랜덤게시물 단축키 : [F2]유머랜덤 [F4]공포랜덤 [F8]전체랜덤 [F9]찐한짤랜덤

실화

객귀를 쫓는 법

title: 하트햄찌녀2020.08.03 12:05조회 수 1355추천 수 5댓글 4

    • 글자 크기


스물네살 때의 이야기이다.




군제대를 한 직후 욕심에 눈이 멀어 잘 알아보지도 않고 선배에게 속아서 얻은 가게가 쫄딱 망하고



모아둔 돈 모두를 탕진하고 가진 돈 한 푼 없이 술로만 세월을 보낸 적이 있었다.



술 때문인지 스트레스 때문인지 모르겠지만 몸이 많이 아팠었다.



여러가지 이유로 잠을 이루지 못하던 날들이 수두룩 했는데 가장 큰 이유는 몸이 너무 아파서였다.




머리가 어지럽고 가슴은 누군가 짖누르는 듯이 무겁고 답답하고



거인이 내 몸을 통째로 움켜쥐고 짖으깨는듯한 아주 심한 몸살같은 증상이었는데



이대로 잠들어버리면 죽을 것만 같은 막연한 두려움이 들 정도로 아팠다.



진통제도 듣지않을 정도의 고통이었는데 통증을 이겨보려 술을 마시고 억지로 잠이 들면 30분도 채 잠들지 못하고 깨버리고...



그리고 그 잠깐 사이에도 찾아오는 악몽과 가위들로 식은땀 범벅으로 깨어났다.



차라리 죽는게 편하겠다 싶을 정도로 몸도 마음도 지쳐가고 있었다.




병원을 찾아도 뚜렷한 이유를 알지 못했고



의사들의 답변은 하나같이 스트레스, 신경성 때문이란 대답밖에 없었다.



나는 드는 비용에 비해 아무런 해답도 주지 못하는 병원을 더이상 찾지 않게되었다.




이런 나를 보다못한 어머니는 어느날 어딘가로 갔다 오시더니



새벽녘까지 혼자 앓고있던 나를 불러내 대문앞에 수돗가에 무릎을 꿇고 앉으라고 하시더니 부엌에서 무언가를 가지고 나오셨다.



밥과 고춧가루, 소금과 간단한 나물 몇가지가 담긴 큰 밥그릇 하나와 시퍼런 부엌칼 하나를 가지고 오셨는데



한참동안 두 손을 모아 기도를 하시더니 밥그릇안에 밥을 숟가락으로 비비더니 칼을 내 머리위로 빙빙 돌리시며 말씀하셨다.




" 이거 다 잡숫고 우리 아들 괴롭히지 말고 고마 나가주이소. "




밥그릇을 대문안쪽에 놓고 내 머리위로 빙빙 돌리던 칼을 대문쪽으로 던지시는 것이다.



(대문의 칼날이 바깥쪽으로 향하면 객귀가 떨어져 나갔다는 뜻이고 칼날이 안쪽을 향하면 거부하는 것이란다.)



' 땡그랑 '




칼날은 안쪽(내가 앉아있는 방향)을 향해 가르켰다.



어머니는 칼을 집어들고 다시 내 머리위로 빙빙 돌리시더니 아까와 같은 부탁의 말로 다시 한번 칼을 던졌다.




' 땡그랑 '




칼날은 다시 안쪽을 가르켰다.



나는 어디서 배워온 방법인지 모르겠지만 웃기기도 하고 믿기지도 않고 나중에는 짜증이 났었다.



동전던지기처럼 확률상 너댓번 던지면 안쪽이 나오지 않겠는가..



나는 한숨만 내쉴수 밖에 없었다.




그러나 시간이 갈수록 한숨은 오싹함으로 변하기 시작했다.



아무리 던져도 칼날은 바깥쪽으로 향하지 않았다.



좌우 어느 방향도 가르키지 않았다.



칼날은 오로지 집 안쪽방향, 나를 향했다.




대,여섯번쯤 던지고 난후 계속 칼날이 내쪽으로 향하자 어머니는 부탁의 말투가 아닌 단호한 말로 객귀에게 나가기를 명령하셨다.




" 밥 먹고! 좋은 말로 할 때 우리집에 있지말고 다른데 좋은데로 가라. "



' 땡그랑 탱 탱 탱 '



' 부르르르르 '




칼은 아까와 다르게 심하게 요동을 치며 땅바닥에 떨어졌다.



칼날은 여전히 나를 향했다.




