랜덤게시물 단축키 : [F2]유머랜덤 [F4]공포랜덤 [F8]전체랜덤 [F9]찐한짤랜덤

실화

허공에서

title: 연예인1오바쟁이2015.08.26 09:12조회 수 494추천 수 1댓글 2

    • 글자 크기



7살인가, 8살이었던가……. 1983년 봄일 겁니다.

그때 저는 화곡동의 주공아파트에서 살고 있었습니다.

시범아파트라고 해서, 서양식 마당이 있는 단층주택과 3층짜리 아파트로 이루어져 있는 크지도 작지도 않은 아파트단지였습니다. 어른들 술자리에서 박정희때 지었다고 흘려 들은 기억이 나네요.

저는 그 마을이 마음에 무척 들었습니다. 사람냄새 나는 아담한 단지가 지금도 가끔 기억이 나요. 낮에는 동생(당시6살)과 저 둘만 집에서 놀곤 했어요. 부모님은 맞벌이 부부였고, 우리집엔 어린 우리들을 봐주시던 아주머니가 오셔서 밥도 주시고 청소도 해주시고 하셨어요.

우리가 자주 놀던 놀이방 문손잡이는 부서져있었습니다. 집이 낡아서 놀다가 부셔먹은 거 같아요. 손잡이는 빼버리고 문을 닫을 수 있도록 닫히는 곳에 뭔가 끼워놓고 테이프로 붙여놓았었어요. 문은 안으로 열리는 구조였기 때문에 빨랫줄로 고리를 만들어두었어요. 잡아당기면 문이 안으로 열리도록.

그날도 우리는 그 놀이방에서 문을 닫고 놀고 있었습니다. 집엔 아무도 없었고, 그래서 더 신나게 블록을 만들고 부수면서 놀고 있었습니다. 아침부터 점심까지 놀고 있었는데, 동생이 오줌마렵다고 화장실 갔다 오겠다고 했어요.

그런데 문이 안 열린다고 하네요. 고리를 당겨서 문을 열려고 했지만, 고리가 문이랑 같이 끼어서 밖으로 나가있었습니다. 그래서 문이 안 열렸던것이지요. 안으로 열리는 문이라 당겨서 열어야 했는데, 당길 수 있는 것이 없었습니다. 문고리가 없었거든요.

동생은 오줌이 마렵다고 칭얼대고 있었고.. 형으로 뭔가 해야 했던 저는 창문 밖을 보았습니다.

우리 집은 3층이었고, 3층쯤은 뛰어 내려도 죽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있던 (그때 당시 TV에서 자주 보던 프로가 바야바라는 외화였습니다. 헐크랑 비슷함.) 저는 창문으로 뛰어내려 밖을 돌아서 문밖에서 밀어서 문을 열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3층 아래 밖을 보니 창밖은 자갈이 조금 깔려있었습니다. 하늘을 보니 날씨가 참 좋았습니다. 구름 하나도 없었어요. 지금 생각해보니 죽기에 좋은 날이었던 것 같습니다.

일단 창에 매달렸습니다. 조금이라도 낮은데서 떨어지면 덜 아프지 않을까 싶었거든요. 동생이 그러지 말라고 울고 있었지만, 전 어렸지만 남자다움을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그리곤 손을 놓았습니다.

위를 보며 떨어지고 있었는데, 그 때 허공에서 사람이 있다는 걸 알아차렸어요. 나타난 건 아니고, 원래부터 거기 있었는데, 어느 순간 제가 그걸 본 거 같았어요. 하얀 수염을 기르고 하얀 옷을 입은 사람이 위에서 저를 내려다보고 있었어요. 표정이 보일 거리는 아니었는데 느낌에 그 사람은 인자하게 웃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떨어지고 있는 상황에서도 마음이 차분해지고 별일 없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저는 자갈밭에 발부터 떨어졌습니다. 몸은 옆으로 쓰려졌고 엄청난 고통과 공포가 몸을 엄습했습니다. 이렇게 죽는 건가……. 배가 아파서 숨을 실수가 없었어요. 떨어진 곳은 아파트 뒤쪽이라 인적이 없었습니다. 어떻게든 사람들에게 도움을 요청해야겠다고 생각해서, 아파트 옆쪽으로 기어갔습니다.

큰길가로 결국 나올 수 있었습니다. 그 때, 우릴 봐주시는 아주머니가 언덕에서 올라오시다가 저를 발견하셨어요.

저는 병원으로 실려 갔습니다. 부러진 곳은 없었고, 팔뼈에 금이 조금 갔다고 했어요. 며칠 입원하는 동안 간호사 누나들이 슈퍼맨놀이 어쩌고 하며 절 보고 웃고 지나가곤 했습니다. 그 수염할아버지는 누구였을까……. 왜 거기 있었을까……. 하는 생각을 했지만, 주위에 물어봐도 슈퍼맨놀이 하다가 떨어진 아이의 말은 아무도 믿어주지 않았습니다.

어릴 때는 그 할아버지 덕분에 내가 무사했던 거라고 생각했었는데, 지금은 그땐 가벼웠고, 발부터 떨어져서 크게 다치지 않은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 할아버지도 '그래선 죽지 않아' 라고 웃고 있던 건 아닐지. 그 분은 누구였을까요. 조상님이었을지도…….

[투고] 하레이션님
 
 
 
출처 : 잠들수 없는 밤의 기묘한 이야기
 
 


    • 글자 크기
댓글 2

댓글 달기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조회 수 추천 수
5212 미스테리 미스터리 사건 의혹이계속되는 사라진 남자 예삐 871 0
5211 기묘한 억울한죽음 비극을가져온 왕비의 초상화 예삐 757 3
5210 미스테리 <미스테리>마릴린 먼로의 딸이 맞을까? 예삐 809 2
5209 기묘한 엄청난 크기의 구멍 싱크홀1 예삐 624 0
5208 미스테리 미스테리-비하인드가있는 노르망디 상륙작전 예삐 673 0
5207 미스테리 조현병때문에 아들을 닭장에가둔 미스테리 1 예삐 709 1
5206 미스테리 <미스테리>사자상의 저주로 조카가 죽었다?1 예삐 508 0
5205 미스테리 성도착증인 잭더리퍼 미스터리 예삐 1018 1
5204 미스테리 진실이였던 러시아해군이 공개한 UFO1 예삐 1305 3
5203 미스테리 지미도일 죽음에 관한 미스테리 예삐 613 0
5202 미스테리 세계 10대 금지구역 미스테리 지역 공개! 호날두리 1328 0
5201 미스테리 세계 미스테리 나스카라인 아시나요? 호날두리 740 0
5200 실화 손바닥 title: 연예인13라면먹고갈래? 819 1
5199 실화 하숙집 title: 연예인13라면먹고갈래? 811 1
5198 실화 지하실 title: 연예인13라면먹고갈래? 605 1
5197 실화 사무실 야근중 title: 연예인13라면먹고갈래? 970 1
5196 실화 아는 여자1 title: 연예인13라면먹고갈래? 805 1
5195 실화 아빠를 살린 꿈 title: 섹시변에서온그대 854 2
5194 실화 목소리 title: 섹시변에서온그대 480 1
5193 실화 약속 title: 섹시변에서온그대 502 1
첨부 (0)
로그인

o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