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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령술 눈가리고 귀신

백상아리예술대상2020.08.10 16:03조회 수 671추천 수 1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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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대학생 4명이 여름 끝날 무렵에 담력시험을 하게 되었다.

다만 주변에 널린 무덤에서 해봤자 시시하니까 어디 좋은 심령 스팟이 없을까 찾았다.

그랬더니 차를 타고 2시간 정도 걸리는 곳에 유명한 폐허를 발견하고 거기로 가기로 한 것이다.

그래서 담력시험 첫날.

밤 11시 무렵에 그 폐허에 도착했는데 폐허에 들어가기 전에 담력시험 가자고 제안한 녀석(T)이, 

"나 재밌는 얘기를 듣고 왔어."

라고 말하기에 담력시험 시작하기 전에 일단 그 녀석 이야기를 먼저 듣기로 했다.

T가 들은 그 이야기는 '유령을 만나기 쉽게 하는 방법'인 것 같다. 

그 방법은 '눈가리고 귀신'이라고 불려서 그렇게 준비가 복잡하지 않은데도 상당히 효과가 있다고 한다.

간략하게나마 그 '눈가리고 귀신'을 방법을 설명하자면,

 

● 일단 2명이서 귀신이 있을 만한 곳에 모인다.

● 1명이 눈을 가리고 (이때 절대로 손을 놓으면 안 된다.) 서로의 한쪽 손을 잡는다.

● 눈을 가린 사람이 "귀신님~ 어딘가요~♪ 대답해줘요~♪"라고 큰 소리로 부른다.

● 그리고 숨을 죽이고 귀를 기울인다.

● 아무것도 들리지 않는 경우에는 다시 부르거나 장소를 바꾸어 부른다.

● 눈을 가리고 있는 사람이 어떤 목소리나 소리를 들은 경우에는 눈을 감은 채로 그쪽으로 간다. (그때 눈을 가린 사람이 위험하지 않게 다른 1명이 도와준다.)

● 목소리가 들리지 않게 되거나 어느 방향으로 가야 할지 알 수 없게 되면 그 자리에서 다시 부른다.

● 이걸 반복한다.

 

T가 말하길, 인간이라는 건 대부분의 정보를 시각에서 얻는다고 한다. (대개 80%)

그리고 자주 눈이 보이지 않는 사람은 청각이나 후각이 발달하게 된다고 하는데 이건 영감에도 적용된다고 한다.

실제로 무서운 이야기를 들어보면 눈이 보이지 않는 사람이 영을 느끼기 쉽다는 이야기가 자주 나올 것이다.

이 눈가리고 귀신은 그런 영감이 예민해진 상태랑 가능한 비슷하게 만들어서 영을 발견하기 쉽게 하는 방법이라고 한다.

그 이야기를 들은 다른 3명은 솔직히 내키지 않았다.

그냥 폐허 탐색하고 좀 으스스한 기분을 맛보고 돌아갈 생각이었으니까.

하지만 T가 기왕 2시간이나 걸려서 왔으니 이 정도는 하지 않으면 재미없다고 강권했기에 3명은 마지못해 승낙했다.

폐허 안으로 들어간 직후 T는 가져온 검은 천으로 눈을 가리고 3명 중 1명의 손을 잡았다.

그리고 그 말을 큰 소리로 외쳤다.

주변에 정적이 감돌고 3명 다 숨을 죽이고 T의 반응을 기다렸다.

아무도 한 마디도 하지 않고 10여 초 정도 지났을 때, 참다 못한 1명이 "뭐, 뭔가 들렸어?"라고 조심스레 T에게 물어보았다.

T는 바로 대답하지 않았지만 잠시 후 "벌레 소리밖에 안 들려."라고 피식 웃으며 말했다.

그 말을 들은 다른 3명도 긴장이 탁 풀려서 "역시 그렇지~", "뭐, 그런 건 다 거짓말이라니까."라고 떠들기 시작했다.

그 후에도 장소를 바꾸어서 불렀지만 딱히 아무것도 들리지 않았고 4명은 처음과 달리 이 상황을 순순하게 즐기기 시작했다.

하지만 긴 복도로 나오니 갑자기 상황이 변했다.

"뭔가 들려."

T가 중얼거리자 다른 3명이 저도 모르게 발을 멈추었다.

겁을 집어먹고는 "농담이지?"라고 말했지만 T의 표정은 진지했다.

"뭔가 바람 소리처럼 오~오~거리지 않아?"

그 말에 3명도 귀를 기울였지만 전혀 들리지 않았다.

T는 복도 안쪽을 가리키며 "아마도 저기서 들려."라고 말하기에 어쩔 수 없이 그쪽으로 가기로 했다.

복도 안쪽까지 오니 T는 "이 위에서 들려."라고 말했다.

그걸 듣고 T랑 손을 잡은 1명이 갑자기 "...너 눈 정말 안 보이는 거야?"라고 물었다.

무슨 말인가 싶어서 뒤에 있는 2명이 앞을 바라보니 

거기에는 계단이 있었다.

T는 전혀 눈이 보이지 않는 상황인데도 '이쪽'이라고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을 가리킨 것이다.

