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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

애완동물 사랑 협회

title: 잉여킹아리수드라2015.08.21 11:07조회 수 832추천 수 1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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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끼익

세월의 흔적이 보이는 낡은 철문이 요란한 마찰음을 내며 열린다.

문을 연 사람은 다름아닌 애완견 훈련사를 지망하는 청년이었다.

청년의 손에는 무언가 적혀있는 종이가 들려져 있었고,그는 방에 있는 사람들을 살펴보더니 말을 꺼냈다.


"전라북도 군산시에서 신고가 들어왔습니다."

청년의 말이 끝나자 방에 있던 사람들은 서로 눈을 몇 번 마주치더니 그 중 가장 나이를 먹은 최다호가 입을 열었다.


"그래,이번엔 어떤 사건인데?"

"애완견 폭행 입니다."

최다호는 폭행 관련 사건을 유독 싫어했다.

어렸을 때 부모님이 자신이 정성스럽게 키우던 새끼 비글을 '말썽을 너무 부린다'라는 이유 하나로 개를 폭행한 것을 본 뒤로 트라우마가 남아서 그런 것이다.

최다호가 동물 사랑 협회를 세운 계기도 부모님의 폭행 때문이다.


"신고 내용 더 자세하게 말해봐"

"신고자의 말에 따르면 이웃집에서 개의 울음이 너무 커서 참다못해 이웃집에 갔는데 중년 남성이 야구 방망이로 개를 폭행하고 있었다고 합니다.
개의 피부는 여기저기 벗겨져 있었고,머리에선 심각한 출혈이 보였다고 합니다."

최다호는 순간 머리 속에서 부모님이 비글을 폭행하던 장면이 지나갔다.


"하여간...
그런 빌어먹을 놈들은 똑같이 처맞어야 돼.."

최다호는 한숨을 크게 한번 쉬더니 의자에 걸려있던 외투를 걸쳤다.


"다들 일단 이동부터 하자고."




*




우선 신고자를 찾아갔다.

신고자는 우리 협회를 반갑게 반기더니 사건의 대해서 말을 하였다.


"저도 정말 놀랐어요...
그럴 분이 아니신데..

"본래 애완견 폭행은 평소에 착한 사람이라도 충동적으로 하기 쉽죠."

최다호는 창문 넘어로 보이는 빨간 지붕을 가리키며 말을 이어갔다.


"저 집이 그 사건이 일어난 집이 맞나요?"

"네.
오늘은 비명소리가 안났는데 죽은건 아닐까 걱정도 되네요."


죽었으면 정말 의미가 없어진다.

주인이 애완견을 죽였다는 증거를 확보 하는 것도 어렵고 확보한다 하여도 처벌이 가능한지는 모른다.

나는 마음이 조급해져 서둘러 협회 사람들을 이끌고 빨간 지붕의 이웃집으로 향했다.


나는 사건이 일어난 집의 대문을 열었다.

마당에 들어서자마자 알수없는 악취가 코를 자극했다.

혹시 죽은 애완견 시체가 썪는 냄새가 아닌가 불안한 마음이 들었다.

그때 빨간 지붕의 집문이 열리더니 반바지에 낡은 티를 걸친 중년 남성이 나타났다.


"댁들은 누구신데 남의 마당에 함부로 들어와요?"

"애완동물 사랑 협회에서 나왔습니다.
혹시 애완견 폭행하신 적 있으십니까?

중년 남성은 언성이 높아졌다.

"다짜고짜 남의 마당에 들어와서는 무슨 말 하는거야.
다 꺼져!"

"진정하시고 사실을 말해주세요."

"진짜 어이가 없어서...
개 데리고 올테니 기다려."

중년 남성은 집에 들어가더니 잠시후에 개를 데려왔다.

개의 피부 상태는 심각했고 머리에는 큰 흉터가 있었다.


"애완견 피부 상태가 왜 이래요?
또 머리의 흉터는 뭐고요?

"애가 새끼 때 워낙 덜렁거려서 여기저기 부딪힌 것 뿐이야.
개 보여줬으니 어서 나가,나가라고!"

중년 남성에게 안겨있던 개의 눈동자를 난 분명 보았다.

두려움과 공포로 생기는 특유의 젖은 눈.

"아뇨,이대로는 못갑니다.
죄송하지만 저희 단체가 애완견을 맡아도 될까요?

"내가 뭐가 좋다고 니들한테 개를 줘?"

"돈 드릴게요."


중년 남성의 얼굴이 순간 차분해졌다.


"그래,데려가라.
대신 돈은 꼭 주라고."

