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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화

탈출

title: 아이돌뉴뉴뉴2015.08.05 02:27조회 수 709추천 수 1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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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에 덮어놓은 깔때기 구멍으로 또다시 향이 들어온다. 순식간에 은은하면서도 매캐한 향이 얼굴을 뒤덮고

 

숨을 쉴 수 없다는 공포감. 손과 발이 묶여 그 폐쇄적 공포감은 배가되었다.

 

숨이 거칠어졌다. 그리고 거친 날숨으로 향의 일부가 날아갔다. 순간 옳치 싶어 바람을 불어 향을 밖으로 날려보냈다.

 

 

"어허! 새신도님 이러시면 안되죠. 다 신도님을 위한겁니다." 말과함께 깔때기의 구멍이 막힌다.

 

폐쇠된 공간, 그리고 한번 더 폐쇠된 시야, 거기에 실낱같이 뚫려있던 구멍이 막히자 불안감이 가슴을 짓눌렀다.

 

거기에 순간적으로 몰아쉬었던 날숨의 역풍으로 몰아쉰 들숨으로 은은하면서 매캐한 향이 순식간에 코안으로 들어왔다.

 

 

 

'웩!' 그리고 이내 토사물이 식도를 역류하며 보통의 조음기관에서 들을 수 없는 불쾌하고 고통스런 소리가 퍼졌다.

 

고개를 숙였다. 깔때기를 통해 토사물이 내려가도록. 하지만 너무나 많은 양이었다. 토사물은 깔때기의 구멍과, 깔때기와 턱의 틈으로

 

세차게 빠져나갔지만 여전히 입속과 얼굴가득히 토사물이 차있었다.

 

"어? 어어! 어!" 필시 내게 향을 들이밀던 사람의 당황하는 소리가 들렸다. 그리고 곧이내 내 얼굴을 덮고있던 깔때기가 풀려나갔다.

 

"하하 새신도님 참 손ㅁ!ㅎㅂ2#>..? ㅁ윻!ㄴ요 ㅎ 다ㅇㅡ...@!%$....에선..%#@>되요...ㄱㅎㅁ5$ㅠㅁ님?? !@%51도^ㅁㄴ@ㅍ??"

 

말소리는 들렸지만 이해되지 않았다. 무슨 말을 들었는지 집중했지만 어떤 말이었는지조차 기억나지 않는다.

 

 

일어났을 때엔 내 얼굴의 토사물은 씻겨져 있었고 깔때기는 벗겨져 있었다. 하지만 입안의 걸걸한 토사물 냄새와

 

 그 꺼림칙한 느낌은 여전했다.이곳에 끌려오고 처음으로 보는 풍경. 세 개의 백열전구, 일곱개의 쇠기둥과 몸 반대편에 설치된

 

 수세식 변기. 빈 기둥 넷 그리고 묶인 사람 나를포함 셋....

 

어째서 그랬을까... 도대체가 무슨 자신감이었을까... 항상 농담으로 들어오던 '도를 믿습니까?'를 만나자 생긴 한심한 호기심.

 

여자 둘을 따라간다는데서 생긴 방심. 그 꺼림칙한 음습한 골목길로 들어갈때 피어난 불안한 마음... 그 때 돌아갔어야 했는데.

 

그 망할 호기심!! 그 망할 호기심!! 그 망할!!! 호기심!!!!! 때문에!!!!!!

 

그나마 내가 미쳐 울부짖지 않는 이유는 단지 뒷주머니의 구식 열쇠 때문이다. 못난 열쇠... 구식을 고집하는 아버지의 억척으로

 

불편을 감수하며 항상 뒷주머니에 장식없이 들어있는 열쇠... 

 

 

구토를 하고 정신이 든 이후로 밖에서 희미하게 들리던 악기의 소리가 사라졌고, 그리고도 대략 한 시간이 지나도록 그들이 오지

 

않았다. 움직여야 한다.

 

북북북북북북

 

창문하나 없는 방 밧줄을 가는 소리가 울린다. 밧줄은 생각보다 두껍지 않다. 이대로라면 한 시간 이내로 밧줄을 끊을 수 있을것이다.

