랜덤게시물 단축키 : [F2]유머랜덤 [F4]공포랜덤 [F8]전체랜덤 [F9]찐한짤랜덤

실화

12년 전, 귀신과 대화

title: 양포켓몬패널부처핸접2015.08.22 05:51조회 수 1033추천 수 1댓글 2

    • 글자 크기



편하게 반말체로 쓸게
28살 총각인데, 늘 눈팅하면서 내가 가진 2개의 실화가 생각났지만, 구찮아서 미뤄오다가 써본다.

12년전, 때는 중3 연합고사가 끝나고 아주 긴 겨울방학(실제 거의 3달에 준하는 짱짱방학)이었지. 지금도 붙어다니는 친구 두 명이랑 정든 중학교라며 늘 담배를 피던 자갈밭에서 담배를 피며 중학교 3년을 추억하고 있었어.

11월 말이었고 엄청나게 추웠지. 시간이 밤 11시쯤이었어.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내가 제안을 하나했지.

지금은 신도시로 엄청난 규모의 시가지를 자랑하지만, 그당시 이곳은 산을 넘어 학교를 가고, 초등 학교도 기본 4-50년 씩 된 학교들이었거든. 고로, 산길이 겁나게 많았지.

"담력훈련ㄱㄱ."

둘이서 잠시 고민하더니 이내 받아들이고 셋이서 전설의 폐공장들이 늘어서 있는 그곳으로 갔지. 바로 옆이 아파트단지였지만, 가로등은 물론 인위적인 빛하나 없는 곳이었어.

젊은 여자가 농약먹고 죽었다는 폴리스라인이 반쯤 뜯겨나간 원두막집이랑 살아있는 개를 먹는 아저씨가 사는 판자집을 지나서 이윽고 첩첩산중에 들어섰어.

그당시 여러 아파트 신규공사를 시작하려고 산에 어설프게 길을 내놓은 곳으로 간혹 영업을 끝낸 버스들이 다니곤 했지. 그 길을 따라가다가 작은 삼거리에 다다랐을때 일이 터졌어.

셋이 이야기를 하며 가다가 갑자기 한놈이 소리를 지르면서 뛰었고, 옆에 있던 놈도 같이 뛰더라. 근데 그 새끼들 가는 건 보겠는데 도저히 내옆을 돌아볼수가 없었어.

삼거리의 모퉁이 부분이 내왼쪽이었는데 거기서 뭐가 있다는게 느껴졌어. 그때 알았지. 나는 무서우면 얼어버리는 류구나...

얼굴을 천천히 돌리니까 7살쯤 됐을까? 남자아이가 서있더라. 근데 애가 혈색이 어디가 아파보여. 정말 신기한게 본능적으로 안다? 

아 이거 사람 아니다.

그..설명이 안되는데 엄청 건조해보여. 사람의 에너지가 안느껴진다고. 하지만 최대한 침착하게 물었어.

-이 시간에 여기서 뭐해?

그랬더니 대뜸 

-죄송합니다.

이러면서 90도 인사를 하더라.

순간 다시 확인하고픈 마음에 다리를 봤는데 풀에 가려서 다리가 안보이더라고. 내가 계속 말을 걸었어. 눈도 안피하고.

-지금 시간이 몇신데 거기서 그러고 있어. 집이 어디야?

-죄송합니다.

또 90도 인사였어. 친구들이 곧 다시 돌아왔고 애들은 한마디도 없이 내옷을 잡아당기며 가자고 속삭였지.

근데 이상하게 마음속에서 뭔가 짠한게 밀려드는거야. 이놈 새끼가 어린게 어떻게 됐길래 귀신이든 사람이든 여기서 이러고 있을까. 

나도 모르게 이렇게 말했지.

-택시비 줄까? 밥은 먹었어? 형이 데려다줄게.

했더니 애가 갑자기 반대편 어두컴컴한 산길을 쳐다보더라. 그 시간이 꽤 길었고 우린 셋다 얼어있었지.

