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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테리

죽음을보는 아이

title: 하트햄찌녀2020.08.04 13:23조회 수 1122추천 수 2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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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간호사로 일하고 있는 병원에는 재미있는 아이가 한명 있다.


7살 쯤 되었을까? 언제나 바쁘게 병실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며 환자들의 모습을 구경하는 아이.


아이의 생기 넘치는 모습에 환자들은 물론 우리 병원 직원들 모두가 그 아이를 좋아했다.


우리 병원에서는 나름 유명인사 였지만, 그 아이에 대해 자세히 아는 사람은 없었다.


부모님이 어디 계시는지 이름이 무엇인지 물을 때마다 아이는 웃기만 할 뿐 대답 하지 않았다.


대부분의 시간을 병원에서 보내는 것으로 보아 장기 입원자의 가족인 듯 했기에 더 캐묻는 사람은 없었다.


그 아이는 언제나 산책이라도 나온 듯이 병원 이곳저곳을 누비고 다녔다.




하지만 언젠가부터 아이는 더 이상 활기차게 병원 이곳저곳을 기웃거리지 않았다.


그저 복도 한켠에 우두커니 서서 지나가는 사람들을 조용히 관찰할 뿐이었다.


입원한 가족에게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인지도 모를 일이었다.


걱정이 앞선 나는 고민 끝에 조심스레 아이에게 다가가 말을 걸었다.


“요즘은 왜그렇게 기운이 없어? 언니는 네가 활기찬게 더 보기 좋은데. 무슨일 있어?”


아이는 잠시 날 바라보고는 고개를 절래 절래 저었다.


다행히 뭔가 나쁜일이 있는 것 같지는 않았다.




내심 안심한 나는 다시 아이에게 말했다.


“전처럼 병실에 놀러 가볼까? 아저씨 아줌마들이 네가 보고싶대.”


아이는 다시 고개를 절래 절래 저었다.


답답함을 느끼려던 그때 아이가 작은 소리로 중얼 거렸다.


“이젠 다 알아.”


“알다니 뭘?”


내말에 아이는 작게 덧붙였다.


“누가 어디에 있는지.”


그러고는 지나다니는 사람들만 가만히 지켜볼 뿐이었다.





무엇을 알았다는 건지 이해할 수 없었지만 아이는 더 이상 이야기 할 생각이 없는 듯 보였다.


어깨를 으쓱이며 자리를 옮기려던 그때 아이가 갑자기 입을 열었다.


“저 사람.”


아이는 건너편 병실 안 어딘가를 손가락으로 가리키고 있었다.


아이가 가리킨 곳엔 호흡기를 장착한 환자가 누워있었다.


내가 무어라 질문을 던지기도 전에 아이는 어느새 눈앞에서 사라져 버렸다.


이상한 아이라고 생각하고는 난 업무를 보기위해 그 자리를 떠났다.


그리고 그날 밤 아이가 가리킨 그 환자가 사망했다.




병원에서 환자가 사망하는 일이 드문 일이라고 말 하긴 어렵지만 아이의 그 행동이 크게 신경쓰였다.


그리고 얼마 뒤 복도에서 또 그 아이와 마주쳤다.


아이는 내가 다가가는 것도 모르는지 멍하니 있다가 슬쩍 손가락을 들어 다시 어딘가를 가리켰다.


난 긴장한 채 아이의 손가락을 눈으로 쫒았다.


“이번엔 저 사람.”


이번에 가리킨 사람 역시 위독해 보이는 환자였다.


하지만 오늘내일 할 정도로 심각한 수준은 아니다.


찜찜함을 느꼈지만 이상한 생각을 애써 머릿속에서 지웠다.


그리고 그날 밤, 내 바람과는 다르게 그 환자역시 사망했다.





설명하기 어려운 두려움이 몰려왔지만 한편으론 호기심도 생겼다.


저 아이의 정체가 무엇일까? 단순히 우연일까?


아니면 무언가 죽음을 예견하는 능력이 있는 것일까?


얼마 뒤 다시 아이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다음은 저사람.”


이번에 가리킨 사람은 시한부 선고를 받은 중증 환자였다.


확실히 확인을 하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만약 저 아이가 진짜 죽음을 보는 거라면,


어쩌면 내가 그 죽음을 막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


난 그날 밤 당직을 자처하여 그 환자 병실을 지키고 있기로 했다.





자정이 막 넘어가는 시간. 다행히 아직까지 환자에게 특별한 이상 징후가 보이지는 않았다.


‘역시 우연이었나..’ 라는 생각을 하며 빈 침대에 걸터앉아 조용히 시간을 보내고 있을 때


천천히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렸다.


조용히 문쪽을 바라보니 그 아이가 소리죽여 병실 안으로 들어오는 것이 보였다.


아이는 조심스레 주변을 살피며 오늘 낮에 가리킨 그 환자의 침대로 다가갔다.


그리고는 한치의 망설임도 없이 산소호흡기의 전원을 끄고는 유유히 병실을 빠져나갔다.





난 환자가 가쁜 숨을 몰아 쉴 때 까지 그 자리에서 움직일 수 없었다.




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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