 

그 후에는..... 저 문이 열려있다면 고맙겠지만 잠겨있다면... 묶인척 쇠기둥에 기대있다 들어오는 사람들을 제압하고 나가야겠지.

 

그렇기 위해서는 저 둘의 도움이 필요하다.

 

"저기요..." 대답이 없다 "저기요?..." 대답이 없다. "저기요!!!" 낮은음으로 소리를 높혔다.

 

"누구신가요?" 한 명이 대답했다. "묶여있는 사람입니다. 제가 지금 열쇠로 밧줄을 풀고있으니 다 풀고 그쪽도 풀어드리겠습니다.

 

같이 여기에서 나가시죠." 이어지는 침묵....

 

"예 그러시죠..." 힘없는 목소리가 간신히 목구멍을 기어나온듯 하다. 과연 저 사람이 내 탈출에 도움이 될까 싶었다.

 

한참을 밧줄을 갈다가. "몇 일간 묶여계셨나요?" 생각없이 물었다. "......" 생각이 필요한건지 힘이 없는건ㅈ"6일입니다."

 

제대로된 밥도, 잠도 없이 6일이라... 미안하지만 여차하는 순간에 다리 붙잡히는 일은 없도록 해야겠군...

 

 

 

 

 

한참을 밧줄을 갈다가. "옆에분은... 혹시.." 불안한 생각에 물었다. "......" 슬슬 짜증나는 정적 "기절....니다. ..일까지는

 

못일...날 것 같..니다." 문장이 길어지자 깔때기 안에서 소리가 울려 무슨 말을 하는지 잘 알아들을 수 없었다.

 

 

 

 

북북북북북... 투두둑! 드디어!

 

하나의 매듭이 절단되자 나머지 부분은 순식간이었다. 밧줄이 묶인 부분으로 피가 흘러 들어오는 것이 느껴졌다.

 

해방감이 전신을 떨게했다. 그리고 문으로 다가가 문을 열어보았다. 잠겨있었다. 신발... 기대한 내가 병1신이지

 

그리고 묶여있던 다른 한 사람을 풀어줬다. 우선 얼굴에 고정된 깔때기를 벗기자 초점없는 눈이 나를 응시하고 있었다.

 

마른 체형의 20대 초반의 남자. 이어서 손의 매듭을 풀었다. "고맙습니다..." 정말 들을 때 마다 힘빠지는 목소리다.

 

이 사람과의 협력은 정확히 저 문을 넘어서며 마치기로 마음을 굳혔다.

 

그리고 기절해 있는 사람의 구속을 벗기려 들었다. "그분은 두고가죠" 없는 정마저 떨어지는 제안. 하지만 충분히

 

좋은 제안. 언제 정신이 돌아올지 모르는 사람을 풀어줬다가 결정적인 순간에 훼방을 놓는다면 곤란해질 뿐이다.

 

 

 

풀려난 시간동안 서로의 자리에서 잡담을늘어놓았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공감대가 늘어나며 친근함이 들기

 

보다는 사회성이 부족하고 대화가 어색하다는 느낌만이 강하게 느껴졌다. 곧이내 대화보다는 정적이 더욱

 

길어졌다. 역시 사이비에 이끌려온 사람이라 그런가... 억지로 대화를 이끌어 가던 중 문밖에서 가다오는 소리가 들렸다.

 

짜여진 계획은 이랬다. 우선 둘 다 기둥에 묶인듯이 기대고 있고, 그는 얼굴에 깔때기 가면을 뒤집어 쓰고있는다(원래

 

씌우고 나간 상태였으니). 그리고 그가 먼저 일어나 덤벼들어 광신도들의 시선을 끌고 내가 빈틈을 노려 광신도들을

 

제압한다. 그의 체력이 약한 상태니 이것이 최선이다. 단순하지만 충분히 좋은 전략이다.

