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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

찜찜한 이야기

title: 고양2민석짜응2015.09.04 19:32조회 수 750추천 수 1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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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사자에게는 꽤 찜찜한 그런 이야기가 있다.

세상을 살다보면 그런 일이 종종 있다.


예를 들면 칫솔에 묻어있는 검은 얼룩 같은 거 말이다.

내가 어젯밤에 칫솔질을 하고 나서 제대로 칫솔을 세척하지 않은 건가,

아니면 내가 잠든 시각에 찾아온 바퀴벌레의 흔적인가...

하는 그런 문제 같은 거.


결국은 어떤 결론도 내리지 못한 채 칫솔을 전보다 더 깨끗이 헹구면서

다시 칫솔을 쓰고 마는 거...

칫솔을 쓸때마다 계속 의문이 떠오르겠지만 말이다.


바로 그런 류의 이야기이다.


내게는 A라는 이름의 친구가 있다.

그냥 길가다가 보면 길에서 흔히 마주칠 수 있는,

평범한 얼굴의 여자애다.


살이 쪘다고하기도 그렇고 그렇다고 날씬하다고는 할 수 없는 체구에,

또 역시 못생겼다고 하기에도 예쁘다고 하기에도 어려운 그런 친구다.

이십대 후반의 A는 대학졸업하자마자 부모에게 독립하여

서울로 올라와 생활 중이다.


A는 요사이 통 잠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

이유는 새로 월세 들어 사는 집에서 아기울음소리가 밤마다 끝도 없이 들리고 있어서라는데...

나는 그런 A에게 환청이거나 고양이 울음소리를 잘못 들었기 때문일 거라고 달래주곤 했다.


정말이지 길고양이들의 울음소리는 어린아기의 것과 놀랄만치 닮았으니까.

게다가 A가 월세들어 사는 집은 흔히 말하는 골목가였다. 

단독주택이 다닥다닥 맞붙어있는 그런 동네이다.

낡은 단독주택이라면 길고양이 한둘은 더부살이할만하다.

그런데는 길고양이들의 주식인 생쥐와 음식물쓰레기가 넘쳐날테니까.


그런 내 생각이 바뀐 것은 어제 A가 낡은 가방 하나를 가지고 온 뒤부터였다.


최근들어 아기 울음소리가 심해진데다가 생쥐들이 벽을 갉아대는 소리가 겹쳐

A는 정말이지 신경쇠약 직전까지 이르고 말았다.

결국 참다못해 월 십만원이라는 싼 월세를 깨고 나오려는 생각까지 한 것이다.


떠나기 전날 밤, A는 쥐들이 사각거리는 소리에 화가 나서 벽을 향해 베개를 집어던졌단다.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

텅빈 소리가 울린다 싶자,

여태까지 잘 붙어 있던 벽지가 부악하고 찢어지더니

그 안의 내용물을 토해내버린 것이 아닌가.

벽이 부서진줄로만 안 A는 수리비를 보증금에서 까야된다는 사실에 한탄을 하며

다가가보았다고 한다.


자세히 살펴보니 벽이라고 굳게 믿었던 곳은

오래된 벽장이었다고 한다.

무엇때문인지 몰라도 벽장채 벽지를 발라버린 모양이었다.


그리고 벽장이 토해낸 물체...

그것이 바로 눈앞의 이 가방이다.


인골이 가득 담겨 있다거나

부적이 잔뜩 칠해진 상자 하나가 나오지 않을까...

만일 그렇게 되면 그야말로 도시괴담 같은 전개인데..

그런 유치한 생각도 잠시...


막상 가방에 들어 있는 것은

공갈 ♥♥♥다.


가방 안에 무수히 많이 들어 있는 고무♥♥♥를 보면서 나는 할말을 잊었다.


"왜 이런 것이 가득 들어 있을까?"

A가 내게 물어보았다.


집주인조차도 처음 보는 물건이라고 했다.

혹시 몰라서 전에 살던 세입자에 대해서 물어보았지만,

그전 사람은 체구 건장한 20대 독신남이었다는 대답만 돌아왔다.


어딘지 모르게 불안해하는 A에게 나는 그저

전에 살던 사람이 두고 간 물건이겠지, 하고 웅얼거릴 뿐이었다.


나는 차마 A가 가져온 물건이

예전에 A의 집에 놀러갔을 때 보았던 앨범사진에서 보았던

고무♥♥♥와 비슷하다는 말은 하지 못했다.


그리고 그날 A가 자신의 사진이라고 주장하던 그 아기 사진을 보고

내가 했던 말도 꺼내지 않았다.


'A야, 이 사진에 있는 아기 팔에 난 거 화상자국 같은데.

 그런데 너한텐 없잖아? 네사진 맞아?'


나는 그저 어깨를 으쓱할 뿐이다.


다시 말하면 A는 내 친구다.


그리고 이 세상에는 어떻게 해서라도 가둬두어야 하는 비밀은 있는 법이니까. 





찜찜한 이야기지만 말이다.




http://bbs2.ruliweb.daum.net/gaia/do/ruliweb/default/community/327/read?articleId=26906593&bbsId=G005&itemId=145&pageIndex=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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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몰랐던 신기한 사실 섬뜩해~ (by 음메에) 집의 터가 안맞으면 참 안좋은꼴 보는것같습니다 (by 오바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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