서 병원에 입원해서 치료중이라는데 암만 생각해봐도 이건 싸이코패스가 아닐까 싶어...

 

 

아무리 계모라고 해도 위에서 벽돌을 던지질 않나, 주차 도와달라고 불러내서 들이 받질 않나... 

 

싫으면 싫다. 따로 지내게 해 달라 하면 될 일을 이건 뭐 살인미수 나 다름없잖아..

 

 

또 한 번은 고모가 나한테 직접 전화를 해서 물어본 사건이었는데, 둘째 아들이 입대를 한 상황이야. 

 

근데 어느 날 고모가 길을 가다가 그 둘째 아들이 군복을 입고 돌아다니는 걸 봤대.

 

휴가 나온다는 연락도 못 받았고 어제 까지만 해도 뭐 중대 회식이니 뭐니 하면서 돈을 좀 보내달라고 하던 애가 나와 있으니 황당해서 

 

남편한테 전화를 걸어서 얘가 지금 나와 있다, 휴가 나온다는 연락 받았냐. 물어봤지만 남편도 소식을 못 들었대.

 

그래서 고모는 혹시나 내가 잘못 봤나 싶어 중대장한테 전화를 해서 연락을 따로 못받아서 그러는데 혹시 휴가 나온 거냐고 여쭤봤는데 글쎄,

 

어제 밤에 급하게 전화주시지 않았냐. 할머니께서 상을 당했다고 하셔서 새벽에 급하게 병가 보냈는데 무슨 말씀 하시는 거냐. 

 

그러더래... 할머니는 멀쩡히 살아계시고, 고모는 전화 한 적이 없는데 말이지.

 

하도 당황스러우니까 우리 아빠한테 전화를 걸어서 오빠, 지금 상황이 이러이러 한데 어떻게 되는 거냐 물어보다가 

 

아빠가 내 번호를 준거야. 최근에 전역한 애니까 더 잘 알지 않겠냐고.

 

 

그래서 고모가 나한테 전화를 걸어왔고, 

 

애가 지금 거짓말을 치고 휴가를 나온 거 같다. 어떻게 해야 되냐, 아니 애는 어떻게 되는 거냐 물어 보길래

 

 

“답 없지 뭐... 서류 제출도 해야 되는데 낼 서류가 없잖아요. 

 

위조하면 일 더 커질 거고, 거짓말 한거 들키면 바로 복귀하라고 할 텐데, 들어가면 이제 징계위원회 열어서 영창 보낼 거고, 

 

거 가면 군 생활 늘어날 테고, 한 달이 됐든 며칠이 됐든 갔다 오면 살아있는 할머니 죽었다고 뻥친 새끼라면서 부대 소문 쫙 돌 것이고,

 

그럼 군 생활 끝난 거고, 혼자 왕자님처럼 지내다 오든가, 

 

아님 남은 기간 내내 동기들 다 등 돌리고 선임들 한테 욕만 오지게 먹고 나중에 들어오는 후임들은 선임 대접도 안 할 거고... 

 

뻔하잖아요. 어쨌거나 군 생활 끝난 거예요. 대단하네. 그런 뻥을 칠 생각을 해요?”

 

 

"아우 나 미쳐버리겠다 증말... 가뜩이나 겁도 많은 애가... 자살이라도 하면 어뜩하니.."

 

“고모, 겁이 많은 애가 그런 거짓말을 칠 생각을 할까요?”

 

 

그랬더니 대답을 안 하시더라고. 나중에 아빠한테 듣고 알았어. 

 

사귀던 여자 친구가 있었는데 남친 휴가 나오게 하는 방법 이러면서 어디서 이상한 지식을 주워 들었나봐... 

 

어머니 인척 중대장한테 전화해서 할머니 돌아가셨다고 할 테니까 나올 준비만 해놓으라고... 그랬었다나봐;

 

 

이후에 뭐 나야 고모들 얼굴 안보고 사니깐.. 어떻게 됐는지, 뭐 군 생활은 잘 마치고 왔는지는 모르겠어. 

 

셋째 아들이 군대 가기 싫어서 간장 먹고 신검 받으러 갔다가 들켜서 개쪽 당했다는 이야기만 들려왔을 뿐...

 

 

반응 괜찮으면 다른 에피소드도 들고 와 볼게!