 

 

(철컥..) 오고있다 셋. (철커덕) 둘 (드르륵) 하나... 두 명의 보통 40대 남자 둘이 들어왔다. 곧이다! 움직여라!

 

탁! 트르륵.. 싸구려 플라스틱 깔때기가 바닥에 팽개쳐지는 소리가 들렸다. 그가 일어나 돌진했다.

 

나에게

 

"이새끼 구속 풀었습니다!!!" 두 명의 광신도도, 나도 순간 다른 의미로 정신이 멍해졌다. 그 순간에도 그놈은

 

혼자 발이 꼬여 균형을 잃은 채로 내게 태클을 걸어오고 있었다. 당장에 내게 달려오는 정신나간 새끼 덕인지

 

광신도들 보다 내가 먼저 정신을 차렸다. 내가 일어나자 태클을 걸어오던 그놈은 균형을 잃고 방구석으로

 

자기 몸을 쳐박았다. 다행히 두 명의 광신도는 여전히 상황파악을 하지 못했다. 나는 그들의 사이를 어깨로

 

강하게 밀치며 문밖으로 뛰쳐나갔다. 그리고 그제서야 정신이 든 두 광신도가 나를 따라오기 시작했다.

 

'미친자식! 어째서?!! 저자식도 납치되서 묶여온거 아니었나??!!!!! 왜냐고!! 미친자식!!' 나는 실수로 마을에

 

발을 들인 고라니마냥 길이 보이는대로 미친듯이 뛰어다녔다. 단순한 구식 대형 2층건물. 일방향의

 

복도만이 길게 이어져 있었다. 사방을 미친놈마냥 공포에 질려 소리지르며 뛰어다니니 곧이내 각기 다른

 

 장소에서 사람들이 구경을 나왔다. 그리고 곧이내 상황을 눈치 챈듯한 몇 명이 반대 방향에서 내게 달려

 

들고 있었다.

 

처음엔 한 사람. 뿌리쳤다. 그리고 다시 한 사람. 옷깃을 잡혔지만 손을 거칠게 휘둘러 쳐냈다. 그리고

 

두 사람. 복도 한 구석으로 붙어 달려 한 명에게만 또다시 옷깃을 잡혔지만 약하게 잡혔다. 뿌리치고

 

달렸지만 균형을 잃었다. 그리고 세 사람.... 무력하게 그들 앞에서 넘어졌다.

 

 

 

 

 

 

거칠게 욕하며 발버둥 쳤지만 일곱 명의 사람을 이겨낼 수는 없었다. 절망과 공포에 빠져 나는 다시 그

 

어둡고 눅눅한 방으로 이끌려갔다.

 

 

 

깔때기의 구멍 사이로 향이 들어온다. 그리고 말소리 또한 들려온다.

 

 "열쇠를 갖고 밧줄을 갈았더군요" 이제는 상관없는 이야기.

 

 "아아... 그래서 다른마음을 품고 향이 제대로 몸에 안든거군요?" 여전히 이해할 수 없다. 그는 나를 왜...

 

"새신도님 힘들어도 5일만 더 참으세요~ 그 때는 저희가 보내드려도 안 돌아가실겁니다 하하" 아무것도 이해되지 않는다.

 

"자~ 향을 한 번 들이마셔보세요. 한 이틀 지나면 성령을 보실겁니다." 보내줘....

 

향이 입과 코를 타고 들어온다. 하지만 이전의 매캐함은 없고 은은함 만이 느껴진다. 잔잔하게 밀려오는 향의 안개가

 

이윽고 머리까지 올라오는 느낌이다. 그리고 두 광신도의 대화가 점차 알아들을 수 없는 웅얼대는 소리로 바뀌어

 

가고있다.

 

"ㅇ!5%ㅎㅁ?(ㅇ!-\)가?" .....

 

"이ㅈ5%ㅎ마(이ㄷ-\)가?" ...뭐?

 

"이ㅈ5 내 말이 드-\리)ㅡㄴ가?" ....

 

"이제 내 말이 들리는가?" 성령이 나타났다.




출처 : 루리웹 - 문장가 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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