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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

언니와 동생의 일기

title: 양포켓몬패널부처핸접2015.08.31 17:18조회 수 748추천 수 1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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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6일

나는 언니를 좋아한다.

언니는 늘 나를 즐겁게 해주고 잘때도 곁에서 있어준다.
그럴때마다 나는 언제까지고 언니가 내곁에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9월14일
나는 동생을 싫어한다
동생은 나에게 '언니가 영원히 내곁에서 있어주면 좋을거같아'라는 말을
늘상 지꺼리며 낄낄 웃어댄다.
아아 어린아이를 사탄이라고 부르는 이유를 알겠다.
작은 사탄인 내 동생이 너무 싫다.
 
 
9월20일
언니와 숨바꼭질을 했다.
늘상 그랬지만 난 술래다.
그렇지만 불만은 가져본적 없다.
잡았을때 언니 표정은 세상에서 제일 예쁘다.
 
 
9월20일
오늘 친구들과 놀고 나갔다와보니 동생이 없다
벌써 몇번째인가.
엄마 아빠는 나에게 빨리 찾아서 데려오라고 재촉한다.
지겨워 짜증나.라고 중얼거리며 난 또 녀석을 찾으러 녀석이 숨을 만한 곳으로 찾아다닌다.
그리고 한곳에 멈춰 앉아있는다.
그러면 또 어디선가 그녀석의 발걸음 뒤에서 들려오고
"찾았다"하며 싱글벙글 웃는 녀석을 보며 짜증이 솓구친다.
 
 
11월5일
엄마가 외출하면 아빠는 늘 그랬듯이
언니를 데리고가 사랑을 해주신다.
언니는 아빠의 사랑을 받는게 벅찬지 늘 슬프게 울고 있다.
오늘도 문틈으로 그모습을 보다 언니와 눈이 마주쳐 웃고 말았다.
 
 
11월28일
나는 아빠가 동생과 같은 사탄인걸 알고있다.
왜냐면 아빠는 엄마가 외출가실때면 시간날때마다
날 데리고가 엄마놀이를 시키기 때문이다
그때마다 스멀스멀 지렁이가 내몸을 기어가는 느낌에
뿌리치고 싶지만 늘 제지당해 아픈걸 견뎌야한다.
그런데 그럴때마다 동생은 늘 그랫던것처럼 문틈사이로 날쳐다보다가
그 시선을 느껴 눈을 마주치게되면 눈꼬릴 휘며 사악하게 웃는다
 
 
12월1일
엄마는 늘 나에게 사랑스러운 내 딸하면서 나에게 온갖 선물을 가져다준다.
하지만 왠지 언니에게는 아무것도 안주고 퉁명스럽다.
언니는 그런 엄마앞에서는 내 흉내를 낸다.
요새 언니의 행동 몸짓 하나하나가 내가 하는 행동가 비슷해지는것 같다.
집에 들어가면 동생이 좋아하는 물건들이 한상자 가득 탑처럼 쌓여있다.
엄마는 동생을 너무 좋아한다.
그게 늘 서럽고 부럽고 화가난다.
그래서 엄마에게 무의식적으로 그녀석 흉내를 낸다.
가끔이지만 그런 나를 받아주시고 예뻐해주는 엄마를 보고 기뻤다.
 
 
12월16일
오늘은 언니가 날 밀쳤다.
그래서 작은 흉터가 났는데 그걸보고 엄마가 언니를 불러
화를 내면서 나와 같은 흉터를 만들어버렸다.
언니 어째서 웃는거야?
 
 
>
동생이 너무 괘씸해서 한대 때린다는게 흉터를 내버렸다.
원래같으면 안절부절하며 어떻게든 그 흉터를 가릴만한걸 찾았지만
난 이제 그러지 않기로 했다.
이렇게라도 관심받을수 있는것에 행복하다.
 
 
1월 3일
언니가 움직이질 않는다.
아까부터 내가 소꿉놀이를 하자고 인형을 가져왔는데
눈도 뜨지않고 내가 만진다고 소리를 지르지도 않았다.
마치 예전에 기르던 강아지처럼 축 늘어져서는 움직이지 않는다.
강아지가 아플때처럼 언니를 꼭 안아줬지만
언니는 돌처럼 굳은채 움직이질 않았다.
 
 
>
난 이제 이녀석이 날 어떻게 원하든 다 무시할 생각을 하고있다.
그래서 나에게 거슬리는짓을 해도 무시하기로 했다.
어디 한번 너가 지치나 내가 지치나 해보자는 식으로 해봤는데
먹히는 듯하다.
이젠 너 상대하는것도 버겁다고 멍청아 라고 속으로 중얼거렸다.
 
 
3월4일
언니가 오늘도 아빠에게 끌려갔다.
그런데 엄마가 왠일인지 일찍왔다.
날 보고 처음으로 화를 내며 방에 들어가있으라 한다.
나는 엄마의 재촉에 못이겨 방에 들어갔다.
엄청난 큰 소리와 함께 언니의 숨넘어가는 소리가 들렸다.
 
 
>
발악을 했다.
정말정말정말정말 너무 싫어서
발악을 하자 아빠가 나를 때렸다.
얼얼해질정도로 맞아 몸에 힘이 안들어가 축늘어졌다.
그 순간 달칵 소리와 함께
아빠의 비명소리가 귓청을 때렸다.
놀라 눈을 크게 떠 아빠쪽을 쳐다봤다.
엄마가 날 보고있었다.
무서웠다.
왜 날 그런눈으로 보는거야
 
 
5월1일
언니가 없다.
엄마는 언니가 잠깐 놀러갔다고 한다.
하지만 언니는 몇일이 지나도 오지않는다.
어디로 간걸까.
어서 와서 나와 놀아줬으면
 
 
6월8일
요새는 엄마가 오랫동안 집에 계신다
아빠는 그런 엄마와 있으면 집에 있는 물건들이 깨진다.
절실하게 언니가 보고싶어졌다.
언니가 없으면 집안은 늘 시끄럽다니까.
 
 
6월29일
엄마가 급히 나가셨다.
아침일찍 어딜 나가시는지 쿵쿵쿵 대는소리에 깨버렸다.
그 날부터 엄마는 예전처럼 늦게 왔다.
나는 말동무가 없어 곰돌이 인형이랑 놀았다.
 
 
7월15일
아빠의 눈빛이 마치 언니를 보는듯이 날 쳐다본다.
요새 들어 밥먹을때도 혼자놀고 있을때도
뒤에서 아빠의 눈빛이 느껴진다.
아빠 또 '엄마놀이'할거야?
 
 
7월29일
난 언니대신 엄마놀이를 했다.
입을 막혀서 그런지 소리가 잘 나오지 않았다.
그 순간 누군가가 키득거리는 소리가 귓가에 들렸다.
난 문쪽을 바라봤다.
거기엔 언니가 있었다.
하얗고 핼쓱한 언니가 날 보며 입을 벌려 가느다란치아를 들어내며 웃고있었다.
처음으로 언니가 날 보고 웃었다.
 
 
 


자연보호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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