모두 슬슬 위험하다고 느끼기 시작했다.

하지만 T만은 달랐다.

자기가 가리킨 곳에 계단이 있다는 걸 알자 흥분해서 혼자 먼저 가려고 했다.

황급히 손을 잡은 사람이 T를 제지하니 T가 화를 내기 시작해서 언쟁이 벌어졌다.

다른 3명은 이제 그만 돌아가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T는 계속 할 거라며 말을 듣지 않았던 것이다.

몇 분 동안 돌아가네 안 가네 실랑이를 벌이고 있다가 갑자기 T가 깜짝 놀라 "조용히 해!"라고 말하자 모두 입을 다물었다.

"...들리지 않게 되었어."

그렇게 말하더니 갑자기 또 큰 소리로 부르더니 귀를 기울이는 것이다.

처음 불렀을 때보다 더 무거운 분위기 속에서 30초 정도 지난 후, T는 "안 돼. 안 들려."라고 말했다.

3명은 내심 안도한 뒤 다시 한 번 "이제 돌아가자."라고 말했다.

T는 잠시 생각하다가 "그래. 이제 돌아갈까."라고 순순히 수긍했다.

이렇게 순순히 말을 들어줄지 몰랐기에 다른 3명은 잠시 멍하니 T를 바라보다가 T의 마음이 바뀌기 전에 황급히 왔던 길로 돌아섰다.

아무 일도 없이 무사히 차까지 도착하니 그제야 모두 완전히 안심했다.

그 후 돌아가는 길에도 이상한 일은 일어나지 않았고 그대로 끝난다면 여름의 한 추억이 되었을 것이다.

그로부터 며칠이 지난 뒤 여름방학이 끝난 후 처음 맞는 일요일.

그때 멤버 중 1명이 자택에서 뒹굴거리고 있었다.

모처럼 맞은 휴일인데 딱히 할 일도 없고 낮까지 퍼질러 자서 딱 오후 1시 정도 되었던 때였다.

일단 심심하니까 T에게 전화라도 걸기로 했다.

그런데 전화를 받은 T가 유난히 흥분해 있었다.

무슨 일이 있었냐고 물으니 T는 믿을 수 없는 말을 하기 시작했다.

"실은 지금 전에 갔던 폐허로 가고 있어."

한순간 귀를 의심했으나 그것보다 놀란 건 T는 지금 혼자서 가고 있다는 사실이었다.

왜 1명이서 가는 거냐고 추궁하니 "원래 눈가리고 귀신은 혼자서 하는 거였다.", "혼자서 하는 게 영과 접촉할 가능성이 크다.", "주변에 니들(산 인간)이 있는 상태라면 감지하는 게 어렵다."라고 설명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아무리 생각해 봐도 혼자서 눈을 가리고 폐허를 돌아다니는 건 너무나 위험한 일이었다.

당장 그만두라고 설득했지만 "곧 도착해."라고 말하며 일방적으로 전화를 끊고 말았다.

이대로 가다간 T가 위험하다고 생각해서 그때 멤버를 모아 T가 있는 폐허로 가기로 했다.

갑작스런 부탁이라 1명은 못 간다고 거절했지만 다행히도 같이 가 준다는 다른 친구를 1명 발견했기에 3명이서 폐허로 가기로 했다.

다만 그것 때문에 출발이 늦어져서 3명이 폐허에 도착할 무렵에는 이미 5시가 넘었다고 한다.

폐허를 눈 앞에 두고 솔직히 3명은 돌아가고 싶었지만 T가 다쳐서 움직이지 않게 되면 큰일이었기에 해가 지기 전에 빨리 찾기 위해 용기를 쥐어짜냈다.

결과적으로 T는 금방 찾았다.

3층에서 부자연스럽게 문이 열려 있는 방 안에 T가 있었다.

그는 방 중앙에서 목을 매고 있었다.

눈을 가린 채 미소를 지으면서...

결국 T는 자살한 걸로 간주되었다.

뭐, 사람이 거의 오지 않을 것 같은 곳에서 혼자서 목을 맸으니 경찰이 그렇게 판단하는 것도 당연할 것이다. 

하지만 남은 멤버는 누구 하나 T가 자살했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그때 보고 말았다. 눈을 가린 채 천장에 매달린 T의 모습은 머릿속을 떠나지 않을 정도로 이상한 광경이었다.

그 때문인지는 몰라도 사건 후 남은 멤버는 T에게 습격받는 꿈을 몇 번이고 꾼 모양이다.

소문에 따르면 그 녀석들도 미쳐 버려서 "T에게 용서를 받으려고."라고 말하며 그 폐허에서 또 눈가리고 귀신을 혼자서 하게 되었다고 한다.

이걸로 눈가리고 귀신 이야기는 끝입니다.

이 이야기를 영에 해박한 친구에게 들려줬더니 "그거 상당히 위험한 거라고...아마도 어떤 의식 같은 거야."라고 말했습니다.

여기까지 읽은 사람이라면 알겠지만 절대로 시도하지 마세요.

무슨 일이 일어나도, 무엇에 씌어도, 저는 일절 책임지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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