랜덤게시물 단축키 : [F2]유머랜덤 [F4]공포랜덤 [F8]전체랜덤 [F9]찐한짤랜덤

실화

극기훈련

title: 섹시변에서온그대2015.09.08 17:10조회 수 605추천 수 2댓글 0

    • 글자 크기


제가 초등학교 때의 일입니다. 


지금은 잘 모르겠지만 제가 다닐 때만 해도 학교에서 극기훈련을 거의 매년 다녔습니다. 특히 첫날밤에는 담력훈련이라고 해서, 밤 12시 이후에 혼자 아니면 친구 한 명과 같이 앝은 산을 넘어오는 걸 했었죠.

앝은 산이라곤 하지만 매년 장소를 달리했기 때문에 학생들은 길을 몰랐습니다. 그래서 나무마다 휴지를 묶어 길을 알려주거나 줄을 묶어[등산로를 따라 길에서 벗어나는 걸 막기 위해] 안전하게 훈련을 마칠 수 있도록 했습니다. 그리고 혹시 모를 사고를 대비해 선생님들이 귀신 분장을 하고 곳곳에 숨어 학생들을 놀래키거나 길을 알려주기도 했습니다.

이윽고 앞에 몇 팀이 지나가고 드디어 저와 좀 겁이 많았던 친구의 차례가 되었습니다. 선생님의 출발하라는 소리에 산으로 들어갔습니다.

그런데 초반부터 길을 잘못 들어 숨어있던 선생님의 도움으로 다시 방향을 잡고 갔습니다만, 맨처음에만 갈림길이 있었고 그 뒤로는 계속 이어진 길이어서 어려움이 없었습니다.

나무들은 울창했고 휴지로 표시한 것도 없어, 바닥이 약간 오른쪽으로 기울어진 길을 줄에 의지해 걷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중간에 줄이 사라져버렸습니다.

어디로 가야할지 어떻게 해야할지도 모른 채 친구와 발을 동동 굴렀습니다. 사방이 컴컴해서 한치 앞도 보이지 않고 길조차 구분이 안가는 상태였으니 불안과 공포는 커져갔습니다. 이러다 산 속에서 조난당하는 거 아니냐는 생각까지 들었죠.

다급한 마음에 도움을 청하기 위해 사방을 둘러보았는데. 그러자 조금 앞 쪽에 본래대로라면 줄이 있어야 할 곳의 약간 바깥쪽에 희끄무리한 게 보였습니다.

저는 살았다는 안도감과 기쁨에 곧장 달려가 길을 물어보려 했지만, 같이 있던 친구가 어딜 가냐며 저를 붙잡았습니다.

[멀리 가지마. 나 무서워]

그래서 친구와 선생님의 중간쯤에 서서 길을 물어봤습니다. 선생님은 하얀 두건[옛날 시골 할머니들께서 밭일을 하실 때 햇빛을 막기 위해 쓰는 것과 같은]과 흰 소복을 입고 계셨습니다. 두건 때문에 얼굴은 전혀 보이질 않았고, 풀에 가려서인지 무릎 아래론 보이지 않았지만 그 땐 대수롭게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선생님, 이 쪽으로 쭉 가면 되나요?]

큰 소리로 선생님에게 외치자 선생님은 아무 말 없이 그 자리에서 고개만 끄덕였습니다. 그래서 저는 잔뜩 겁을 먹은 친구를 데리고 가까스로 산을 내려올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산을 다 내려와서 집합장소로 가는 도중에 친구가 조심스럽게 저에게 물었습니다.

[그런데 너 아까 누구한테 물어본 거야?]

선생님을 못봤나? 하고 의아한 느낌이 들었습니다만, [하도 어두워서 친구가 선생님을 못봤나 보다]라고 대수롭지 않게 넘어갔습니다.

하지만 다음날에야 알게 된 것이었지만, 저와 친구가 갔던 길은 다른 애들이 갔던 길과는 조금 다른 길이었습니다. 말 그대로 길을 잃었던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저희가 잘못들은 길의 오른쪽은 산사태로 깎여 내려가 거의 절벽과 마찬가지였다고 합니다. 그리고 지반이 약해 땅이 오른쪽으로 기울어 자칫하면 사고가 날 수도 있는 길이라 막아놨던 길이라고 했습니다. 당연히 선생님이 계실리가 없던 겁니다.

도대체 막아놨던 길을 어떻게 들어갔던 건지도 의문이지만 거기 서 있던 사람은 누구였는지 아직도 궁금합니다. 게다가 그 때 친구가 멀리 가지 말라는 말을 안듣고 선생님께 가까이 갔었다면 어떻게 됐을까...하고 생각하기도 합니다.


    • 글자 크기
댓글 0

댓글 달기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조회 수 추천 수
13497 실화 혼령 이야기 11 title: 섹시변에서온그대 1469 1
13496 실화 혹한기 훈련에서 겪은 일.3 title: 금붕어1ss오공본드 2373 1
13495 2CH 혹시..?1 마그네토센세 484 1
13494 실화 혹시 주변에 귀신 볼 수 있는 사람 있지 않아?1 title: 고양이3전이만갑오개혁 556 0
13493 실화 혹시 강아지 잃어버리셨어요?3 화성인잼 1281 2
13492 2CH 호텔터 폐허2 앙기모찌주는나무 1402 2
13491 2CH 호텔에서의 이변 아리가리똥 1329 0
13490 단편 호텔 업계의 미신1 여고생너무해ᕙ(•̀‸•́‶)ᕗ 1546 1
13489 2CH 호텔 미제 사건2 백상아리예술대상 519 1
13488 실화 호텔 기숙사2 쥬시쿨피스 476 1
13487 실화 호주의 호텔에서 겪은 실제 경험담 title: 잉여킹조선왕조씰룩쎌룩 1185 1
13486 전설/설화 호주의 태양의 여신 빌라1 title: 잉여킹조선왕조씰룩쎌룩 7980 1
13485 미스테리 호주에서 전해지는 독특한 흡혈 짐승1 title: 금붕어1아침엔텐트 827 3
13484 미스테리 호주에서 전해지는 독특한 흡혈 짐승 title: 잉여킹니얼굴헬보이 720 1
13483 기묘한 호주에서 발견된 인어.4 title: 풍산개안동참품생고기 5584 2
13482 실화 호주귀신?3 title: 잉여킹조선왕조씰룩쎌룩 5160 1
13481 미스테리 호주 퍼스에서 촬영된 도깨비불의 얼굴3 title: 애니쨩뒤돌아보지마 1348 2
13480 실화 호의3 title: 풍산개안동참품생고기 1100 2
13479 실화 호의2 title: 투츠키7엉덩일흔드록봐 692 1
13478 실화 호식총 - 호랑이에 잡아 먹힌 사람들의 무덤2 title: 연예인13라면먹고갈래? 1625 1
첨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