얼마나 지났을까. 뜬금없는 한마디.

-이제 가야 해요. 버스가 오거든요. 고맙습니다.

다시 90도 인사. 
보다못한 내친구가 다그치면서

-야 이시간에 무슨버스야? 12시가 다 됐는데.

무서워서 화를 냈지.
그때였어.
내 가족 다 걸고, 갑자기 산길에서 432번 버스가 올라오더라. 와.......진짜 그때의 지림은...

더 미치는건 애가 달려오는 버스를 향해 가는데 버스가 그냥 지나가버렸어. 진짜 우리 눈6개앞에서 말이야. 사람 미친다니까.

우린 혹시라도 사람일거란 1%의 희망을 가지고 당시 mp3폰 sky폰에 플래쉬기능을 켜서 주위를 봤는데 아무것도 없는 거야.

셋이 동시에 소리지르면서 내려갔어. 아파트로.

그리고 다음날 그곳에 대낮에 다시 갔어

그때 우린 확실히 알았지.

풍성한 풀때매 그 아이의 다리가 안보인건
우리가 홀렸기 때문이야.
그 시골에 추운 11월 말에 풀이 무릎까지 자라겠어? 아니 있다치자, 그곳은 바위뿐이더라.

다른 이야기들처럼 알아보니 누가 죽었고 그런건 몰라. 정말 실화니까.

우린 아직도 만나서 이 이야기를 해.

바로 어제 일 같으니까.
지금 난 그 삼거리 바로 앞에 지은 대단지 아이파크에 가족들이랑 살고있어. 

가끔 퇴근길에 밤이 되면 굳이 거기로 가보고는 해. 아직도 궁금하거든.

그 아이의 정체가..



출처 : 웃긴대학 강민경다비치네 님.
 
 


자연보호해요~~

    • 글자 크기
댓글 2

댓글 달기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조회 수 추천 수
185 실화 1년 간 중국에서 살면서 가장 살떨렸던 일 푼다8 title: 하트햄찌녀 2400 5
184 실화 19살 철없었을 때의 자살행위 기이한 체험(제이야기입니다_2 title: 연예인1오바쟁이 1718 1
183 실화 19금) 아내가 아닌 여자2 백상아리예술대상 256 1
182 실화 1998년 안산에서 경험한 실화입니다.2 title: 이뻥아이돌공작 2221 2
181 실화 1997년 실종된 사람을 찾을 수 있었던 방법4 title: 하트햄찌녀 478 1
180 실화 1995년에 겪은 무서운 일3 title: 투츠키71일12깡 1118 1
179 실화 1994-2004 자살자의 유서.txt3 title: 보노보노김스포츠 1530 1
178 실화 1980년대 미국에서 있던 이야기7 여고생 2900 4
177 실화 19) 귀접(?) 경험. 꿈썰 (야한내용+스압 주의)5 티끌모아파산 2103 1
176 실화 16평으로 아파트1 도네이션 744 1
175 실화 15층2 title: 섹시변에서온그대 1107 1
174 실화 15년전 절에서 겪었던 신기했던 일3 title: 그랜드마스터 딱2개ILOVEMUSIC 1354 2
173 실화 15년만에 열린 동창회8 title: 양포켓몬자연보호 1481 2
172 실화 15년 전에 겪은 무서운 일1 title: 메딕오디 1971 0
171 실화 15년 전, 그 일 이야기(실화)2 title: 연예인13라면먹고갈래? 969 1
170 실화 15년 전, 그 일 이야기3 title: 썬구리강남이강남콩 888 1
169 실화 14층 비상계단 title: 투츠키7엉덩일흔드록봐 746 2
168 실화 14살 사촌처제 강간사건1 YYng 1798 0
167 실화 14년전의 이야기 title: 그랜드마스터 딱2개ILOVEMUSIC 1320 0
166 실화 13년 전1 도네이션 520 1
첨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