 

 

ep.2

 

우리 증조할머니는 아흔이 조금 넘은 연세에 돌아가셨는데 살아생전에 치매를 앓았다고 들었어. 

 

비록 내가 태어나기 전에 이미 돌아가셨지만 조금 의미심장한 부분이 있어서 한번 올려본다.

 

 

내가 앞서 설명했지만 우리 집은 정말 콩가루 집안이고, 

 

오늘 이야기 할 증조할머니가 돌아가시게 된 이유가 양잿물 때문이라고 했는데 그 이야기를 한번 들려줘볼게.

 

 

1987년 어느 겨울이었대. 

 

할머니, 할아버지 두 분께서 일찍이 남편을 여의고 홀로 과부가 된 어머니를 모시고 살고 계셨고, 아래로 8남매를 키우셨어.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증조할머니는 치매가 찾아왔고, 방금 밥을 먹고 상을 치웠는데 할머니께 왜 밥을 안 차리느냐며 타박을 하시는 둥, 

 

고모들에게 애초에 있지도 않던 내 고무신을 가져다가 엿을 바꿔 먹은 년이라고 머리채를 잡는다거나 

 

사탕을 안 사준다고 때리고 구박을 하셨대.

 

 

자식들 키우랴, 치매 걸린 노인 돌보랴 참 많이도 힘드셨을 텐데 우리 할머니께선 그저 아버님 일찍이 여의시고 얼마나 힘드실까, 

 

나중에 내가 치매 걸리면 내 자식들도 이런 고생을 할 텐데 자식들 생각해서라도 나는 멀쩡히 죽어야지 라는 생각으로 

 

하루하루 버텼다고 하시더라고.

 

 

증조할머니께서 돌아가신 그날은 일곱째 고모와 두 분이서 집에 계시던 날이었는데, 

 

당시 밭일을 마치고 돌아온 할머니가 부엌에 들어가 보니 온갖 토사물로 범벅이 된 채 누워 계신 증조할머니를 발견하고, 

 

놀라서 무슨 일이냐고 고모에게 따져 묻자

 

 

‘할매가 배가 아프다 해서 약 찾는데 그 사이에 양잿물을 마신 거 같어요.’ 라고 했대...

 

 

곧장 병원으로 모셔가 위세척을 시도 했지만 연세도 연세인지라... 버텨내질 못하시고 결국 사망하셨대. 

 

집안에서는 그저 증조할머니가 치매가 있어 양잿물을 마신 거다 라고 결론내리고 더 이상 언급하지 않았다고 하는데 

 

뭔가... 명절만 되면 분위기가 이상해지는 거야..

 

벌초를 하고 성묘를 가는데 유독... 일곱째 고모만 안 가길래 아빠한테 물었지.

 

 

“왜 저 고모만 안가?”

 

“지가 찔리는 게 있응게 안 가제.”

 

 

찔리는 게 있다. 마냥 어릴 적엔 무슨 소린지도 몰랐고 알고 싶지도 않았어. 

 

근데 나이가 들면 들수록 고모, 고모부들이 항상 나한테 결혼, 군대, 직장, 연애 타령을 하고 

 

나만 마주쳤다 하면 사람을 아주 못 괴롭혀서 안달 난 사람들인 양 자꾸 내 인생에 참견을 하려고 드니까 이 사람들에 대한 반발심이 생겼고, 

 

나도 모르게 약점을 찾게 되더라고. 

 

그러다보니 문득 아빠가 했던 그 말이 생각이 났고, 다시 물어봤어.

 

 

“왜 어릴 적에 ㅇㅇ 이 고모가 찔리는 게 있어서 성묘를 안 간다 그랬잖아. 그게 뭐야?”

 

“별게 다 궁금하다 참나...”

 

“아니 그냥... 문득 생각이 나서”

 

 

그러자, 아빠가 그 얘길 들려줬어...

 

 

“늬 증조 할매가 치매가 있다 안 그라디... 집에 할매랑 고것이 딱 둘이 집에 있었는디 배가 아프다 그럼서 양잿물을 퍼마셨단다. 

 

참나... 사람이 아무리 정신이 오락가락 한다 혀도 양잿물을 약으로 생각하고 먹는 사람이 어디가 있냐....”

 

 

“그럼 고모가 일부러 먹였다는 거야...? 양잿물을?!”

