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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화

얘야, 아빠 친구분들 오셨나 보다

title: 연예인13라면먹고갈래?2015.08.24 12:05조회 수 805추천 수 1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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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오래된 이야기입니다.


초등학교 3학년 때 일이군요.


어렸을 적 저희 집은 4인 가족에 방이 2개인 집에서 살고 있었습니다.


아버지, 어머니, 형, 그리고 저. 당연히 아버지, 어머니께서 안방으로 방 하나를


사용하셨고, 저는 형과 함께 방 하나를 같이 사용하였습니다.


그리고 그 해 봄이였습니다.


몇 달 전부터 치매증세를 앓아오신 친할머니께서 그 증세가 더욱 악화되는 바람에


집에서 모시기로 결정하였습니다. 결국 형은 안방에서 지내게 되었고, 저는 할머니와 함께


작은방에서 같이 생활하였습니다.


아직 사춘기 때도 아니였고, 할머니를 좋아했던 관계로 저는 큰 불편함 없이 생활 할 수 있었습니다.


다소 할머니께서 기억이 오락가락 하시고, 거동마저 불편해지시던터라 혼자 물을 드시러


부엌 갈 힘도 없어지신 모습을 보면 짠하기도 하여 슬퍼하곤 했죠...


그러던 어느 날.


청천벽력같은 소식을 듣게 되었습니다. 할머니께서 치매에 폐암까지 걸리신 것이였습니다.


치매증세를 겪으시기 전에는 평소 담배를 피우시던 할머니였기에 설마했던 문제가 현실이 되어버렸습니다.


이미 말기로 접어든 폐암은 할머니의 몸을 더욱 힘들게 하였고, 노쇠에 병마까지 겹쳐 할머니는


날이 갈수록 힘들어하셨습니다.


이미 사형선고나 다름없던 상황에서 조금이나마 할머니를 잘 보살펴드리고자 가족들은 노력했습니다.


그리고 한창 장마가 진행되었던 여름 밤이였습니다.


여느 때와 같이 밤 열시쯤 할머니와 함께 잠이 들었습니다.


얼마나 지났을까...


곤히 자고 있던 저를 누군가 흔드는 것이였습니다.


"얘야 일어나 봐라, 얘야 일어나 봐."


눈을 떠보니 할머니가 절 깨우셨던 것이였습니다. 


"할머니 왜 그러세요?"


저는 목이말라 할머니께서 깨우신 줄 알았습니다. 


"네 아빠 친구분 왔나 보다, 문열어 드려라 빨리."


할머니는 아빠 친구 분이 오셨다며 손가락을 가리키셨습니다.


손가락이 가리킨 곳은 창문...저희집은 2층이였습니다. 


저는 멍하니 창문을 응시했습니다. 당시 마당에 나무가 심어져 있었고, 비바람으로 인해


창문의 덜컹거리는 소리와 나뭇가지 흔들리는 소리가 세차게 휘몰아치고 있었습니다.


"할머니 거긴 창문이예요..."


저는 할머니께서 쇠약으로 인해 헛것을 보신거라 생각했습니다. 


할머니는 대답없이 가만히 누워계시더니 이내 다시 잠이 드셨습니다. 그리고 저도 다시 잠이들었지요.


그리고 다시...할머니께서 저를 흔들어 깨우셨습니다.


"얘야, 아빠 친구분들 왔나 보다, 빨리 문열어 드려라."


"할머니...글쎄 저긴 창문이예요."


할머니는 그런식으로 저를 3~4번 정도 깨우셨습니다. 슬슬 짜증이 밀려오기도 했지요...


그리고 또 다시...


"아빠 친구분들 오셨다, 빨리 문열어 드려라."


말이 끝나기 무섭게 할머니께서는 침상에서 일어나려고 하시는 것이였습니다.


"할머니, 글쎄 저긴 창문이예요. 아무것도 없어요."


"현관 앞에 서 계신다, 나 좀 일으켜다오."


이번에는 창문이 아니였던 것입니다. 그리고 직접 나가보시겠다고 고집을 피우셨지요..


저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끝내 가시겠다 하여 할머니를 부축하고 현관문으로 향했습니다.


현관등을 켰고, 현관문을 바라 보았습니다. 당시 유리로 되어 있던 현관등에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습니다.


"할머니, 아무도 없는데요."


할머니께서는 저를 이상하게 쳐다보시더니 뭔 소리냐고 빨리 열어드리라고 호통을 치시는 것이였습니다.


저는 잠도 포기하고 장단에 맞춰드린다는 식으로 현관으로 향했습니다.


할머니는 힘없이 현관문을 바라보며 서 계셨지요.


저는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조심스럽게 현관문을 열었습니다.


"누구세요~?"


물론 밖에는 아무도 없었습니다. 깜깜한 밤하늘에 비바람만 휘몰아치고 있었죠. 


저는 잠시 밖을 내다보다 다시 현관문을 걸어 잠궜습니다.


"할머니 아무도 없어요."


할머니는 의아하다는 표정 하나 안지으시더니 빨리 들어가서 자자고 말씀하셧습니다.


저는 할머니를 부축하고 다시 침상에 누웠지요. 


어짜피 또 깨우시겠지 싶으며 불편한 잠을 청했습니다. 하지만 그 날 밤 저를 다시 깨우지 않으셨습니다.
















 



그날 밤, 할머니께서 하늘나라로 가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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