랜덤게시물 단축키 : [F2]유머랜덤 [F4]공포랜덤 [F8]전체랜덤 [F9]찐한짤랜덤

실화

객귀를 쫓는 법

title: 하트햄찌녀2020.08.03 12:05조회 수 1352추천 수 5댓글 4

    • 글자 크기


스물네살 때의 이야기이다.




군제대를 한 직후 욕심에 눈이 멀어 잘 알아보지도 않고 선배에게 속아서 얻은 가게가 쫄딱 망하고



모아둔 돈 모두를 탕진하고 가진 돈 한 푼 없이 술로만 세월을 보낸 적이 있었다.



술 때문인지 스트레스 때문인지 모르겠지만 몸이 많이 아팠었다.



여러가지 이유로 잠을 이루지 못하던 날들이 수두룩 했는데 가장 큰 이유는 몸이 너무 아파서였다.




머리가 어지럽고 가슴은 누군가 짖누르는 듯이 무겁고 답답하고



거인이 내 몸을 통째로 움켜쥐고 짖으깨는듯한 아주 심한 몸살같은 증상이었는데



이대로 잠들어버리면 죽을 것만 같은 막연한 두려움이 들 정도로 아팠다.



진통제도 듣지않을 정도의 고통이었는데 통증을 이겨보려 술을 마시고 억지로 잠이 들면 30분도 채 잠들지 못하고 깨버리고...



그리고 그 잠깐 사이에도 찾아오는 악몽과 가위들로 식은땀 범벅으로 깨어났다.



차라리 죽는게 편하겠다 싶을 정도로 몸도 마음도 지쳐가고 있었다.




병원을 찾아도 뚜렷한 이유를 알지 못했고



의사들의 답변은 하나같이 스트레스, 신경성 때문이란 대답밖에 없었다.



나는 드는 비용에 비해 아무런 해답도 주지 못하는 병원을 더이상 찾지 않게되었다.




이런 나를 보다못한 어머니는 어느날 어딘가로 갔다 오시더니



새벽녘까지 혼자 앓고있던 나를 불러내 대문앞에 수돗가에 무릎을 꿇고 앉으라고 하시더니 부엌에서 무언가를 가지고 나오셨다.



밥과 고춧가루, 소금과 간단한 나물 몇가지가 담긴 큰 밥그릇 하나와 시퍼런 부엌칼 하나를 가지고 오셨는데



한참동안 두 손을 모아 기도를 하시더니 밥그릇안에 밥을 숟가락으로 비비더니 칼을 내 머리위로 빙빙 돌리시며 말씀하셨다.




" 이거 다 잡숫고 우리 아들 괴롭히지 말고 고마 나가주이소. "




밥그릇을 대문안쪽에 놓고 내 머리위로 빙빙 돌리던 칼을 대문쪽으로 던지시는 것이다.



(대문의 칼날이 바깥쪽으로 향하면 객귀가 떨어져 나갔다는 뜻이고 칼날이 안쪽을 향하면 거부하는 것이란다.)



' 땡그랑 '




칼날은 안쪽(내가 앉아있는 방향)을 향해 가르켰다.



어머니는 칼을 집어들고 다시 내 머리위로 빙빙 돌리시더니 아까와 같은 부탁의 말로 다시 한번 칼을 던졌다.




' 땡그랑 '




칼날은 다시 안쪽을 가르켰다.



나는 어디서 배워온 방법인지 모르겠지만 웃기기도 하고 믿기지도 않고 나중에는 짜증이 났었다.



동전던지기처럼 확률상 너댓번 던지면 안쪽이 나오지 않겠는가..



나는 한숨만 내쉴수 밖에 없었다.




그러나 시간이 갈수록 한숨은 오싹함으로 변하기 시작했다.



아무리 던져도 칼날은 바깥쪽으로 향하지 않았다.



좌우 어느 방향도 가르키지 않았다.



칼날은 오로지 집 안쪽방향, 나를 향했다.




대,여섯번쯤 던지고 난후 계속 칼날이 내쪽으로 향하자 어머니는 부탁의 말투가 아닌 단호한 말로 객귀에게 나가기를 명령하셨다.




" 밥 먹고! 좋은 말로 할 때 우리집에 있지말고 다른데 좋은데로 가라. "



' 땡그랑 탱 탱 탱 '



' 부르르르르 '




칼은 아까와 다르게 심하게 요동을 치며 땅바닥에 떨어졌다.



칼날은 여전히 나를 향했다.




그렇게 서른번을 넘게 던졌지만 칼날은 계속 내쪽으로 향했다...