 

 

가족들도 그런 의심을 해봤지만 설마 자기 할머니를... 아무리 못살게 군다고 해도 그렇지 어떻게 죽일 생각을 하냐 라며 부정했었는데 

 

이상하게... 증조할머니 제삿날만 되면 그 고모가 술을 먹고 울며불며 ‘할매 나가 잘못했소, 나가 참말로 죽을 년이요’ 라고 하더라는 거야...

 

 

“야 니 왜그라야, 뭣을 잘못혔다고 그래쌋냐 시방...”

 

 

가족들은 하나같이 그 고모에게 이유를 물었지만 고모는 대답도 하지 않았고, 다음날이 되면 그 일을 새카맣게 잊어버리더래. 

 

그러니 가족들은 점점 의심을 하게 되는 거지...

 

 

증조할머니가 그 고모한테 유독 못살게 굴기도 했고, 등교시간 때마다 늘 남매들이랑 먼저 씻네 마네 하면서 싸우기 일쑤 였는데 

 

자기 차례만 되면 화장실에 들어가서 안 나온다던지... 

 

그래서 학교에 늦어 매를 맞는 일이 빈번해서 그 고모가 할머니를 굉장히 미워했다고. 

 

그래서 말인데... 혹시.. 그날 약이라고 속이고 일부러 양잿물을 먹인 게 아닐까, 라고 이야기가 나오더라는 거야.

 

 

 

“니가 생각을 해봐라, 노상 할매 제사 때마다 울고불고 생난리를 치는 년이 할매 묘는 안간댜... 지가 뭣이 캥기는게 있는 거제... 안 그냐?”

 

“그렇긴 하네...”

 

 

뭔가, 아빠의 말에 일리가 있다고 생각이 들었고 다음 명절이 다가오면서 시골에서 다들 모였을 때 

 

제사를 다 마치고 나서 별 탈 없이 지나갔어. 

 

그리고 어른들끼리 부엌에 모여 술은 한잔 걸치더니 아니나 다를까...

 

고모가 울고불고 생난리를 치다가 문을 박차고 나가버렸어. 

 

‘뭐지?’ 싶어서 바람 쐬는 척 고모를 따라 나갔고, 고모는 나보고 왜 나왔냐고 물었지.

 

 

“뭐더러 나오냐 너는...?”

 

“그냥 바람 좀 쐬려고. 고모는 왜?”

 

“나도 바람 쐬려고.”

 

 

자기 방어적인 모습이 훤히 보였고, 난 어떻게든 이 사람이 두려워하는 그 무언가를 파고들어야겠다 싶었어. 

 

내가 그 동안 받은 스트레스 하며, 무엇보다 진짜로 고모가 양잿물을 먹인 거라면 이건 천륜을 거스르는 짓 이라고 생각이 들었으니까. 

 

어떻게든!! 꼬집어 내서 생채기를 내고 싶었어.

 

 

“근데 있잖아, 증조할머니는 어쩌다가 돌아가셨대?”

 

 

그랬더니 쪼그려 앉아있던 고모가 대뜸 소스라치게 놀라면서

 

 

“지금 그걸 왜 묻는데? 왜! 니 아빠가 시키든?? 내가 먹였는지 안 먹였는지 물어보라고?”

 

“그렇게까지 발끈할 필요는 없잖아... 그러니까 꼭 진짜로 고모가 먹인 거 같다...”

 

“경고하는데... 신경 꺼. 니 알바 아니야.”

 

“웃긴다, 고모는 내 인생 끝까지 참견하려고 들면서 내가 이거 하나 물었다고 그렇게 화를 내?”

 

“하여간 지 애비 닮아서 말대꾸 하는 꼬락서니 봐... 어휴!”

 

 

그러고 들어가 버리더라고. 

 

난 단정 지었지.

 

 

 ‘결국 고모가 죽였구나. 증조할머니를.’

 

 

 

아직도 그 일에 대해선 명확한 대답은 못 들었지만 그 고모는 지금도 명절이 되면 성묘를 안 간다더라고. 

 

기독교인이라 안 간다는 건 한낱 변명 밖에 안 될 거 같다. 

 

할머니 돌아가신 후에는 제사도 꼬박 꼬박 챙겨가면서 부엌에서 찬송가 부르고 성묘도 가면서...