그렇게 서른번을 넘게 던졌지만 칼날은 계속 내쪽으로 향했다...




어머니는 칼을 집어들고 다시 내 머리위로 빙빙 돌리며 고함을 지르며 불같이 화를 내셨다.



내 평생 그렇게 화를 내시던 어머니의 모습은 처음봤던것 같다.




" 빌어먹을 객귀♥♥ 새끼가 어디서 건방지게 산사람한테 노략질이고!! "



" 주는밥 곱게 쳐먹고 안나가면 이 칼로 사지를 고마 발기발기 찢어 죽여뿐다!!! "



(실제로는 입에 담지못할만큼 더 심한 쌍욕을 하셨다.)




어머니는 내 머리위, 귓가를 바람을 가르듯 휙휙 휘두르더니 칼을 던졌다.




' 땡그랑 탱 탱 탱 탱 '



' 탱그르르르~ '




칼날은 빙글빙글 돌더니 바깥쪽을 향했다.




어머니는 안도의 한숨을 푹 내쉬더니 밥그릇에 담긴 밥을 대문밖 구석에 쏟아 붓고



소금을 한주먹 쥐고와 집안곳곳과 내 몸, 대문밖 골목에 두루두루 뿌리시며



다시는 오지말라고 한마디 하시더니 됐으니까 들어가서 자라고 말씀 하셨다.




그날 후로 이유를 알 수 없던 통증은 진통제나 술을 먹으면 견딜수 있을 정도로 완화되었고



잠도 편하게 서너시간씩 푹 잘 수 있을만큼 호전되었다.



2주 정도 지난후에는 친구의 소개로 회사에 입사하게 되었는데 일에 지장을 받지 않을 정도로 완쾌까지는 아니지만



그냥 찌뿌둥한 정도? 로 좋아졌다.




나중에 어머니께 그게 무슨 행위였냐고 물으니



어머니가 어릴 때 경끼를 앓았는데 외할머니가 어머니께 썻던 방법인데



외가동네에 오래 전부터 전해진 객귀(잡귀)를 쫒는 방법이라고한다.




그런데 이게 알고보니 일종의 플라시보 효과를 기대하는 요식적인 행위였다는 것이다.



그럼 칼을 서른번 넘게 던졌는데도 단 한번도 방향이 바뀌지 않았던건 단순한 우연이었을까?



아니면 나에게 진짜로 무언가 붙었었던 거였을까...




햄지

    • 글자 크기
댓글 4

댓글 달기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조회 수 추천 수
171 기묘한 차길진법사가 경험한 유영철 살인피해자 영가4 title: 하트햄찌녀 12628 1
170 실화 나는 지금도 모텔이 쌔하고 무서워3 오레오 12648 2
169 사건/사고 <내용주의>헬로키티 살인사건6 title: 하트햄찌녀 12700 4
168 미스테리 뫼비우스의 띠2 Lkkkll 12728 2
167 실화 무당집에서 알바한썰2 title: 하트햄찌녀 12766 3
166 사건/사고 (한문철) 고 배승아(9세) 사망사고8 title: 하트햄찌녀 12833 5
165 실화 게잡 레전드 엣센스님 혼령이야기 6-105 title: 이뻥아이돌공작 12906 4
164 실화 사람이 살수없는 집(노스압) 72 title: 다이아10개나는굿이다 12929 5
163 실화 [네이트판]혼자하는 숨바꼭질 하지마세요(베플 소름)6 형슈뉴 13094 3
162 실화 필구5 우다 13247 2
161 미스테리 자살하게 만드는 제주도의 악귀4 Lkkkll 13253 2
160 미스테리 진짜 귀신을 본듯한 강아지 영상2 title: 하트햄찌녀 13258 2
159 사건/사고 마약의 무서움4 title: 하트햄찌녀 13306 2
158 사건/사고 대구 동성로 집단폭행사건 (밑에폭행당시영상있음)4 title: 하트햄찌녀 13346 2
157 실화 사당역에 뭐있나...5 title: 하트햄찌녀 13371 2
156 실화 중3때 겪은 소름끼치는 경험한 썰6 우다 13386 3
155 실화 사람이 살수없는 집(약스압) 51 title: 다이아10개나는굿이다 13387 5
154 실화 제 지인 얘기입니다 -4-2 title: 금붕어1현모양초 13434 1
153 실화 제 지인 얘기입니다. -3-4 title: 금붕어1현모양초 13455 1
152 기묘한 요즘 동내에 붙어있는 벽보5 오레오 13531 1
첨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