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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화

title: 이뻥아이돌공작2015.08.10 15:16조회 수 788추천 수 1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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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일전 연락이 뜸했던 친구에게서 연락이 왔다. 그 친구는 나와 고등학교 때까지 친했던 녀석이었다. 공부를 웬만큼 하던 그 녀석은 대학생활을 시작하면서부터 본격적으로 자신의 미래에만 시간을 투자했다. 그 후로 만날 일이 거의 없어졌는데, 하던 일이 틀어져 버린 것일까? 아니면 친한 누군가가 죽은 것일까? 이렇게까지 생각하는 이유는 평생 술을 하지 않던 녀석이 내게 좋은 술집이 있으니 같이 한잔 하자고 불렀기 때문이다.


"알았어 곧 갈게."


전화를 끊고 녀석이 있다는 곳으로 갔다. 택시를 타고 도착한 곳은, 도저히 도심 속에 있다고 느껴지지 않는 허름한 술집. 마치 시골 외진 곳에서만, 아니 시골에서도 볼 수 없을 것 같은 초라하고 기이한 집. 과연 이런 곳에 사람이 있을까? 하는 의심스러운 마음으로 나무로 된 문을 열었다. 이후 나는 믿지 못할 광경을 목격했다. 그 작고 좁은 술집 안에는 수십 명의 사람들이 미친 듯이 웃고 떠들며 술을 마시고 있었다. 다들 제정신이 아닌 듯 하다. 그리고 문득 의아한 생각도 떠올랐다. 어떻게 이런 시끄러운 소리를 밖에선 못 들었을까? 그때 멀리서 자리잡고 앉아 술을 마시던 친구녀석이 손짓을 하며 날 불렀다. 난 가볍게 눈인사를 나누고 녀석의 맞은편에 앉았다.


"여긴 어디야?"


내가 묻자 친구는 깔깔거리며 술이 든 잔을 내게 내밀었다.


"마셔!"


난 녀석이 제대로 된 대답을 해주기 전까지 마실 생각이 없었고 녀석도 그걸 눈치챈 듯 말을 꺼냈다.


"여긴.. 여긴 뭐랄까 정확히 설명할 수는 없지만, 세계에서 제일 맛 좋은 술집인건 확실해. 한달 전, 난 중요한 시험을 망치고 우울한 기분으로 집에 돌아가던 중이었어. 그런 기분 때문인지 안 하던 술이 생각나더라고. 그때 누군가 여기로 들어오는 걸 보게 됐지. 궁금해진 난 생에 처음으로 술이라는 걸 맛보게 되었어. 그리고 이렇게 좋은 게 있다니 했지. 진작에 알았다면 좋았을 텐데 말이야. 게다가 여기 술은 공짜야. 마시고 싶은 만큼 마실 수 있다고! 굉장하지?"


이해 할 수가 없었다. 술집에서 술이 공짜라고? 그렇다면 수입은 다른 것으로 번다는 것인데, 주변을 보면 그럴 만한 시스템은 전혀 찾아볼 수 없다. 난 연신 이 곳을 칭찬하는 녀석의 모습을 보며 예전보다 훨씬 수척해지고 말랐다는 걸 깨달았다. 마치 송장의 느낌. 주변을 둘러보자 술을 마시고 있는 다른 사람들 역시 모두 그랬다. 더욱 이상한 건 술을 파는 종업원이나 관련된 직원이 전혀 안 보인다는 것이다. 술잔이 빈 손님들은 그저 빈 잔을 들고 손가락 모양 장식의 검은 문으로 들어갔다 나오는 게 다였다. 아마 검은 문 뒤에서 술을 파는 것일 테지?


"아무래도 안되겠어. 여기 뭔가 이상하고 예감이 안 좋아. 나가자."

"무슨 소리!! 여기만큼 좋은 데는 없어!!!"


내가 녀석의 팔을 잡고 일어서자, 미친 듯 웃음에 취해 떠들던 표정이 한 순간에 굳어버렸다. 그와 동시에 주변 사람들 역시 대화를 멈추고 모두 나를 노려본다. 나는 한 순간 얼음처럼 차가워지는 걸 느꼈고 공포가 엄습했다. 그때, 되려 친구가 내 팔을 잡았다.


"내가 직접 보여줄 테니 따라와."


친구는 나를 데리고 검은 문 쪽으로 향했다. 나의 이성은 들어가면 안 된다고 소리치고 있었지만, 몸은 누군가가 조종하는 꼭두각시처럼 멋대로 움직였다. 그렇게 문은 열렸고 난 또 다른 광경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이것은 환상일까? 분명 난 건물 안에 있는데 내 눈앞에는 커다란 폭포가 보인다. 폭포는 누렇고 칙칙한 빛을 띠고 주변의 솟아나 있는 거친 바위들과 수증기는 붉은 빛을 띠고 있었다. 온천이라도 온 듯 몇몇 사람들은 아예 그 폭포 안에서 마시며 즐기고 있기도 한다. 친구녀석이 물병을 꺼내어 폭포로 다가갔다. 그러고는 나를 보고 웃으며 폭포의 물을 병에 담았다. 말로 표현할 수 없지만 이 모든 것은 내게 지옥 같다 라는 느낌을 강하게 주었다. 벗어나야 한다. 지금 밖에 없다. 녀석이 물병 뚜껑을 닫아 내게 건네주려는 순간, 난 그것을 뿌리치고 술집을 박차며 뛰어나왔다.


"택시! 여기요!!"


나는 근처를 지나던 택시를 붙잡아 탔고, 따라 나온 친구를 따돌려 간신히 집으로 향할 수 있게 되었다. 숨을 헐떡이는 모습에 당황한 택시기사가 친구분과 무슨 일 있었냐 물으며 물을 건네주었다. 난 그 괴상한 술집에 대해 낱낱이 얘기 했고 기사는 믿기지 않는다며 농담으로 받아들였다. 답답하다. 과연 이 얘기를 들어줄 사람이 있기나 할까? 누가 들어도 거짓말 같은 이 얘기를 사실이라고 믿는 사람은 아마 없을 것이다. 허탈함에 택시기사가 준 물로 목을 축이고 돌려줄 때 기사는 사양하며 괜찮다고 한다. 탄산수인가? 그리고 대체 뭐가 괜찮다는 거지?


"아, 그거 손님께서 타실 때 친구분이 던져 준 물 입니다."


잠시 나는 멍한 눈으로 침을 꿀꺽 삼켰다. 그리고 서서히 느껴지는 강력한 맛과 향기.

곧 내가 탄 택시는 유턴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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