 

 

왜...? 본인 할머니 묘에는 들려보지도 않는 걸까? 도대체 뭐가 그렇게 두려워서?

 

 

ep.3 

 

둘째고모는 열일곱에 담배를 처음 배웠다고 했는데 당시 마을에 동갑내기 친구들과 계곡에 놀러 간적이 있었대. 

 

마을이 암만 넓다 해도 혹여나 담배를 피우다 동네 누구한테든 걸리는 날엔 그날로 끝장이었으니까. 

 

날도 덥고 담배도 피울 겸 계곡으로 향했는데 동네를 벗어나 산자락으로 향해 가는데 문득 논두렁에서 아기 고양이 울음소리가 들리더래.

 

 

어디서 나는 소린가 싶어 논을 휘젓고 다녔는데 웬 눈도 못 뜬 새끼 고양이 한 마리가 어미를 찾는지 ‘야옹, 야옹’ 거리더라는 거야 

 

고모와 그 일행들은 얘를 데리고 놀자면서 그 고양이를 데리고 계곡으로 향했고 당시 그 분들이 어려서 그랬는지... 

 

고양이도 강아지처럼 수영을 잘할 거라는 생각이 들어 본인들도 들어가지 못하는 수심이 깊은 구간에 그 어린 고양이를 냅다 던져 버린 거야. 

 

그리곤 너나 할 거 없이 풀밭에 일렬로 쪼그려 앉아

 

 

“야옹아 이리 온!”

 

“나비야 이리 온!”

 

 

서로서로 누구에게 먼저 오는지 시합을 하자며 놀았다더라고... 

 

그런데 예상과 달리 고양이는 수영을 전혀 할 줄을 몰랐고, 고양이 체격에 비해 몇 백배는 넓은 계곡물에 빠지고 만 거야. 

 

그나마 수영을 제일 잘 했던 친구 한명이 뛰어 들어가 고양이를 건져냈지만 

 

친구들은 어쩐지.... 고양이 상태를 확인하기는커녕 장난을 쳐보자고 하더래.

 

 

고양이 앞발을 잡은 상태로 물속에 담갔다가 발악을 하면 꺼내주고, 다시 숨을 쉬면 또 물속에 담그고... 여러 차례 반복을 했대. 

 

고모도 이 행위에 참여 했고, 결과는 뻔했지... 

 

이 행동을 여러 차례 반복을 하다 보니 고양이가 물에 담가도 반응이 없더라는 거야

 

 

“이거 죽은 거 아니냐?”

 

“야 버려라, 물에 넣어두면 물괴기들이 다 알아서 처묵겄제.”

 

 

친구들은 일제히 재미없다며 집으로 돌아가 버렸고 

 

그나마 양심에 찔렸던 모양인지 고모와, 다른 친구 한명이 집에 가서 뜰채를 가져와 고양이 시체를 건져냈다고 해. 

 

이어 뜰채 그대로 마을 회관으로 가져가서 당산나무 아래에 묻어줬는데 왠지 모르게 기분이 묘... 하더래.

 

 

괜히 새끼 고양이 잡아다 장난쳐서 기분까지 우울해졌다고 생각을 하다가 집에 돌아갔는데 그날 밤.

 

노인들은 8시만 되도 잠을 자니까... 부모님도 잠들고 다른 남매들도 다 잠이 든 사이에 

 

몰래 집 앞에서 담배를 하나 피우는데 어디서 또 고양이 소리가 들리더래. 

 

뭐 길고양이는 워낙 흔하니까 그런갑다 하고 뻑뻑 담배를 피우다가 땅에 담배를 지지고 일어서는데 

 

딱... 앞집 담벼락에 서있는 고양이가 눈에 들어왔대.

 

 

그날 낮에 본인들이 가지고 놀다 죽인 고양이랑 똑같이 생긴 고양이 한 마리가 꼬리를 바짝 세우고 죽일 듯이 노려보면서 

 

발정 났을 때 내는 소리를 내면서 고모를 쳐다보고 있더라는 거야

 

 

“쉬잇!! 훠이!!!”

 

 

온갖 소리를 내 가며 그 고양이를 내쫓으려고 해봤지만 어쩐지 고양이는 꿈쩍도 안하더래... 

 

그런 고양이를 보면서 고모는 내심 그런 생각이 들었대. 