중년 남성이 개를 바닥에 놓았다.

나는 서둘러 협회에 소속된 의사에게 상태를 보라고 하였다.


"생각보다 심하지는 않네요.
며칠간 치료 받으면 괜찮아요."

나는 크게 안도하였다.

그리고 한편으론 기분이 나쁜걸 넘어서 더러웠다.

지들이 뭐라고 생명을 이리 함부로 다루는 것인가?

돈을 준다는 말에 바로 개를 넘긴 중년 남성을 마음 같아선 처벌과 내 주먹을 같이 맛보게 하고 싶었으나 협회의 이미지를 위해 참았다.

*

협회 사람들과 함께 다시 협회 건물로 돌아왔다.

협회 건물에선 다양한 방송사 기자들이 날 반겼다.


"최다호 대표님,이번 구출한 개의 상태는 어떤가요?"

"개를 구출하기 위하여 아예 개를 사들인 게 사실인가요?"

여기저기서 날아오는 질문에 피곤해진 나는 대충 대답을 하고 건물에 들어가 내 전용 의자에 앉았다.

그때 오늘 사건을 보고한 청년이 입을 열었다.

"이번 애완견 구출도 축하할 겸 회식 한번 하는건 어떤가요?"

최근 회식을 안한지도 꽤 됬고,기분 나쁜 폭행 사건도 잘 처리 됬으니 나도 '싫다'고 할 이유가 없었다.

나는 협회 사람들과 함께 동네에 유명한 음식점으로 갔다.


"여기 소고기는 매일 소를 직접 잡아서 맛이 신선해.
다들 부담없이 먹어라.
오늘은 내가 산다."


내 말이 끝나기 무섭게 협회 사람들이 주문을 시작했다.

고기를 받아서 불판에 올리자 맛있는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나는 소고기는 원래 다 구워지기 전에 먹는 것이라고 말하며 아직 익지도 않은 소고기를 맛보았다.

고기가 내 목으로 넘어갈 때 협회 사람 중 한명이 나에게 농담을 하였다.


"대표님.
소도 동물 아닌가요?
보호 하셔야죠."

"야.
소는 원래 먹으라고 있는거야."

"그래도 이 소도 이 불판으로 올 때 폭행 당했을텐데 말이죠."


나도 모르게 웃음이 터졌다.

협회 사람들도 농담이 웃긴지 웃기 시작했다.

좋은 일이 많아서 그런지 고기맛이 오늘따라 더 맛있었다.






*




도살꾼의 해머가 소의 머리를 강타한다.

해머를 맞은 소가 괴상한 울음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이 새끼는 뭐가 이리 질겨."

또 다시 도살꾼의 해머가 소의 머리를 내려친다.

소의 눈알이 충격으로 튀어나왔다.

해머를 맞은 소의 얼굴의 상태는 눈알이 튀어나오고 두개골은 충격으로 일그러져 납작했다.

도살꾼이 소의 뒷다리를 잡고 웬 기계 앞으로 다가간다.

기계 내부는 칼날이 가득했다.

도살꾼은 뒷다리를 끌어올려 기계의 올려놨다.

그리고는 버튼을 누르더니 해머로 괴상한 얼굴이 된 소의 몸을 칼날이 해체하기 시작했다.

살이 찢기는 소리와 함께 피가 기계 아래의 통으로 모였다.

5분쯤 지나고나서 기계의 다른 입구로 나온건 알수없게 변해버린 소의 몸통 이었다.

피를 담는 통은 피로 꽉 차서 넘치기 직전이었다.

도살꾼은 형체도 알아보기 힘든 소의 몸통을 트럭에 실어서 음식점으로 향했다.

음식점에 도착한 뒤 이미 충분히 찢긴 소의 몸통을 
부위별로 절단했다.

그리고 10분도 안지나서 웬 중년 남성과 여러 사람들이 그의 뒤를 따라서 들어왔다.

사람들은 오자마자 주문을 시작했고 도살꾼의 손도 바빠졌다.

애완동물 사랑 협회의 대표는 해머를 맞고 칼날로 찢기고 절단당한 소의 부위를 불판에 올렸다.

그리고는 익기도 전에 자신의 입으로 넣었다.

고기가 맛있는지 대표는 미소를 지었다.

사람들도 이해하기 어려울 것이다.

동물을 사랑한 남자가 형체를 알아보기도 힘든 동물의 살을 먹는 것을.


뭐가 사랑이고 뭐가 보호이고 누가 동물인지.
 
 
 
 
 
 
 
출처 : 웃긴대학  닉값하는미친놈. 님



맛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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