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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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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병원 6화
계단을 내려와 철문 앞에 섰다.
운이 좋았다. 우린 다치지 않았다.
제발 이 앞방도 아무 피해가 없기를…
“후… 열께요?”
금발사내가 문을 잡는다.
“아니, 잠시만…”
“네?”
‘….두두둑….투둑…!’
차갑고 무딘 땅을 날카롭고 딱딱한 무언가가 두들긴다.
“무슨 소리가…”
‘다다닥….다다다다닥…..타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닥!!!!!!!’
“어서 열어!!!!!”
그 소리는 수십 명의 군중들이, 아니 맹수들이 피에 굶주린 채 먹이를 향해 필사적으로 달려드는 소리였다
정신병자들이 계단 위에서부터 엄청난 속도로 우리를 향해 뛰어온다.
“빨리!!!!!”
“이거…!!! 꽤나 무거워요!!!”
“젠장..!! 비켜봐!”
‘덜컥-! 끼이이이이이익!!!’
내가 힘을 가세해서야 겨우 문을 열었을 때, 엄청난 악취가 코 끝을 찔렀지만 우린 그 속으로 잽싸게 몸을 밀어넣고 문을 닫았다.
“빨리!!! 빨리!!!!!!”
‘끼이이익-! 철컹!’
“후….후…. 이제 괜찮은 건가?”
“….아마도요…?”
‘……..’
정적은 반가웠다.
하지만 반가움을 눈치 챈 정적은 곧바로 떠나버렸다.
‘….쾅-!!! 쾅-!쾅!!! 쾅쾅쾅쾅!!!!!!!’
문을 닫고 아주 잠깐 숨을 돌리자마자 바로 철문에는 무언가가 부딪히는 소리가 난다.
아마 녀석들일 것이다. 그 중에서는 기자도 있겠지….
‘콰과광!!! 쾅쾅쾅!!!!!’
문을 패듯이 두들기는 소리가 끊이질 않는다. 사내와 나는 팔다리가 다 떨리지만 온 힘을 다해서 문이 열리지 않게 막았다.
문이 열리는 순간 우리는 죽을 것이라는 것을, 아니 우리는 산채로 먹힐 것이라는 걸 너무나도 뼈저리게 느낄 수 있었다.
이 문 뒤에 있는 것은 그저 육식동물로 밖에 느껴지지가 않는다.
“살고 싶어요….!! 저 죽고 싶지 않다고요!!!!”
금발사내가 소리친다.
마치 내게 들으라는 듯이, 나만 들으라는 듯이 눈을 질끈 감고는 소리친다.
그의 팔과 다리는 미친듯이 떨리고 얼굴은 땀범벅이 되었다. 물론 나도 마찬가지다.
‘쾅-!!....콰광!....쾅…!.....쿵…..’
문을 두들기는 소리가 점차 줄어들다 노크소리와 같이 작아졌다.
그림은 그려졌다.
팔이 묶여있는 녀석들이 문을 두들긴 건 다름아닌 머리로 문을 박은 것 이다. 아마 이 문 뒤에는 수 십 명의 사람들이 머리가 깨진 채 쓰러져 있을 것이 뻔했다.
‘…툭…!.....스륵….털썩!’
문 뒤에서 누군가가 쓰러지는 소리가 난 후로는 더 이상 소리가 나지 않는다. 녀석들은 모두 죽은 것 같다. 하지만 우린 겁에 지려 확인할 수 조차 없었다.
사자에 쫓기는 사슴이 사자가 쓰러졌다고 해서 다가갈 수 있을 리가 만무하다.
그나마 눈에 띈 것은 급하게 도망쳐 온 방의 구조이다.
붉은 조명에 벽은 여기저기 얼룩져 있다. 고약한 악취와 더불어 바닥에는 무언가 고깃덩어리들이 있다. 무언가 살아있는 것이 이곳에서 산산조각이 날 정도로 분해된 것 같다. 그것도 한 둘이 아닌 수십, 아니 수백 마리 혹은 명의 사체가….
어쩌면 저 붉은 조명도 원래는 하얀색이었을 지도 모른다.
“우욱..!! 우억!!!!”
금발사내가 토를 한다. 난 그의 등을 두드려주며 다음 계단을 찾는다.
하지만 방은 생각보다 넓었다. 아니, 끔찍하게 넓었다.
“우윽…!! 여길… 가야한다고요…?? 이런 끔찍한 곳을!!??”
사내가 토를 하고 나서도 헛구역질을 하면서 불만을 토했다.
우린 한 발자국씩 방의 중앙을 향한다.
가끔 발에 고깃덩어리가 밟혀 중심을 잃지만 그래도 앞으로 나아간다.
사체들은 앞으로 나아갈수록 점점 더 많아진다.
이내 우리는 어쩔 수 없이 사체들을 밟으며 앞으로 나아갔다.
방은 너무 길었다. 입구는 보일 생각을 안 했다.
그리고………..
“멈춰…”
“네? 왜그래요??”
“앞에 뭔가 있네..”
내 눈앞에는 분명히 보였다.
저 멀리, 고깃덩어리들이 너무 많아 산을 만들고 그 꼭대기에 누군가가 있다.
‘뭘 하고 있는 거지?’
더 가까이서 자세히 보고 싶었지만 내 다리는 움직일 생각을 안 했다. 실눈을 뜨고 봐도 확실히 있었다.
“저-기 시체덩이 위에 누군가가 있잖나….”
“아, 보이네요…근데 뭘 하고 있는 걸까요? 움직이고 있는 것 같은데….”
“자네, 나와 시력이 크게 차이 나질 않는군…”
“그러게요…저도 아저씨만한 나이가 되면 라식이라도 할까 봐요… 아저씨보다 더 나빠질 텐데..”
“아…그건 걱정 말게, 나도 자네만 할 때와 지금의 시력차이는 전혀 없다네…”
“그거 그래도 다행이네요…”
우린 대화를 나누면서도 서로 눈 한번 마주치지 않았다. 눈을 뗄 수가 없었다. 그것으로부터….
잘 보이지 않았기에 우린 한 발자국 더 앞으로 나아갔다.
무언가가 앉아서 팔을 휘두른다.
잘 들리지 않았기에 우린 한 발자국 더 앞으로 나아갔다.
무언가가 뜯기는 소리가 들린다.
잘 알 수 없었기에 우린 한 발자국 더 앞으로 나아갔다.
무언가가 시체를 먹고 있었다.
녀석이 위험하다는 것을 알았기에 한 발 뒤로 간다.
녀석이 고개를 들어 우리와 눈이 마주친다.
녀석이 이 방의 주인임을 알았기에 한 발 뒤로 간다.
녀석이 먹던 시체를 내려놓고 일어난다.
“자네…침착하고….뒤돌아서 문을 향해 먼저 가게…”
난 알고 있었다. 저건 사람이 아니다. 동물이라고 하기에도 어울리지 않았다. 그리고 무엇보다, 내게 익숙한 저 형상….
두 번째 방의 그 ‘괴물’이 확실했다.
괴물이 달려오는 속도는 난 잘 알았기에 사내를 먼저 보냈다.
괴물녀석이 천천히 옆에 있던 커다란 칼을 들어올린다.
칼 길이만 해도 1.5미터가 넘어 보이며 그 폭은 30cm는 되어 보인다.
그것은 고기를 자르라는 칼이 아니라 코끼리의 몸통을 두 동강 내라는 칼과 같았다.
이제 괴물이 나를 막으러, 나를 죽이러, 나를 먹으러
온다.
정신병원 6화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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