랜덤게시물 단축키 : [F2]유머랜덤 [F4]공포랜덤 [F8]전체랜덤 [F9]찐한짤랜덤

실화

백물어가 끝난뒤의 기묘한 상황

형슈뉴2015.07.11 18:15조회 수 868추천 수 1댓글 1

    • 글자 크기


초등학교 3, 4학년 무렵의 일입니다.

 


 

[백물어를 하자.] 라고 누군가가 말한 것이 시작이었습니다.

 


 

(백물어 : 100개의 초를 켜놓고 100가지의 괴담을 말하는것. 괴담을 말할때마다 초를 1개씩 끄며, 100번째 초가 꺼질때 이상한 현상이 생긴다고함)

 


 

하지만 그렇다고는 해도 혼자 수십 가지의 무서운 이야기를 알고 있을리 없었기에, 10명이 한 사람당 10개의 이야기를 준비해 오기로 했습니다.

 


 


 


 

나 역시 필사적으로 무서운 이야기를 찾아내서 끼어 들었죠.

 


 

100개라고는 해도 비슷한 이야기도 꽤 많았습니다.

 


 

초도 100개는 차마 준비하지 못하고, 20개 정도 꺼내 놓은 다음 껐다가 다시 불을 붙였습니다.

 


 


 


 

체육 창고에 몰래 들어가서 하는 것이었기에 자리는 무척 좁았습니다.

 


 

다들 이야기를 하면서 70번째, 80번째까지 계속 진행되어 갔습니다.

 


 

방과 후부터 시작했기에 어느덧 해는 저물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 사람이 100번째 이야기를 마치고, 초를 껐습니다.

 


 

...

 


 

몇 초의 침묵에 공포는 최고조에 달했지만,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누군가 [뭐야, 역시 아무 것도 없잖아.] 라는 말을 하는 것을 기점으로 분위기는 풀어졌습니다.

 


 

나도 조금 기대했지만, 그러면 그렇지라는 생각이었습니다.

 


 

애초에 겹치는 이야기도 잔뜩이었고, 초를 한 번에 100개 다 세운 것도 아니어서 제대로 한 것은 아니었으니까요.

 


 


 


 

그렇지만 지금까지 느꼈던 뭐라 말할 수 없는 긴장감이 즐거웠기에, 우리는 그 나름대로 만족하고 다같이 체육 창고에서 나갔습니다.

 


 

마지막으로 나온 내가 체육 창고의 문을 닫고 뒤를 돌았을 때, 무심코 인원수를 세 보았습니다.

 


 

1, 2, 3... 7, 8...?

 


 


 


 

나까지 9명...?

 


 

모두 걷고 있었기에 처음에는 내가 잘못 센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나는 모두를 불러 세웠습니다.

 


 


 


 

[얘들아, 잠깐만!]

 


 

크게 소리를 질렀던 탓인지 모두 내 쪽을 뒤돌아보고 걸음을 멈췄습니다.

 


 

나는 말 없이 한 번 더 인원수를 셌습니다.

 


 


 


 

...역시 9명이었습니다.

 


 

이상했습니다.

 


 

[저기, 누가 먼저 돌아갔어?]

 


 


 


 

맨 앞에 있던 친구가 대답했습니다.

 


 

[아니, 아직 아무도 안 돌아갔는데? 왜 그래?]

 


 

나는 솔직히 뭐라고 말해야 할지 몰랐습니다.

 


 


 


 

1명이 모자랐기 때문이 아니었습니다.

 


 

문제는 그 없어진 1명이 누구인지를 도저히 모르겠던 것입니다.

 


 

나는 대답했습니다.

 


 


 


 

[아니, 우리 처음에 10명이서 시작했잖아... 지금... 9명이야...]

 


 

모두 인원수를 세기 시작했습니다.

 


 

곧 모두의 안색이 눈에 띄게 바뀌었습니다.

 


 


 


 

그리고 나와 같은 의문을 입에 올렸습니다.

 


 

[저기... 누가 없어진거야?]

 


 

그랬습니다.

 


 


 


 

확실히 1명이 사라졌는데, 그게 누군지 기억이 나지 않았습니다.

 


 

그 자리에 있던 전원이.

 


 

누군가가 말했습니다.

 


 


 


 

[오늘은 늦었으니까 일단 돌아가자...]

 


 

모두 말 없이 집으로 돌아갔습니다.

 


 

다음날부터 우리 반에는 아무도 앉지 않는 텅 빈 자리가 하나 생겼습니다.

 


 


 


 

누군가 있었던 것 같은 생각은 들었지만, 선생님을 포함해 누구도 그 존재를 기억할 수 없었습니다.

 


 

출석부에도 사라진 사람은 없었습니다.

 


 

결국 1명이 사라진 것인지조차 모호해져 버렸습니다.

 


 


 


 

그리고 10년 이상의 세월이 흘렀습니다.

 


 

이제 와서는 백물어를 한 것조차 기억에서 사라지려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우리가 10명이서 이야기를 시작했었다는 것입니다.

 


 


 


 

아무도 기억할 수 없었습니다.

 


 

아마 앞으로도 떠올려내지 못하겠지요.

 


 

영원히 사라진, 그 아이의 존재를...

 




    • 글자 크기
댓글 1

댓글 달기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조회 수 추천 수
8612 전설/설화 아기 울음소리2 쥬시쿨피스 529 1
8611 실화 군시절 장례식장 에서 겪은 일1 백상아리예술대상 520 1
8610 2CH 현수교2 title: 고양이3티끌모아티끌 576 1
8609 실화 삼촌의 장례식2 아리가리똥 1042 1
8608 실화 어릴 때는 귀신이 보였지만 지금은 일반인인 내 이야기112 title: 풍산개안동참품생고기 1041 1
8607 실화 꿈속의 여자 title: 잉여킹아리수드라 538 1
8606 기묘한 괴이한 물고기, 칸디루 아수3 title: 아이돌미션임파선염 676 1
8605 실화 마술사 이현우씨가 군 공익근무중 겪은 실화3 쥬시쿨피스 623 1
8604 실화 제가 크게 사고난적이 있었는데 그때 아버지께서 겪으신일입니다3 title: 풍산개안동참품생고기 1498 1
8603 기묘한 전라남도 고흥의 다리없고 얼굴없는 귀신이야기 title: 섹시변에서온그대 1221 1
8602 2CH 케이블 철거1 title: 연예인1오바쟁이 672 1
8601 실화 꿈속에서 만난 대리기사3 title: 섹시변에서온그대 1512 1
8600 단편 짤막한 이야기 모음2 title: 그랜드마스터 딱2개ILOVEMUSIC 1619 1
8599 실화 우리 지역 저주받은 무당집1 title: 하트햄찌녀 4245 1
8598 실화 반지하 자취방2 우다 109 1
8597 사건/사고 브라질 노빠꾸 연쇄살인마7 title: 두두두두두ㅜㄷ두독도는록시땅 2681 1
8596 기묘한 타이타닉호에 대한 신비한 증언 title: 팝콘팽귄노인코래방 1381 1
8595 Reddit [Reddit] 책갈피2 title: 풍산개안동참품생고기 1152 1
8594 2CH [2ch] 뒷통수 없는 양반1 title: 썬구리강남이강남콩 1082 1
8593 실화 폴더가이스트2 title: 금붕어1ss오공본드 986 1
첨부 (0)
로그인

o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