어머니는 칼을 집어들고 다시 내 머리위로 빙빙 돌리며 고함을 지르며 불같이 화를 내셨다.



내 평생 그렇게 화를 내시던 어머니의 모습은 처음봤던것 같다.




" 빌어먹을 객귀♥♥ 새끼가 어디서 건방지게 산사람한테 노략질이고!! "



" 주는밥 곱게 쳐먹고 안나가면 이 칼로 사지를 고마 발기발기 찢어 죽여뿐다!!! "



(실제로는 입에 담지못할만큼 더 심한 쌍욕을 하셨다.)




어머니는 내 머리위, 귓가를 바람을 가르듯 휙휙 휘두르더니 칼을 던졌다.




' 땡그랑 탱 탱 탱 탱 '



' 탱그르르르~ '




칼날은 빙글빙글 돌더니 바깥쪽을 향했다.




어머니는 안도의 한숨을 푹 내쉬더니 밥그릇에 담긴 밥을 대문밖 구석에 쏟아 붓고



소금을 한주먹 쥐고와 집안곳곳과 내 몸, 대문밖 골목에 두루두루 뿌리시며



다시는 오지말라고 한마디 하시더니 됐으니까 들어가서 자라고 말씀 하셨다.




그날 후로 이유를 알 수 없던 통증은 진통제나 술을 먹으면 견딜수 있을 정도로 완화되었고



잠도 편하게 서너시간씩 푹 잘 수 있을만큼 호전되었다.



2주 정도 지난후에는 친구의 소개로 회사에 입사하게 되었는데 일에 지장을 받지 않을 정도로 완쾌까지는 아니지만



그냥 찌뿌둥한 정도? 로 좋아졌다.




나중에 어머니께 그게 무슨 행위였냐고 물으니



어머니가 어릴 때 경끼를 앓았는데 외할머니가 어머니께 썻던 방법인데



외가동네에 오래 전부터 전해진 객귀(잡귀)를 쫒는 방법이라고한다.




그런데 이게 알고보니 일종의 플라시보 효과를 기대하는 요식적인 행위였다는 것이다.



그럼 칼을 서른번 넘게 던졌는데도 단 한번도 방향이 바뀌지 않았던건 단순한 우연이었을까?



아니면 나에게 진짜로 무언가 붙었었던 거였을까...




햄지

    • 글자 크기
댓글 4

댓글 달기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조회 수 추천 수
11233 실화 셀프 빨래방에서2 title: 이뻥아이돌공작 1286 1
11232 실화 예감과 예지몽2 title: 이뻥아이돌공작 1370 1
11231 실화 베트남에서의 만남3 title: 이뻥아이돌공작 1186 1
11230 실화 금기2 title: 이뻥아이돌공작 1506 1
11229 실화 부러운 친구2 title: 이뻥아이돌공작 1483 1
11228 실화 뺀질이의 최후2 title: 이뻥아이돌공작 1463 1
11227 실화 나름 머리 쓰던 귀신3 title: 이뻥아이돌공작 1503 1
11226 실화 내 기타에 얽힌 사연2 title: 이뻥아이돌공작 1232 1
11225 실화 형님이 등산을 그만 두신 사연2 title: 이뻥아이돌공작 1505 1
11224 실화 형님이 배드민턴도 접으신 사연2 title: 이뻥아이돌공작 1471 1
11223 실화 귀신 보는 칠갑산 깡촌놈2 title: 이뻥아이돌공작 1857 1
11222 실화 물 뱀2 title: 이뻥아이돌공작 1542 1
11221 실화 새 집3 title: 이뻥아이돌공작 1322 1
11220 실화 의정부 백인 술귀신3 title: 이뻥아이돌공작 1823 1
11219 미스테리 나치가 UFO를 만들었다!?1 title: 양포켓몬패널부처핸접 620 0
11218 기묘한 마릴린 먼로의 죽음 title: 양포켓몬패널부처핸접 678 0
11217 미스테리 UFO에게 납치됬던 사람들 title: 그랜드마스터 딱2개ILOVEMUSIC 987 0
11216 미스테리 1997년 이승환 애원 뮤직비디오 귀신 소동5 title: 그랜드마스터 딱2개ILOVEMUSIC 1568 0
11215 미스테리 토리노 수의 미스터리1 title: 그랜드마스터 딱2개ILOVEMUSIC 1766 2
11214 미스테리 지구상엔 아직도 미스터리한 생물이 많은것 같습니다.2 title: 그랜드마스터 딱2개ILOVEMUSIC 2398 0
첨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