 

 

‘오늘 내가 죽인 고양이 어미인가... 난 묻어줬어. 지가 어쩔 거야 고양이 주제에’

 

 

별일 아니겠거니 하며 집으로 돌아갔고, 뭐 잠을 자는 동안에도 별일은 딱히 일어나지 않았대. 

 

다음날 날이 밝아서도 딱히 전날 일이 떠오르지도 않았고...

 

별 생각 없이 학교에 가서 수업을 듣고 그날은 또 바닷가 근처에 사는 친구가 본인 집에 가서 술을 마시자고 해서 

 

부모님께 전화해서 친구 집에서 놀다 들어간다고 말씀을 드리고 그 친구 집으로 향했는데 이게 웬걸... 

 

할머니 모시고 서울 병원에 가신다던 부모님이 집에 계셨던 거야.

 

 

“엄마 오늘 서울 간다 안혔소?”

 

“서울이고 나발이고 느그 삼촌이 병원 예약을 깜빡했다 안 그라야 아이고~ 증말 몬 산다~ 나가 참말로”

 

 

결국... 그날 일정은 자동으로 취소가 됐고 

 

그 마을에서 집까지 가려면 버스를 타면 10분이지만 막차까지 다 끊겨버린 시간인지라 결국 걸어서 집까지 가셨다고 해.

 

대략 체감시간으로 삼십분 조금 넘게 걸렸다고 했는데 마을 시내로 나와 어느새 마을로 들어서는 다리에 다다랐을 때였대. 

 

뜬금없이 고양이 울음소리가 엄청나게 크게 들리더래...

 

 

그 울음소리를 듣자마자 ‘그 어미 구나.’ 했다더라고. 

 

그리고 머릿속에 스쳐 지나가는 할머니의 한마디.

 

 

 

“자식새끼 귀한 것은 짐승들도 알어. 그 째깐한 것을 죽여브렀으니 그 어매가 을미나 원통하고 분통하것냐 이것아!”

 

 

고양이를 묻어준 그날 할머니께 그날 낮에 있었던 일을 말씀드렸더니 저렇게 혼을 내셨다더라고.

 

그냥 그런가보다. 

 

뭐 고양이 주제에 원통한걸 알긴 할까 생각하면서 조용히 집에 들어왔고. 

 

별 탈 없이 잠에 들었는데 다음날, 이른 새벽부터 바깥에서 시끌시끌한 소리가 들려서 비몽사몽에 나가봤더니 

 

(나한테는 할머니) 부모님이 키우시던 닭을 싹 다 잡아다가 마당에 던져놓으시더래.

 

이게 뭔 일이래 싶어 물으셨지

 

 

“어매요, 와그라요?”

 

“괭이 새끼들이 닭 내장을 싹 다 먹어불고는 염생이 새끼들까장 다 죽여브렀다... 오매오매 이게 뭔일이다냐...”

 

 

가난한 시골에서 주기적으로 건강한 계란을, 잔칫날에는 닭고기를 제공해주는 아주 고마운 하나의 재산으로 키우던 

 

닭, 염소들이 고양이에 의해 죽어나간 일이 발생했다고 해.

 

결국 집안에서는 일부러 고양이가 또 오면 내 쫓으려고 덫도 만들고 일부러 쥐약도 곳곳에 뿌려두고 했는데 

 

그걸 알기라도 하듯 그것만 피해서 계속 닭 내장을 파먹었대. 

 

병아리 때부터 키워서 닭이 되면 죽이고, 또 어디서 씨암탉을 구해서 데려다 놓으면 또 죽이고...

 

 

마을에서 유독 우리 집에만 이런 일이 발생하는데다 기가 막히게도 닭들이 소리 한번 안내고 죽어나가니 귀신이 곡할 노릇이라며 

 

그 이후로 집안에서 닭을 키우는 일은 없었고 지금까지도... 우리 시골집엔 그 흔한 닭 한 마리 없어.

 

 

고모는 이 이야기를 들려주면서 그러더라고. 

 

아무래도 그날 우리가 죽인 고양이의 어미가 자식 죽은 게 너무 원통하고 분통해서... 복수하는 거라고, 우리 집이 벌 받는 거라고.

 

 

“그땐 고것이 복수를 할 거라는 것을 몰랐는디... 고것이 참말로 영물이여...”

 

 

 

출처:웃대 ...  팬탐



맛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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